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빛 내 인생>의 등장인물들. <황금빛 내 인생>은 소현경 작가의 전작 <내 딸 서영이>를 연상시킨다. 특히 아버지 역을 두 드라마에서 모두 맡은 천호진씨의 연기가 돋보인다.

<황금빛 내 인생>의 등장인물들. <황금빛 내 인생>은 소현경 작가의 전작 <내 딸 서영이>를 연상시킨다. 특히 아버지 역을 두 드라마에서 모두 맡은 천호진씨의 연기가 돋보인다. ⓒ KBS2


KBS 2TV 주말극 <황금빛 내 인생>이 지난 10일 방송에서 마침내 41.2% (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하며 꿈의 40%대 시청률을 기록했다.

황금빛은 소현경 작가가 <내 딸 서영이> 이후 5년 만(첫 방송일 기준)에 KBS 2TV 주말극으로 컴백한 작품이다. 그러다 보니 <황금빛>은 전작 <서영이>와 여러모로 비슷한 면이 있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과연 어떤 측면에서 황금빛과 서영이는 닮았을까? 그리고 차이점은 무엇일까?

[유사점 1] 여주인공의 아버지에 대한 반감 또는 거리감 

<서영이>에서 여주인공 서영(이보영 분)은 도박에 빠져 경제적으로 무능하고 가정에 소홀한 아버지 삼재(천호진 분)에 대해 큰 적개심을 가지고 있다. 결국 절교를 선언하고 자신만의 길을 가려고 한다. 아버지는 개과천선하고 새로운 사람이 되어 열심히 살아가지만, 서영은 아버지를 부정하고 반감을 가진다. 이는 드라마 막판까지 유지된다.

<황금빛>에서도 아버지로 등장하는 천호진(서태수 역)은 <서영이>에 이어 <황금빛>에서도 친딸에게 버림을 받는다. 그래도 <황금빛>에서는 가정적인 아버지였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문제는 역시 경제적 어려움이었다. 이 어려움은 조금 다른 측면이 있는데, 태수는 정말 열심히 삶을 사는 인물이다. 사업도 한때 번창했지만 부도를 맞으며 가정도 어려워진 것이다.

<서영이>에서 그랬던 것처럼 여주인공 지안(신혜선 분)도 자신의 꿈인 조각가를 포기한다. (서영이는 의사가 되는 꿈을 포기했다.) 어느 사이인가 지안의 마음에는 아버지에 대한 불만이 (경제적인 측면에서) 쌓이고 있었다. 부모의 백으로 낙하산으로 자신의 자리가 되어야 할 정직원 자리를 차지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며 아버지에 대한 원망의 마음도 가지게 된다.

재벌가의 잃어버린 딸(사실은 가짜였지만)로 재벌가로 들어가려고 할 때, 태수에게 쏘아붙이듯 말할 때도 아버지 태수의 경제적 무능력에 대한 원망의 마음을 드러내기도 한다.

지수가 친딸로 밝혀지면서 자살시도까지 한 끝에 어렵사리 다시 마음을 다잡지만, 자신의 앞에 나타난 아버지를 보고는 뒷걸음치는 지안이었다. 도경에게 피를 토하듯이 "내가 (아버지를) 만나기 싫은데 왜 알려줬느냐"고 소리치며, 지안은 아버지에 대해 일종의 거부감마저 표시한다.

이렇게 <서영이>와 <황금빛>은 여주인공의 아버지에 대한 반감 또는 거리감의 표현이 드라마 전면에 나온다.

 <내 딸 서영이>에서 아버지 삼재에게 반감(적개심에 가까운)을 드러내는 서영이(사진 위). <황금빛 내 인생>에서 아버지 태수를 마주하고 뒷걸음 치는 지안(사진 아래). 두 드라마 모두 아버지와 딸 사이의 관계는 틀어져 있다.

<내 딸 서영이>에서 아버지 삼재에게 반감(적개심에 가까운)을 드러내는 서영이(사진 위). <황금빛 내 인생>에서 아버지 태수를 마주하고 뒷걸음 치는 지안(사진 아래). 두 드라마 모두 아버지와 딸 사이의 관계는 틀어져 있다. ⓒ KBS2


[유사점 2] 주된 테마는 거짓말?

<서영이>에서 여주 서영은 아버지가 있는 것을 남편인 우재(이상윤 분)와 시댁에 거짓말로 없다고 돌아가셨다고 속인다. 시댁에서 아버지 제사까지 지내주는데 이를 마주한 서영은 실신까지 한다. <서영이>에서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거짓말은 나중에 밝혀지며 극 후반까지 가장 큰 갈등을 만드는 요인이었다.

<황금빛>에서도 거짓말이 모든 것을 틀어지게 만든다. 이번에 거짓말을 하는 대상은 어머니 양미정(김혜옥 분)이다. 바로 자신의 딸인 지안을 재벌가의 친딸로 속이는 거짓말을 한 것이다. 이로 인해 여주 지안은 온갖 고초를 겪으며 이루 말 못 할 마음고생을 하고 급기야는 자살까지 시도한다. (여주 지안이 적개심을 드러내야 할 대상은 어머니가 아니었을까?)

두 드라마에서 거짓말은 주된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그것이 밝혀지며 인물 사이의 관계도 파국이 생기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이 그려지는 것이다.

[유사점 3] 여주, 완벽한 남주와 조력남 사이 애매한 삼각관계
  
여타 드라마가 그렇지만 <서영이>나 <황금빛>에서 남자 주인공은 '완벽남'으로 그려진다. 둘 다 재벌가의 상속자 신분이고 큰 키에 잘생긴 얼굴까지 무엇 하나 빠진 게 없는 인물이다. 그런 완벽남이 여주인공에게 집착에 가깝게 달려든다.

또 여주를 돕는 남주 못지 않은 조력남이 있다. <서영이>에서 대학교 동창이자 서영이를 짝사랑했던 성태(조동혁 분)는 멋진 사진 작가로 서영이 앞에 나타나, 우재와 헤어지고 힘들어하는 서영을 많이 위로해준다.

<황금빛>에서도 지안의 고등학교 동창이자 지안을 짝사랑했던 (지금도 하고 있을) 혁(이태환 분)이 나온다. 인테리어 쇼핑몰을 직접 운영하는 젊은 사업가이기도 한 능력자다.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드라마 초반부터 여러 방면에서 지안을 돕는다. 언제든지 연락하면(비가 내리는 새벽이라도) 지안을 데리러 가기도 하고, 지안이 자포자기한 채 어촌잡부로 일하고 있을 때도 지안을 설득해 같이 돌아온다. 거기다 자신의 목공소에서 일하게 해 지안이 삶의 활력을 찾게 만든다.

하지만 두 드라마 모두 확실한 삼각관계는 아니다. 조력남은 도와주기는 하지만 드러내놓고 자신의 마음을 여자 주인공에게 표현하지 않는다. 무게추가 주인공 남녀에 기우는 이러한 애매한 삼각관계가 드라마에서 그려지는 것이다.

[차이점 1] 남녀 주인공 선택이 가져오는 결과

전작인 <서영이>에서 남주 우재는 서영을 선택하는 것 대신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아버지의 기업으로 들어가게 된다. 한편 <황금빛> 31회 예고편에서 남주 도경은 정략결혼을 포기하고 지안을 선택해 후계자 지위를 버릴 수도 있다는 모습이 나온다.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선택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 다른 점이다. 어찌 됐든 남주의 지독한 집착에 가까운 여주를 향한 사랑이 그 원인일 터이다.

[차이점 2] 재벌가 후계 다툼의 양상

<황금빛>은 <서영이>보다 재벌가의 후계에 대한 문제가 복잡하게 나온다. 즉, 전작 <서영이>의 후계는 우재나 동생들만 나온다면 (우재 말고는 여동생, 남동생 둘 다 사업에 별로 관심이 없다.) <황금빛>에서는 해성그룹의 후계구도로 인한 보이지 않는 치열한 대결이 나온다. 바로 해성가의 두 딸 노명희(나영희 분)와 노진희(전수경 분)가 대립하며 그 자식들까지 후계구도 싸움의 도구로 이용되는 것이다.

해성그룹의 회장인 노양호(김병기 분)는 두 딸을 경쟁시키며 후계구도를 저울질 하고 있다. 현재는 큰 딸 명희의 손을 들어주고 외손자인 도경을 후계자로 생각하고 있지만, (도경의 아버지 부회장 재성(전노민 분)을 건너 뛰고) 도경이 그룹의 사세 확장에 도움이 될 정략결혼을 포기한다면 후계 구도를 다시 검토할 것이다. 자신의 뜻과 다른 일탈은 용서치 않는 독재자에 가까운 모습을 한 노양호 회장에게는 가족보다 해성그룹이 먼저인 것이다.

 <황금빛 내 인생>에서 서로 다른 사랑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인물들. (좌에서 우, 위에서부터 아래로) 지안과 지수를 도와주는 우혁과 우혁을 짝사랑하는 지수. 장남 콤플렉스 지태와 아내 수아. 재벌가 따님에게 실제 세상을 알려주는 지호와 재벌가 아가씨 서현. 다시 만난 첫사랑 남구와 우희.

<황금빛 내 인생>에서 서로 다른 사랑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인물들. (좌에서 우, 위에서부터 아래로) 지안과 지수를 도와주는 우혁과 우혁을 짝사랑하는 지수. 장남 콤플렉스 지태와 아내 수아. 재벌가 따님에게 실제 세상을 알려주는 지호와 재벌가 아가씨 서현. 다시 만난 첫사랑 남구와 우희. ⓒ KBS2


[차이점 3] 변수가 생길 수 있는 조연들의 설정

<황금빛>에서 조력남의 등장이 <서영이>보다 빠르다는 것은 앞에 언급했다. 거기에 여주 지안의 가짜동생인 지수(서은수 분)가 얽혀 있다. 즉, 지수가 조력남 혁을 짝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지수의 서툴고 애틋한 짝사랑의 모습은 극에서 초반부터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 혁을 보면 얼굴조차 제대로 못 볼 정도로 부끄러워했던 지수다. 정말 조력은 타고 난 듯하다. 여주뿐만 아니라 지수를 많이 챙긴다. DIY 가구를 대신 맞춰주기도 하고, 빵 가게 앞에 정신을 잃고 쓰러진 지수를 구해주기도 한다.

지수의 마음을 알고 있는 듯한 혁은 현재 지수가 기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람일 수 있다. (지수는 자신을 지안으로 분장시켜 40년 창립기념회에서 소개시키려 한 것으로 인해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자신의 진짜 집으로 들어갔지만 가족들은 너무 낯설고 멀기만 하다.) 서양 속담에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말이 있다. 이를 거꾸로 말하면 '눈에 잘 띄면 마음에서도 가까워진다'로 볼 수 있다. 눈앞에서 자주 보이고 챙기게 되는 지수에 대한 혁의 마음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도 지켜볼 만하다.

N포 세대로 그려진 지태(이태성 분)는 자신의 흙수저 삶을 자식에게 물려주기 싫다며 수아(박주희 분)와의 결혼을 포기하려 한다. 사실 지태의 삶은 처음부터 흙수저가 아니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원하는 대학에 들어갔고 어학연수까지 다녀왔다. 그러다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가세가 기울면서 흙수저의 삶을 살게 된 것이다. 어찌 보면 가난의 대물림인 흙수저의 전형은 아니다. 수아와의 결혼을 한 뒤 집에 들어와 살고 있지만, 아버지에 대한 원망의 마음이 큰 듯하다. 지안의 재벌가 가짜 딸 사건이 드러나면서 해성그룹의 해코지를 걱정하며 이를 피하고자 이민까지 알아보기도 한다. 아버지 태수의 입장에서는 서운하기만 하다. 부자는 집에서 마주칠 때마다 감정의 다툼을 하는 상황이다. 서영에서 아들 상우(박해진 분)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삼재와는 다른 모습의 부자 사이인 것이다. 

재벌가의 딸로 철저히 교육받아온 서현(이다인 분)의 억압된 삶에서 유일한 일탈은, 가발을 쓰고 변장한 채 나이트클럽에서 추는 춤이었다. 연애에 쑥맥인 서현은 자신의 운전 기사에게 반하지만, 부부사기단인 그에게 수억의 돈을 뜯길 위기에 처하게 된다. 지안의 동생인 지호(신현수 분)는 서현을 부부사기단에게서 구해낸다. 그리고 서현에게 진짜 세상을 보여준다.

서현은 지호 덕분에 난생처음 볼링을 치고, 길거리 음식을 먹고, 한강에서 배달 음식까지 먹어본다. 지수에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혁이라면, 서현에게는 지호가 있는 것이다. 서현-지호의 아기자기한 관계는 자칫 무겁기만 한 극에서 활력소와 같은 역할을 한다. 현재 드라마에서의 비중은 크게 없지만 앞으로 이 둘의 관계가 (서현이 재벌가 딸이기 때문에 만약 관계가 진전된다면 또 다른 갈등요인이 될 수 있다.) 어떻게 진행될지도 궁금하다.

혁의 누나 선우희(정소영 분)와 강남구(최귀화 분)의 애절한 사랑도 이 드라마의 감초 같은 부분이다. 희는 남편의 가정폭력으로 아이를 유산하고 이혼한 아픔을 가지고 있다. 대학생 시절 학교 앞에서 호떡 장사를 하던 남구와 사랑에 빠지지만 반대에 부딪쳐 원치 않는 결혼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 뒤 자신의 앞에 다시 나타난 남구로 인해 삶의 활력을 되찾지만 남구를 밀어내기만 한다. 이 둘의 사랑이 이루어질지도 드라마를 흥미롭게 할 한 요인이다.

<서영이>와 <황금빛>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살펴보았다. 이 외에도 찾아본다면 여러 가지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이 있을 것이다. <서영이>가 경이로운 시청률 47.6%(닐슨코리아 제공)을 기록 했듯이, 시청률 40%를 넘겨 순항 중인 <황금빛>. <서영이>를 뛰어넘는 시청률을 기록할지 주말 극장을 향한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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