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 A조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의 경기. 한국 백승호가 패널티킥으로 팀 두번째 골을 넣고 이승우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지난 5월 23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7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 A조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의 경기. 한국 백승호가 패널티킥으로 팀 두번째 골을 넣고 이승우와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국내에서 치러진 U-20 월드컵은 축구팬들을 들썩이게 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0월, 2017 U-20 월드컵 본선 출전권이 걸려있던 AFC(아시아축구연맹) U-19 챔피언십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태국과 바레인(개최국)을 꺾고 2연승을 달렸지만, 사우디아라비아에 1-2로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골득실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에 밀렸다.

2017 U-20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대회 출전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걱정이 컸다. U-20 월드컵은 성인 월드컵 다음으로 큰 대회인 만큼, 허무하게 무너질 수 없었다. 결국 공격적인 축구를 구사할 수 있는 신태용 감독이 새로이 지휘봉을 잡았고, 빠르게 팀을 정비했다. 주어진 시간이 약 7개월밖에 안 됐지만 최선을 다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우리나라는 16강 진출을 일궈냈다. '복병' 기니와 영원한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를 무너뜨리면서 한국 축구의 힘을 세계에 알렸다. 비록 로테이션을 가동한 잉글랜드전과 16강에서 만난 포르투갈에 패했지만, 박수가 아깝지 않은 대회임이 분명했다.

그 중심에 이승우와 백승호가 있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으로 일찍부터 기대를 받았고, 그에 걸맞은 맹활약을 보여줬다. 이승우와 백승호는 개막전인 기니전과 아르헨티나전에서 연속골을 터뜨렸고, 2연승과 16강 진출에 앞장섰다.

대회가 끝난 지도 어느덧 6개월이나 흘렀다. 앳된 모습이었던 이승우와 백승호는 얼마나 성장했을까.

묵묵히 1군 데뷔 준비하는 백승호, 경험 쌓는 이승우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한 이승우는 한 단계 도약을 위한 경험을 쌓고 있다.

이승우는 지난 8월, 자신을 키워준 바르셀로나를 떠나 이탈리아 세리에A 소속 헬라스 베로나로 이적했다. 본격적인 성인 무대 도전을 알린 순간이었다.

2017·2018시즌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시점에서 보면,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모습이다. 이승우의 데뷔골은 아직 터지지 않았다. 도움도 없다. 선발 출전한 경기도 코파 이탈리아(컵 대회) 두 차례밖에 없다. 하지만, 지난 9월 데뷔전을 치른 이후 꾸준하게 출전 기회를 잡고 있다. 지난 23일 우디네세 원정에선 리그 최대 출전 시간(34분)을 뛰었다.

다만, 이제는 유망주가 아닌 어엿한 프로 선수란 것을 명심해야 한다. 드리블 실력이 보통이 아님을 여러 차례 증명했지만, 패스는 개선이 시급하다. 최근 경기에서 보면, 부정확한 패스가 너무나도 많다. 팀 내 경쟁이 만만찮은 탓에 조급해진 느낌이고, 상대의 압박과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처진 공격수나 측면을 도맡는 만큼, 공격 포인트 사냥에도 나서야 한다. 꾸준한 경기력도 중요하지만, 공격수는 기록으로 가치를 증명하는 경우가 상당하다. 이승우가 슈팅과 결정력을 끌어올리는 훈련에 매진해야 하는 이유다.   

이승우는 아직 19세지만, 프로에서 나이는 중요치 않다. 35세의 노장이나 19세의 어린 선수가 똑같이 경쟁하고, 평가받는 곳이 프로다.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다면, 일말의 기회마저 잃을 수도 있다. 더욱이 이승우는 외국인 선수 신분이란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백승호는 묵묵하게 프로 1군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8월, 백승호는 올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승격에 성공한 지로나FC로 이적했다. 즉시 전력감은 아니었다. 지로나는 백승호가 성인 무대 경험을 쌓고, 부족한 감각을 끌어올린 뒤 팀에 합류하길 원했다. 결국, 백승호는 1년간 스페인 세군다C(3부리그)에 속한 CF 페랄라다(지로나 2군)에서 뛰고, 2018·2019시즌부터 1군에 합류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계약서에 사인했다.

백승호는 올 시즌 페랄라다의 주전으로 입지를 굳혔다. 초반에는 측면과 처진 공격수 역할을 도맡았지만, 최근에는 중앙 미드필더로 변신했다. '중원 사령관'은 바르셀로나 유스 시절 맡아본 역할인 만큼, 적응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올 시즌 팀이 치른 19경기 중 17경기에나 출전했고, 16번이 선발이었다.

하지만, 만족은 이르다. 백승호도 데뷔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세군다 C도 엄연한 프로 리그지만, 스페인 3부다. 이곳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다면,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맞서야 하는 1군 무대에서 자리 잡기 어렵다. 계약서에는 다음 시즌 1군 무대가 보장됐지만, 3부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선수에게 신뢰를 보낼지 의문이다.

백승호는 수비수로 나서지 않는 한, 후반기에는 많은 공격 포인트를 쌓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빠르게 입지 굳혀가는 이진현

일찍이 유럽에서 성장해 도전을 이어가는 이승우, 백승호와 달리, U-20 월드컵 이후 유럽 도전에 나선 선수도 있다. 오스트리아로 건너간 이진현이다.

이진현은 중원 전 지역을 소화할 수 있고, 날카로운 킥이 강점이다. FK 오스트리아 빈은 이런 재능을 눈여겨봤고, 올여름 이진현 영입에 성공했다.

이진현은 두터운 신뢰가 있었던 덕에 일찍부터 자리를 잡았다. 지난 8월 27일, 환상적인 프로 데뷔전도 치렀다. 당당히 선발 자리를 꿰찼고, 날카로운 움직임과 깔끔한 마무리로 데뷔골을 터뜨렸다. UEFA 유로파리그 AC밀란(이탈리아)전에도 선발 출전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등 좋은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진현도 현재 모습에 만족해선 안 된다. 데뷔전에서 골맛을 본 이후 공격 포인트가 없다. 리그 11경기(선발 9)에 나서 1골이다. 슈팅과 패스가 강점인 선수지만, 공격 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했다. 리그 풀타임을 소화한 경기가 한 번도 없다는 것은 체력과 경기력 모두 부족하다는 메시지일 수 있다.

이진현은 성균관대학교에서 유럽으로 직행해 프로에 데뷔했다. 낯선 환경에서 생활하는 만큼, 적응에 더 큰 힘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이겨내야 한다. 뚜렷한 성장을 보이거나 핵심적인 임무를 수행하지 못한다면, 자리를 잃는 것은 한순간이다.

세계 축구의 중심부인 유럽에서 꿈을 향해 나아가는 이승우와 백승호, 그리고 이진현. 2018년에는 지금보다 한층 발전된 모습으로 팬들과 만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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