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기사] 건재한 아이유, '좋니' 열풍... 2017년 가요계 돌아보니

 마지막 앨범을 발표하고 해체하는 언니네 이발관

마지막 앨범을 발표하고 해체하는 언니네 이발관 ⓒ 블루보이


4. 오랜 기다림이 가치있었던 이유

이 항목에서 소개되는 뮤지션들을 일반적인 '케이팝'으로 분류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올해의 가요를 결산하면서 이 뮤지션들을 빼놓는 것은 어려웠다. 오랫동안 팬들을 기다리게 만들었던 뮤지션들이 돌아왔다. 혁오는 첫 정규 앨범 < 23 >을 통해, 자신들이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는 밴드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검정치마는 < Team Baby >를 들고 돌아왔다. 조휴일은 특유의 발랄한 음란(?)을 최대한 내려놓고, 사랑을 이야기하는 데 집중했다. 차분해진 그의 감성을 즐기는 것 역시 즐겁다.

언니네 이발관은 5집 이후 9년 만에 마지막 앨범 <홀로 있는 사람들>을 발표했다. 작은 사운드 하나에도 거대한 공을 들이는, 완벽주의자인 리더 이석원은 이 앨범을 끝으로 모든 음악 활동을 마감했다. 그는 '음악을 할 때마다 팬들에게 죄를 짓는 것 같았다'고 고백했다. 마지막 앨범 <홀로 있는 사람들>은 제목 그대로 외로움의 정서를 이야기하는 앨범이지만, 동시에 연대와 사랑에 대한 희망을 담은 '꿈의 팝송'이었다. 다소 힘을 뺀 듯 들렸으나 올해 가장 중요한 성취였다.

힙합계에서는 에픽하이의 9집 < We've done something wonderful >, 비스메이저 크루(VMC)의 컴필레이션 앨범 발매, 김태균의 < 녹색이념> 등이 이슈가 되었다. 2016년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공개된 이 앨범은 최신 트렌드와는 그 결이 달랐다. 가스펠을 차용하여 만들어낸 무거운 분위기, 그리고 뚜렷한 메시지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라임 깎는 장인' 화나는 4년 만에 정규 앨범 <화나콘다>를 발표했다. Mnet <쇼미더머니>에서 시작된 힙합 주류 시스템에 편입되는 것을 거부하면서, 자신의 신념을 밀어붙이는 랩퍼 화나가 담긴 작품이었다.

5. BTS 전성시대

 최고의 2017년을 보낸 방탄소년단

최고의 2017년을 보낸 방탄소년단 ⓒ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매해 가파른 상승세를 거듭하는 그들이었으나, 올해 방탄소년단(랩몬스터, 정국, 진, 뷔, 지민, 제이홉, 슈가)이 거둔 성공은 모두의 상상을 뛰어 넘었다. 지금까지 한류 열풍을 선도하는 아이돌 그룹들은 많이 있었으나, 북미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적을 거둔 한국 아이돌은 방탄소년단이 최초였다. 이들은 'DNA', 'MIC DROP(Remix Ver)'를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진입시켰으며, 엘렌 드 제네러스의 토크쇼를 한국 가요 프로그램처럼 만들었다.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에서는 엔딩 무대 바로 직전에 공연하면서 팬들을 열광시켰다.

그들에게 열광하는 팬들의 모습은 '에드 설리반 쇼'에서 비틀즈를 목도한 소녀팬들과 다를 것 없어 보였다. 영화 <베이비 드라이버>의 주인공 안셀 앵고트가 여느 팬과 다를 것 없는 표정으로 이들의 공연을 촬영하는 모습 역시 인상적이었다. 최근 방탄소년단은 빌보드가 뽑은 올해의 Top 10 아티스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방탄소년단은 다른 케이팝 그룹들이 가 보지 못 한 전인미답의 영역을 개척하는 중이다.

6. "내 마음속에 저장" 올해도 순항한 <프로듀스 101>

 워너원의 첫 번째 앨범은 발매 첫 주에 40만 장의 판매량을 올렸다.

워너원의 첫 번째 앨범은 발매 첫 주에 40만 장의 판매량을 올렸다. ⓒ YMC 엔터테인먼트


2016년을 '픽미' 열풍으로 기억하는 사람들이라면, 올해를 '나야 나'와 함께 기억하지 않을까? Mnet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아래 <프듀>)는 지난 시즌을 초월하는 화제성을 자랑했다. 열한 명의 소년 워너원(윤지성, 하성운, 황민현, 옹성우, 김재환, 강다니엘, 박우진, 이대휘, 라이관린, 배진영, 박지훈)은 방탄소년단, 엑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팬덤을 형성했다. 펜타곤의 후이가 선사한 데뷔곡 '에너제틱'은 발매와 동시에 주요 음원 차트 1위에 올랐으며, 이들의 첫번째 앨범 < 1X1=1(TO BE ONE) >은 단 1주일만에 40만 장이라는 음반 판매고를 올렸다. 아이돌 그룹의 데뷔 앨범으로서는 가장 높은 기록이다. 팬들에게는 2년이라는 짧은 활동 기간이 야속하게 느껴질 뿐이다.

워너원 외에도 <프듀> 시즌2는 많은 인기 가수들을 배출했다. 정세운과 사무엘은 솔로 가수로서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프로젝트 그룹 JBJ도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워너원에 합류한 민현 외의 4명으로 이루어진 뉴이스트W도 높은 음반 판매량을 기록했다. <프듀> 시리즈의 흥행은 다른 방송사들에게도 자극을 줬다. JTBC는 YG와 손을 잡고 <믹스나인>을, KBS 2TV는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을 론칭했다. 그러나 <프듀>만큼의 화제성을 얻지는 못했다.

7. 걸그룹들의 잇단 해체

 원더걸스의 마지막 팬송 '그려줘'

원더걸스의 마지막 팬송 '그려줘' ⓒ JYP 엔터테인먼트


영원히 정상에 머물 것 같았던 걸그룹들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2014년 정규 앨범 < Crush > 이후, 오랜 공백기를 가졌던 2NE1이 공식적으로 해체 소식을 알렸다. 멤버 산다라 박은 2NE1의 노래 제목들을 엮어 쓴 편지로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소녀시대와 함께 2000년대 후반 걸그룹의 상징이었던 원더걸스 역시 지난 2월, 10년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팀의 멤버였던 선미와 예은(핫펠트)이 JYP의 계약을 마쳤기 때문이다. 2015년 컴백 이후, '밴드 원더걸스'로 성공적인 변신을 했던 이들이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팀 해체 이후 선미는 '가시나'를 히트시키며 솔로 가수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굳혔고, 예은 역시 아메바컬처에서 자신의 음악적 지향점을 부지런히 쫓고 있다.

'Shake It', 'Touch My Body', 'Loving U' 등 많은 히트곡을 내며, 여름을 상징했던 걸그룹 씨스타는 6월 4일, SBS <인기가요>를 마지막으로 작별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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