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방송사고의 주인공 <화유기>.

tvN <화유기> 공식 포스터. ⓒ CJ E&M


스태프 추락 사고가 발생한 <화유기> 촬영장에서 또 한 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28일 고용노동부의 <화유기> 세트장 현장 조사 이후, 촬영 재개를 준비하던 중 동시녹음 스태프 한 명이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다리를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큰 부상은 아니라 해당 스태프는 반깁스를 한 뒤 바로 현장에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연이어 스태프 부상 사고가 발생하자 배우 차승원은 감독에게 촬영 중단을 요구했고, 현재는 촬영이 중단된 상황이라고 알려졌다. 내일 예정된 촬영도 취소된 상태. 방송 중단  이후 한 회 결방이 예고된 <화유기>에, 또다른 결방이 예상되고 있다.

오늘(28일) 진행된 고용노동부 조사에는 전국언론노조 김환균 위원장과 언론노조 MBC아트 지부장,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 <화유기> 제작사와 세트 제작업체 '라온'이 참석했다.

이날 언론노조는 바닥 전선과 목재 상태, 소방 안전 대책 등을 지적했으며, 고용노동부는 <화유기> 제작 현장의 위험요소를 인정, 천장 작업 중지 명령, 세트장 내 목재 사다리 사용 금지, 작업장 안전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 등을 지시했다. 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은 중대 재해가 발생하였을 때, 그 원인규명 또는 예방 대책 수립을 위해 안전 보건 진단이나 그 밖의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

[관련보도] "<화유기> 스태프 추락사고, 비용 절감 위해 부실목재 써"

A 스태프는 일반 병실로... 담당 의사 "다시 걸을 확률 희박하다"  

 28일, 고용노동부 평택지청 소속 근로감독관들이 tvN<화유기> 세트장을 방문해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28일, 고용노동부 평택지청 소속 근로감독관들이 tvN<화유기> 세트장을 방문해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 MBC아트




한편 지난 23일 새벽 tvN 드라마 <화유기> 세트 작업 도중 3미터 높이에서 추락한 A 스태프는 의식을 되찾고 일반병실로 옮겼다. 그러나 담당의사가 가족들에게 전한 말에 따르면, 재활 훈련을 하더라도 그가 다시 두발로 걸을 확률은 희박한 상태다.

추락 사고를 당한 A씨는 MBC아트 소속의 소도구 담당자로, MBC아트는 제작사인 JS픽쳐스로부터 소도구 용역을 하청 받아 <화유기> 제작에 참여했다. 지난 23일 새벽 A씨가 샹들리에 설치 작업 도중 추락한 이번 사고와 관련해 MBC아트는 "제작비 절감을 위해 사용된 부실 목재와 JS픽쳐스 소속 미술감독의 부당한 지시가 원인"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미술감독 이아무개씨는 제작사를 통해 "샹들리에 설치를 지시한 바 없으며, 세트장에 사용된 목재와 이번 사고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추락사고 경위에 대해 이견을 보이고 있는 두 회사는 전날인 27일 오전 만났다. 이 자리에서 MBC아트는 JS픽쳐스에 1) A씨에게 공식 사과하고 즉각 피해구제 행동에 나설 것 2) 피해자와 가족에 대한 배려를 보일 것 3) 산업재해보상법에 따라 재해보상처리를 할 것 4) 보상법에 따른 처리와 별도로 피해보상 입장을 밝힐 것 5) 해당 현장 직원들의 트라우마가 크므로, MBC아트와 맺은 용역 계약 해지를 협의해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MBC아트-JS픽쳐스, "시시비비 보다 피해자 안정 우선" 

 MBC아트 홈페이지

ⓒ MBC아트 홈페이지 캡처


고용노동부 조사 전인 28일 오전, 다시 모인 각 회사 책임자들은 지금 최우선으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은 '큰 부상을 입은 A씨에 대한 지원과 위로'라는 데 합의했다. 책임 소재 여부는 경찰의 판단에 맡기고, 우선은 피해자와 그 가족들이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기 때문이다. 치료비용과 산업재해보험 신고와 관련해서는 A씨가 소속된 MBC아트가 우선 처리하고, 이후 경찰 조사 결과에 따라 JS픽쳐스에 책임이 있다고 확인되면 추후 구상권을 청구하기로 했다. 현재 MBC아트는 경기도 안성경찰서에 미술감독 이아무개씨를 '업무상 과실치상과 협박, 강요'로 고발한 상태이고, 피해자 가족들도 고소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C아트 관계자는 JS픽쳐스와의 만남 후 "제작사 대표 및 관계자들이 성의 있는 자세로 임했다. 우리 요구 사항에 대해 대부분 긍정적으로 검토했다"며 "'피해구제, 피해보상, 산업재해 처리에 대해서도 제작사가 처리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면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저녁 JS픽쳐스에서 가족들에게 사과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다"면서, "하지만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방문이었던 데다, 사고 이후 큰 충격을 받은 가족들이 제작사와 만날 마음의 준비를 마치지 못한 상태였다. 다음부터는 미리 연락하고 방문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미술감독 <화유기> 하차 결정... JS픽쳐스 "사고 책임 물은 것 아니다" 

 JS픽쳐스 로고

JS픽쳐스 로고 ⓒ JS픽쳐스


MBC아트와 JS픽쳐스 간 당초 계약에 따라, A씨 사고 이후에도 MBC아트 소속 직원 3명은 <화유기> 세트장에서 계속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MBC아트는 "현장 팀장이었던 A씨가 빠진 이후 자사 직원들이 미술감독 이아무개씨의 지시 아래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직원들의 트라우마가 크다. 계약 종료, 혹은 이씨의 현장 배제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JS픽쳐스는 방송 중간에 소품팀이 교체되면 방송 제작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계약 종료'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이아무개 미술감독의 현장 배제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하지만 이는 해당 미술감독 역시 이번 사건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에 내린 자사 직원 배려 차원의 결정일 뿐,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결정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미술감독과 MBC아트 직원들 사이에 주장이 엇갈리는 만큼,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MBC아트 측의 주장보다는 자사 직원의 주장을 믿는 것이 당연하다는 이유에서다.

JS픽쳐스는 <오마이뉴스>에 "책임 소재와 관계없이, 자사 제작 드라마 현장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사고인 만큼 도의적인 책임을 다할 것"이라면서, "현재로서는 큰 부상을 당한 A씨 회복과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 피해자를 위해서라도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

MBC아트는 "미술감독을 고발한 이유는 제작사를 공격하기 위함이 아니라 사고의 원인이 세트 부실시공인지, 미술감독의 부당 지시에 의한 일인지, 우리 직원의 부주의 때문에 일어난 일인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책임 소재는 경찰이 가려줄 것이고, 양쪽 모두 경찰 조사 결과를 따르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양 제작사의 원만한 합의 결정과 상관 없이, 연이어 안전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화유기>는 제작 중단까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