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현 보도 청와대 청원 종현의 죽음과 관련한 언론의 부적잘한 보도를 규탄하는 국민 청원이 18일 오후 청와대 홈페이지에 등록됐다.

종현의 죽음과 관련한 언론의 부적잘한 보도를 규탄하는 국민 청원이 지난 18일 오후, 청와대 홈페이지에 등록됐다. ⓒ 청와대


유명인의 자살을 다루는 언론의 보도가 위험 수준을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8일, 스스로 목숨을 끊어 사망한 샤이니 멤버 종현의 소식에 많은 언론이 고인에 관한 기사를 작성했다. 그런데 이 중에는 자살 방법 등을 자세히 기술하거나 생전 SNS를 끌어와 연결시키는 등 자극적인 기사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자살 고위험군과 청소년 등이 이런 기사를 접한다면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같은 날 오후,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자살 등에 있어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않는 언론사에 법적 제재가 있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국민청원이 등록되기도 했다. 이 청원에는 19일 오후 1시 기준, 1170명 가량의 국민이 동의 댓글을 달았다.

"언론인은 의사보다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이 청원개요에는 "지금 우리 언론이 쏟아내는 보도는 사회를 개선하지 못하고 더 큰 우울과 아픔, 불신을 재생산하고 있다"고 적혀있다. 그러면서 방송사의 재허가 심사 항목에 가이드라인 준수 여부를 넣는 등 대책마련을 촉구하며 보건복지부와 한국기자협회 등이 함께 마련한 자살보도 권고지침을 인용했다.

'자살보도 권고기준 2.0' 9가지 원칙
1. 언론은 자살에 대한 보도를 최소화해야 합니다.
2. 자살이라는 단어는 자제하고 선정적 표현을 피해야 합니다.
3. 자살과 관련된 상세 내용은 최소화해야 합니다.
4. 자살 보도에서는 유가족 등 주변 사람을 배려하는 신중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5. 자살과 자살자에 대한 어떠한 미화나 합리화도 피해야 합니다.
6. 사회적 문제 제기를 위한 수단으로 자살 보도를 이용해서는 안 됩니다.
7. 자살로 인한 부정적 결과를 알려야 합니다.
8. 자살 예방에 관한 다양하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9. 인터넷에서의 자살 보도는 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2013년 9월
한국기자협회·보건복지부·중앙자살예방센터

자살 방식 자세히 다루지 말아야

고 종현, 빈소 마련...상주는 샤이니 멤버들 18일 사망한 아이돌그룹 샤이니 멤버 고 종현의 빈소가 19일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일반인 조문은 같은 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3호실을 통해 가능하다. 발인은 21일 오전 9시.

▲ 고 종현, 빈소 마련...상주는 샤이니 멤버들 18일 사망한 아이돌그룹 샤이니 멤버 고 종현의 빈소가 19일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일반인 조문은 같은 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3호실을 통해 가능하다. 발인은 21일 오전 9시. ⓒ 사진공동취재단


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끼치는 유명인이 자살했을 때 잇따른 모방 자살이 발생하고 사회 전반의 자살률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국민 소통의 창 역할을 하는 언론이 자세하게 자살을 보도하거나 자살로 인한 부정적 결과, 자살 예방을 위한 정보 제공 등을 하지 않을 때 이러한 위험은 더욱 증가한다. 이런 이유로 세계보건기구 WHO는 연예인 자살을 보도할 때는 특별히 더 주의해야 하며, 자살 보도를 최소화하고 기사 안에 자살이라는 단어 사용역시 자제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유명인의 죽음에 대한 보도는 필요하다. 하지만 추측을 자제하고 정확한 사실 위주로 보도해야 한다. 특히 자살의 경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반복적으로 보도하는 것은 그 자체가 위험요소를 양산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 국내 언론이 한국기자협회를 중심으로 '자살보도 윤리강령', '자살보도 권고기준' 등을 마련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고 종현의 죽음에 관한 보도들 중에는 이러한 권고를 지키지 않은 기사가 대부분이었다. 특히, 많은 기사가 종현이 목숨을 끊는 데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도구와 그것이 이용됐던 방식까지 상세히 설명했다. 이에 따라 온라인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에는 그 물건명이 상위에 랭크되기도 했다.

SNS 게재글·자작곡 등과 연결한 추측성 보도

고 종현, 영원히 기억될 아티스트 18일 사망한 아이돌그룹 샤이니 멤버 고 종현의 빈소가 19일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일반인 조문은 같은 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3호실을 통해 가능하다. 발인은 21일 오전 9시.

▲ 고 종현, 영원히 기억될 아티스트 18일 사망한 아이돌그룹 샤이니 멤버 고 종현의 빈소가 19일 서울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일반인 조문은 같은 병원 장례식장 지하 1층 3호실을 통해 가능하다. 발인은 21일 오전 9시. ⓒ 사진공동취재단


고 종현이 생전에 자신의 SNS에 남긴 글들,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서 했던 말들, 자작곡의 가사와 뮤직비디오를 끌어와 마치 전부터 자살의 조짐이 보였던 것처럼 해석하는 기사들 역시 보도 윤리강령에 벗어난다. 이는 당사자와 그의 유가족 등 주변 사람을 배려하지 않은 추측성 보도이다.

고 종현이 마지막으로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이나,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했던 말 등을 영상으로 첨부한 기사들도 눈에 띈다. 그가 생전에 남긴 기록의 일부가 마치 이번 죽음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배우 고 김주혁씨의 사망 당시에도 그의 과거 SNS 게시물을 가져와서 기사를 내는 사례가 있었다.

현재 음원 차트에는 종현이 지난 4월 발표한 자작곡 'Lonely(론리)', 지난 2015년 9월에 발표한 자작곡 '하루의 끝' 등이 1위로 올라있다. 고인을 추모하는 하나의 방식으로써 자작곡의 재조명이 이뤄지기도 한다. 하지만 '론리'의 뮤직비디오를 두고 "자살을 암시하는 장면들이 화제"라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단정적 기사들은, 고인을 추모하려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론리'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종현 팔의 그림들, 욕조 속에서 짓는 슬픈 표정 등을 "자살을 암시하는 요소들"이라고 말하는 건 섣부른 추측이다. 실제 종현이 그런 심정으로 가사를 썼거나 뮤직비디오를 찍었을 수도 있지만, 아닐 수 도 있다. 당사자밖에 모르는 사안에 대해서 제삼자가 이를 추측하여 '이렇다'고 단정 짓는 건 위험할뿐더러 정확한 보도도 아니다.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사망과 연관이 전혀 없는 고인의 생전 행적들을 기사화하는 행위다. 지난 2010년 즈음 연인이었던 배우 신세경을 언급하며 그들이 2011년 연인관계를 정리하고 친구 사이로 지내기로 했다는 등의 되새김 기사는 보도를 '조회 수'의 수단으로써 이용하고 있다는 인상만을 준다.

빈소 찾은 동료 연예인 사진 보도

종현의 빈소는 현재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종현의 주변인들은 그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기 위해 참담한 심정으로 장례식장을 찾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애도의 과정마저 소비를 위한 콘텐츠로써 생산하는 보도가 있을 것이 예상돼 우려가 따른다. 기본적으로 유명인의 빈소 취재는 고인에게 최소한의 예를 갖추기 위해 기자단에서 자체적인 규약을 마련하여 조절하고 있다. 사전에 필수적으로 유가족의 동의를 구하고, 발인 전까지 빈소 내부 출입을 금지하는 게 상례이다. 과도한 취재 경쟁이 되지 않도록 공동취재단을 구성하여 사진을 공유한다든가, 경우에 따라 영상 촬영을 제한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룰'도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잦다. 촬영을 금했는데도 무작정 카메라를 들고 찾아오는 기자도 있고, 빈소를 찾은 연예인들의 슬픈 얼굴 표정만을 집중적으로 촬영하여 전시하듯 보도하는 사례도 마찬가지이다. 김주혁의 사망 당시에도 이런 보도가 있었고, 앞서 세상을 떠난 다른 연예인의 빈소에서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자살 방법의 상세 보도부터 SNS 인용 추측성 보도, 과도한 빈소 스케치까지. 이러한 기사들은 제2, 제3의 비극을 낳을 수 있는 '과잉 보도'이다. 충실한 언론이란, 사건에 관한 모든 것을 충실하고 낱낱하게 보도하는 언론만을 말하는 게 아니다. 사안에 따라서는 불필요한 내용을 굳이 보도하지 않는 자제력을 보여야 한다. 시민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윤리강령을 준수하는 충실한 언론관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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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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