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랜드 팬 간담회에 참석한 인창수 감독(왼쪽)과 김현수 신임 대표이사(오른쪽)

서울 이랜드 팬 간담회에 참석한 인창수 감독(왼쪽)과 김현수 신임 대표이사(오른쪽) ⓒ 청춘스포츠


지난 18일, 서울 잠실동의 한 카페에서 40여 명의 팬들이 참석한 서울 이랜드 FC(아래 서울 이랜드) 팬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서울 이랜드의 프런트 직원들과 서울 이랜드 제4대 감독으로 부임한 인창수 감독, 그리고 김현수 대표이사가 참석해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간담회는 김현수 대표이사와 인창수 감독의 인사로 시작했고 이후 자유로운 분위기 속 팬들의 질문을 받아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되었다.

첫 번째 질문은 김현수 대표이사에게 향했다. 대표이사 자리를 수락하게 된 이유에 관한 질문이 나왔고 이에 김현수 대표이사는 "구단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서울 이랜드의 발전을 위해, 또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고민 끝에 상위 책임자가 내려와 수습을 하는 쪽으로 결정을 했다"며 수락 배경을 설명하였다.

인창수 감독에게는 선수단 구성에 대한 질문이 던져졌다. 인창수 감독은 "(김병수) 전 감독이 뽑아 놓은 대학 신인 선수들과 계약을 체결했다"며 "기존에 있던 선수들도 시즌 구상에 밀리는 선수들은 계약을 안 하는 방향으로 결정하는 등 최고 좋은 선수로 구성을 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나 최대 관심사인 용병에 관련해서도 "아르헨티나 국적인 만큼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우루과이 등 남미 쪽에서 근 2년간 꾸준히 뛴 선수를 찾아보고 있고 에이전트를 거치지 않고 영입을 해 비용을 절감하여 국내 선수들에게 투자를 할 것"이라며 "매일 10시간 가까이 영상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간담회가 진행될수록 팬들의 질문 열기와 함께 그 날카로움 역시 더해갔다.

잦은 감독 교체에 대한 해명과 인창수 감독의 임기 보장과 관련된 질문이 나왔고 이에 김현수 대표이사는 "(감독 교체를) 하고 싶어서 한 것이 아니다"며 "말 못 할 사정이 있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많은 팬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 때문에 교체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인창수 감독은 "최근 축구 트랜드상 2~3년을 기다려줄 팀은 사실상 없다"며 "제 욕심 같아서는 오랜 임기 보장이 당연히 좋겠지만 결과가 좋지 않으면 구단이 보내기 전에 스스로 나가는 게 맞는 것 같다"라고 김현수 대표이사를 대신해 답변했다.

관중 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김현수 대표이사는 "팬들 입장에서는 왜 관중수가 줄어드는 것 같은가"라며 팬들의 의견을 물었다. 팬들은 홍보 부족, 문화적 가치 저하, 무차별적인 무료 표 배부 등 많은 문제점을 제기하였고 김현수 대표이사는 이를 들으며 프런트에게 잘 적어놓아 달라고 요청했다.

구단 비전에 관한 얘기도 나왔다. 사실 서울 이랜드는 창단할 때 2016년 K리그 클래식 승격, 2018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아래 ACL) 진출, 2020년 K리그 클래식 우승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2018 시즌을 앞둔 현재 ACL 진출은커녕 K리그 클래식 승격조차 이루지 못한 상황이다.

지금까지 서울 이랜드를 응원하며 가장 좋았던 시즌이 언제였는지 물으며 입을 뗀 김현수 대표이사는 2015년이 가장 좋았던 시즌이라는 팬들의 말에 "구단에 가장 처음 와서 한 말이 'Again 2015'였다"며 "당시 프런트와 접촉하는 등 2015년의 참신함, 팬과 하나가 되었던 그 시절을 회복시키려 한다. 그것이 내 임무이기도 하다"고 앞으로의 비전을 밝혔다.

 팬 간담회에 참석하여 팬들과 소통하는 인창수 감독

팬 간담회에 참석하여 팬들과 소통하는 인창수 감독 ⓒ 청춘스포츠


많은 얘기가 오가면서 아키노와 파블로 루이스 계약 무산이 된 사건에 관해서도 말이 나왔는데 이는 인창수 감독이 해명했다. 인창수 감독은 "사실 그 선수들은 제가 컨택한 선수들이다. 막판에 결렬되어 참 아쉬운데 특히나 아키노는 베네수엘라에서 15골을 기록했고 최근에 서울 이랜드에 들어가고 싶다고 연락도 왔었다"며 "결과적으로는 나의 실수였고 그래서 이번 시즌은 용병 계약에 있어 더 조심스럽게 다가가고 있다"고 전했다.

선수 영입과 대한 질문에도 대답했다. 인창수 감독은 "솔직히 이번에 뽑힌 신인 선수는 내 스타일의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김병수 감독님이 뽑아 놓은 선수인 만큼 기술을 가지고 있었고 그들에게 기술만 가지고 이길 수 없으며 유니폼에 땀이 젖을 만큼 뛰어야 이길 수 있다고 조언했다"며 신인 선수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기존 선수에 관해서는 "전민광, 최오백, 최치원 같은 선수들이 클래식에서 오퍼가 온 걸로 알고있다"며 "기존에 잘했던 선수들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외부 영입에 관해 "현재 성실함과 좋은 적응력을 갖춘 3~4명 정도의 용병을 정해 접촉하고 있는 상황이며 부족한 포지션을 채워줄 선수로 클래식에서 경쟁력이 있는 국내 선수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으로 떠났다고 알려진 댄 해리스 코치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김현수 대표이사는 "댄 해리스 코치가 영국을 가기 전에 다음 시즌을 함께하기로 했지만 영국을 간 이후 연락을 해보니 마음이 변했더라"며 "당황스러웠지만 같이 일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함으로써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었다"고 답했다.

마지막 질문으로 이번 시즌 시합 당일 새벽에 유흥을 즐기는 모습이 목격되는 등 일부 선수들의 기강이 해이해졌던 일을 언급하며 이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에 인창수 감독은 "개인적으로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다"며 "선수들에게도 그런 분위기를 전할 것이며 내년에는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말로 간담회를 마쳤다.

이번 간담회를 통해 돌아선 팬들의 마음을 돌리고 부정적인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는 전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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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6기 박영우
안창수감독 김현수대표이사 서울이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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