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 했던 2017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올 한해 가요계도 다양한 스타, 인기곡의 등장 속에 숨가쁘게 달려왔다. 2017년 음악계를 결산하는 차원에서 여러 주제를 놓고 타 매체 가요 기자들과 간단한 대담을 진행했다. 가요계의 변화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지켜본 이들의 목소리를 빌려, 올해 한국대중음악의 여러 움직임과 특징 등을 정리해봤다(요청에 따라 소속 매체 및 실명 대신 이니셜로 처리).
2017년 올해의 주목할 만한 작품특별한 기준은 제시하지 않고 각자 자유롭게 올해 인상적으로 들었던 음반 또는 노래들을 아래와 같이 손꼽아봤다.
▲ 아이유는 올해 발표한 2장의 음반을 통해 솔로 가수의 자존심을 충분히 세워줬다. ⓒ 페이브엔터테인먼트
(1) 아이유 <리메이크 2집 꽃갈피 둘> 중 '비밀의 화원', <정규 4집 팔레트>의 '밤편지'
"이만큼 멜로디에 감성을 잘 표현하는 이가 있을까."(A기자)
"2017년 여성 솔로 가수의 자존심"(B기자)
(2) 엄정화 정규 10집 앨범 < The Cloud Dream of the Nine: 두 번째 꿈> 중 '엔딩 크레디트'.
"음악에서 서사의 중요성을 알려 준 곡. 자신의 일대기를 담은 곡과 감각적인 멜로디와 파격을 두려워하지 않는 퍼포먼스는 충분히 인상적이었다."(A기자)
(3) 방탄소년단 미니 앨범 < Love Yourself 승 Her >
"청춘의 화두를 던지다."(A기자)
"세계 시장을 아우르는 블록버스터, 요즘 시대에도 음반 140만 장을 팔 수 있다니."(B기자)
별도 싱글로 공개된 'MIC Drop (스티브 아오키 리믹스 버전)'은 현재 방탄소년단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곡이다.
(4) 태민 솔로 2집 앨범 < Move >
"케이팝(K-POP)의 진화를 보여준 수작. 음악 뿐 아니라 춤, 스타일 모든 면에서 완벽했다."(A기자)
▲ 올해 전문가들로 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태민의 솔로 2집 < Move >, 레드벨벳의 정규 2집 < Perfect Velvet >. ⓒ SM엔터테인먼트
(5) 레드벨벳 < 정규 2집 Perfect Velvet >
"최근 몇년 사이 나온 케이팝 음반 중 가장 양질의 소리를 담아냈다. 이에 걸맞는 내용물(곡) 역시 칭찬할 만 하다."(공통)
(6) 나윤선 < She Moves On >
"미국식 화법의 도입. 기존 나윤선 음악과는 사못 달랐기에 흥미로웠다."(김)
(7) 포르테 디 콰트로 정규 1집 앨범 <포르테 디 콰트로>
"한국형 크로스오버 클래식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김)
(8) 윤종신 '좋니', 윤종신 + 민서 '좋아'
"중견 가수의 존재감. '난 아직 살아 있다!' 음원부터 노래방 순위까지 석권했다."(김)
"7년의 찬바람 버티며 멋지게 부활했다."(A기자)
▲ 윤종신의 싱글 '좋니', 민서와 함께 한 '좋아' 표지. 올해 윤종신은 중견 음악인의 건재함을 보여주는데 성공했다. ⓒ 미스틱엔터테인먼트
(9) 워너원 '에너제틱'
"아이돌 오디션의 위력."(공통)
(10) 체인스모커스 'Something Just Like This'
"일부러 해외 음악인의 작품을 꼽아봤다. 표절 논란의 대상곡이 될 만큼 이들의 음악은 국내 음악 프로듀싱팀 상당수의 사운드 작법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새로운 시대의 EDM."(김)
2018년 음악계는 어떨까?
▲ 지난 11월 평창동계올림픽 성화 봉송에 참여한 수지. 올림픽과 러시아 월드컵 등 굵직한 스포츠 행사가 연이어 열리는 2018년은 가요계로선 쉽지 않은 한해가 될 전망이다. (사진=코카콜라 제공) ⓒ 코카콜라
각종 국제 스포츠 행사 개최가 가요계로선 악재다. 일단 2월 평창 동계 올림픽, 6-7월 월드컵이라는 굵직한 스포츠 행사가 잡혀있어서 그만큼 가수들의 '신곡 활동 기간'은 사실상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기존 힘 있는 업체, 유명 스타들은 크게 지장 없겠지만 새롭게 이름 알려야 하는 신진 가수-업체 입장에선 쉽지 않은 2018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응원 행사가 많이 열리겠지만 이로 인한 혜택(행사 수입)은 어차피 인지도 있는 유명 가수에게만 돌아간다.
"크게 주목해 볼 부분은 역시 방탄소년단의 활약이다. 올해에 이어 내년엔 해외 시장에서 지금보다 더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단발성 인기에 그쳤던 싸이와 달리, 팬덤을 기반으로 성장했다는 점은 긍정요소다. 새 앨범 발매 시 '러브 유어셀프 승 허'보다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A 기자)이른바 인디 계열도 지금처럼 어쿠스틱 팝 위주 음악만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다면 장르 편중 심화라는 측면에서 악재가 될 수 있다. 이미 인디의 상징처럼 여겨진 록 음악은 현재 최악의 시기를 맞고 있지 않은가?
이밖에 오디션 프로그램도 내년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일본까지 끌어들인 Mnet <프로듀스 101>는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지? Mnet <쇼미더머니>는 회생이 가능할지 등도 눈여겨볼 만하다. 메이저 진영에선 부익부 빈익빈 더욱 심화되지 않을까? 결국 자본력 싸움이다. SM-YG-JYP는 여전히 건재할테고 말이다. 물론 방심은 금물이지만.
"반면 갈수록 '흙수저 기획사'들의 성공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다. 제2의 빅히트(방탄), 쏘스뮤직(여자친구) 등장은 요원해 보인다." (B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