청년 창업자들에게 아낌없이 창업 성공 노하우를 전수하며 인기를 끈 <백종원의 푸드트럭>이 이번엔 골목상권 살리기에 나선다. 백종원의 솔루션을 통해 리모델링될 첫 골목은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에 위치한 '이대 삼거리 꽃길'이다.

첫 방송을 앞둔 <백종원의 골목식당>이 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그 시작을 알렸다. 간담회 장소는 앞으로 한 달간 골목 상권 살리기가 진행될 이대 삼거리 꽃길에 위치한 한 커피숍이었다.

<골목식당>은 <삼대천왕> <푸드트럭>에 이은 백종원 대표의 외식문화 살리기 프로젝트 3탄이다. <삼대천왕>을 통해 전국 각지에 숨어있는 명인들을 소개하고, <푸드트럭>을 통해 소자본 창업에 뛰어든 청년들에게 실용적인 레시피와 필살기를 전달해줬다면, <골목식당>에는 소규모 요식업자들을 위한 솔루션이 담길 예정이다.

<삼대천왕> <푸드트럭> 성공 신화... <골목식당>서도 계속 될까?

 백종원의 골목식당

백종원의 골목식당 ⓒ SBS


앞선 프로그램을 통해 소개된 식당과 푸드트럭 등이 모두 대성공을 거두면서, <골목식당>의 첫 무대인 이대 삼거리 꽃길에도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을 돕고, 죽어가는 골목 상권을 살린다'는 취지는 분명 좋다. 하지만 방송의 힘으로 한쪽 상권에 사람이 몰리게 되면, 근처 상권이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백종원 대표는 "그 부분에 대해 우리도 고민했다"면서도, "분명 방송이 나가면 1~2주 정도는 주변 식당이나 상권이 초토화 될 거다. 하지만 이런 쏠림은 금세 끝난다. 3~4주 넘어가면 동네가 다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백 대표의 이런 자신감은 <삼대천왕>을 통해 쌓인 경험에서 나왔다.

"<삼대천왕>을 통해 처음엔 우리가 소개한 식당에만 사람이 몰리다가, 나중엔 주변 상권들이 다 살아난다는 걸 확인했다. 통닭집을 소개한 국제시장은 시장 자체가 커져서 우리에게 감사장까지 준다고 했었고, 익산이나 정읍 같은 지역은 만두집 짬뽕집 하나 때문에 주위에 새로운 상권이 형성되기도 했다. 우린 그런 순기능을 기대하고 있다." (백종원 대표) 

첫 무대로 택한 이대 인근은 과거에 굉장히 잘나가던 곳이었지만, 지금은 홍대, 연남동, 망원동 등으로 상권이 옮겨가면서 상권이 무너진 지역이다. 특히 삼거리 꽃길은 골목 안 쪽에 위치해 있어 이대를 찾는 이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는다. 백종원 대표는 이대 상권의 흥망성쇄가 신사동 가로수길과 유사하다고 봤다. 처음엔 아기자기한 작은 가게들이 섞여 사람들을 끌어들이다가, 점점 큰 자본이 유입되면서 임대료를 올리고, 처음 상권을 부흥시킨 가게들은 점점 뒤로 밀려나게 됐기 때문이다.

"골목과 가게 선정은 제작진이 주로 한다. 우선은 서울에서 시작했고, 이대 꽃길 외에 서울에서 두어 지역을 더 할 예정인데, 지금 작가들이 전국적으로 살릴만한 골목을 찾고 있다. 우선 기준은 과거에 잘나갔지만 지금은 죽은 상권이 될 것 같다. 하지만 기준은 있다. 압구정 로데오거리처럼, 상권이 죽었음에도 여전히 임대료가 비싼 지역은 빼자고 했다. 그런 지역은 권리금만 없을 뿐 임대료는 여전히 비싸다. 살려놔 봐야 건물주에게만 좋은 일 시켜주는 꼴이다." (백종원 대표)

<골목식당> 주인공은 우리 주변의 평범한 식당 주인들 

 백종원의 골목식당

<백종원의 골목식당> 진행을 맡은 MC 김성주와 백종원 대표. ⓒ SBS


김준수 PD는 "우리 프로는 기본적으로 자영업자에 대한 백종원 대표의 애정과 리얼리즘을 기반으로 한다"고 했다. <푸드트럭> 출연자들과 아직도 직접 소통하면서, 방송과 무관하게 출연자들과 만나 메뉴를 체크하고 조언을 주고 있다고. 여기에 출연자들의 절실함은 프로그램에 리얼리즘을 더하는 요소다. 그런 의미에서 <골목식당>은 출연자들의 절실함과 백 대표의 애정이 듬뿍 담길 수밖에 없는 프로젝트다.

백종원 대표는 "<골목식당> 출연자들은 요식업을 시작하는 대한민국의 평범한 자영업자들"이라고 소개했다. 은퇴, 명퇴 등으로 직장을 잃고 장사를 시작한 사람들, 장사가 잘 안 되지만 평생 해온 일이 이것뿐이라 계속 장사하고 있는 분들 등, 음식이 좋고 요리가 좋아 식당을 열었다기 보단, 주위 환경 때문에 '등 떠밀리듯' 요식업자가 된 평범한 우리 주변 식당 주인들이기 때문이다.

"저만의 노하우다, 뭐다 하는데 사실 내가 알려드리는 건 별거 없다. 집에서 만드는 음식과 대용량으로 만드는 식당 음식은 조리 과정이 다르다. 근데 이걸 어디서 알려주는 곳이 없거든. 그래서 대부분 집에서 만드는 방법으로 요리한다. 이러니 손님이 몰려도 감당을 못한다. 또, 이번 솔루션에서 주로 해드린 건 메뉴 가지치기다. 손은 느린데 메뉴가 많으면 장사가 어렵거든. 나도 처음엔 이런 거 몰랐다. 물어볼 데도 없었고. 나는 이런 기본적인 것들을 알려드리는 것뿐이지, 내가 손댄다고 음식이 어떻게 다 맛있어지겠나. 식당용 음식 조리 방법을 보면 일반 시청자 분들도 재밌겠지만, 진짜 와닿는 건 장사하시는 분들일 거다. 별거 아닌 데 방송 보고 전기 오는 분들 많으실 거다." (백종원 대표)

방송의 힘? 백종원의 노하우? 

 백종원의 골목식당

<백종원의 골목식당> 김준수 PD ⓒ SBS


백종원 대표는 방송 이후 손님 쏠림 현상에 대해 "내 노하우보다는 방송의 힘이 크다"고 했지만, 이관원 PD는 "방송에 소개된 맛집들이 모두 잘 되는 건 아니다. 5년 뒤에 문 닫는 가게도 있다"면서 "아니"라고 말했다. <푸드트럭>과 <골목시장>이 기존 맛집 소개 프로그램과 다른 점도 바로 여기에 있다면서 백 대표의 노하우를 높이 평가했다.

"백종원 대표의 노하우는 재방문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맛집을 그저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맛과 서비스를 개선해 진짜 맛집을 만들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한 식당이 진짜 맛집이 되면 낙수효과처럼 주변 상권도 살아났다." (이관원 PD) 

"백 대표가 <푸드트럭> 출연자들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방송 효과는 3개월'이라는 거다. 그 기간 동안 자기만의 매력으로 단골손님을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고. <푸드트럭>이든 <골목식당>이든, 쭉 이어갈 수 있는 건 백종원 대표의 노하우와 레시피 덕분이다." (정우진 PD)  

PD들의 칭찬에 "왜들 그러냐"며 쑥스러운 표정을 짓던 백종원 대표는 "<골목식당>의 관전 포인트는 출연자 중 한 사람에게 시청자들이 이입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첫 방송에 소개될 가게들 중에는 정말 장사의 기초도 모르는 출연자도 있고, 정말 흙 속의 진주처럼 맛있지만 홍보가 부족해 알려지지 않았던 숨은 식당도 있다고. 식당 하나하나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을 적용해 출연자와 식당의 성장은 물론,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도 자연스레 어느 한 식당의 주인이 된 것처럼 응원하기도 하고, 다른 식당을 시기하기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관원 PD는 "<푸드트럭>과의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푸드트럭> 출연자분들은 백 대표를 '장사의 신'으로 여기며 모든 걸 배우려고 하지만, <골목식당> 출연자 분들은 5~10년 정도 장사를 해온 분들이라 백 대표의 말을 무조건 듣지 않는다. 때론 무시하기도하고 싸우기도 한다"고 말했다.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백 대표의 땀 흘리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를 북돋웠다.

백 대표는 "순간순간 내가 왜 이걸 했나 싶은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고 웃었다. "제작진에게 속아 <푸드트럭>에 이어 <골목식당>까지 하게 됐다"면서도, "촬영하면서 정말 즐겁고 재미있었다. 만약 시청자분들이 이 재미를 느끼지 못하신다면 무조건 편집을 잘못한 PD들 탓"이라고 농담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TV 프로그램을 통해 요식업의 파이를 키우고 싶다"는 백종원 대표와, "동네마다 담겨있는 아기자기한 이야기와 특색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제작진. 이들이 의기투합해 만드는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오는 6일 오후 11시 20분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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