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18 V리그 여자배구... 양효진(190cm)-엘리자베스(189cm) 선수

2017~2018 V리그 여자배구... 양효진(190cm)-엘리자베스(189cm) 선수 ⓒ 박진철


여자배구 인기가 갈수록 상승세다.

지난 10월 개막한 도드람 2017~2018시즌 V리그가 어느덧 3라운드에 접어들었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겨울 스포츠의 꽃' 프로배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특히 프로 스포츠의 흥행 지표인 TV 시청률에서 지난해보다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케이블TV에서 일부 초대박 프로그램은 10%를 넘기도 하지만, 대개의 경우 1%를 흥행 대박의 기준으로 삼는다.

한국배구연맹(KOVO)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남자배구의 2라운드 경기당 평균 시청률(닐슨코리아 기준)은 0.95%로 나타났다. 1라운드의 0.73%보다 크게 상승한 것이다.

여자배구도 마찬가지다. 1라운드 평균 시청률은 0.72%였다. 2라운드는 0.85%로 급등했다.

지난 시즌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남녀 모두 큰 폭의 상승세다. 지난 시즌 2라운드의 경우 남자부 평균 시청률은 0.77%였고, 여자부는 0.71%를 기록했다.

'비슷한 조건' 일요일 경기... 여자배구, '남자배구 추월' 속출

특히 여자배구는 가장 시청률이 높았던 2014~2015시즌과 똑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14~2015시즌의 경우 여자부 전체 라운드 평균 시청률은 0.77%를 기록했다. 남자부의 전체 라운드 최고 평균 시청률은 2015~2016시즌에 기록한 1.07%다.

올 시즌 1~2라운드 흐름과 최근 여자배구 인기도를 감안하면, 2017~2018시즌 여자배구는 V리그 출범 이후 최고의 평균 시청률을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여자배구가 평일에는 취약 시간대인 오후 5시에 경기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현상이다.

남자배구와 시청률 비교에서도 상당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남자배구와 여자배구의 경기 시간대가 비교적 불균형이 적은 일요일의 경우, 여자배구 시청률이 남자배구를 추월한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지난 11월 26일(일요일)에 펼쳐진 남자부 KB손해보험-한국전력 경기의 시청률은 0.94%였다. 이어 벌어진 여자부 현대건설-KGC인삼공사 경기의 시청률은 1.17%가 나왔다.

지난 10일(일요일)도 마찬가지였다. 남자부 삼성화재-한국전력은 0.93%, 여자부 흥국생명-KGC인삼공사는 1.07%를 기록했다. 여자배구의 독자적 시청자층이 만만치 않다는 방증이다.

여자배구 판도, '3강 3약' 재편 조짐

올 시즌 여자배구 인기 상승은 국가대표팀의 국제대회 선전과 대중들의 관심도 증가, 각 팀별로 스타 선수의 고른 분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국제대회에서 여자배구의 인기는 세계 최고 선수인 '김연경 효과'가 큰 부분을 차지하긴 하지만, 1970~80년대 르네상스 시기를 방불케 할 정도였다.

그러나 불안 요소도 있다. 라운드가 진행될수록 전력평준화가 무너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상위팀과 하위팀 간의 성적과 경기력 차이가 점점 커지고 있다.

남자부의 경우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이 치열한 1위 싸움을 하고 있는 가운데, 대한항공, KB손해보험, 한국전력 등 중위권 팀들도 무서운 기세로 선두권을 위협하고 있다.

반면, 여자부는 '3강 3약'으로 재편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현대건설, IBK기업은행은 3강권을 형성하며 선두 싸움에 돌입했다. 그러나 KGC인삼공사, GS칼텍스, 흥국생명은 상위권과 간격이 벌어지고 있다.

여자배구가 역대 최고의 시청률과 흥행 기록을 세우기 위해서는 '하위팀의 반란'이 필요한 상황이다.

도로공사, '최초 우승' 주목... 흥국·인삼, 외국인 '동병상련'

지난 시즌 최하위 팀인 도로공사의 '1위 질주'는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해주고 있다. V리그 여자부 6개 구단 중 유일하게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없는 팀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어느 해보다 야심차게 준비했고 각오도 남달랐다. FA 기간 동안 기존 주전 멤버들을 모두 붙잡았고, 최대어인 박정아(25세·187cm)까지 영입했다. 구단과 홈 팬들의 기대감도 최고조다.

반면,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 팀인 흥국생명, 플레이오프(PO)에 진출한 인삼공사, 계속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GS칼텍스는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흥국생명은 외국인 선수 교체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얼마나 빨리 만회하느냐가 관건이다.

지난 10일 4연패에서 탈출했지만, 대체 외국인 선수 크리스티나(26세·189cm)의 경기력과 팀의 반등 여부는 더 지켜봐야 한다. 오는 14일 현대건설전 승패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KGC인삼공사는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알레나(28세·190cm)의 무릎 부상 여파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알레나는 부상 이후 공격 결정력과 점프력 등이 현저히 떨어졌다. 알레나의 공격력이 반감되자, 인삼공사는 1위를 질주하던 현대건설을 세트 스코어 3-0으로 완파했던 기세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이후 내리 3연패를 당했다. 그것도 한 세트도 따내지 못했다. 알레나의 부상 회복과 국내 선수의 득점력 제고가 절실한 상황이다.

'스피드 배구'와 멀어지는 GS칼텍스

올 시즌 '스피드 배구'를 선언했던 GS칼텍스는 정작 스피드 배구와 멀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경기력도 떨어졌다.

GS칼텍스는 시즌 첫 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에 승리할 때만 해도 기존 팀들과 차원이 다른 '스피드 배구'를 선보였다.

그러나 최근 GS칼텍스의 경기력은 스피드 배구와 한참 거리가 있다. 특히 강소휘(21세·180cm)와 표승주(26세·182cm) 등 주전 레프트 공격수가 후위로 갈 때 수비 전문 선수와 교체해서 코트 밖으로 나가는 경우가 빈번해지고 있다.

이는 스피드 배구의 핵심을 제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스피드 배구는 공격수 전원이 전위와 후위를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공격에 가담하는 '토털 배구'를 기본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다. 단순히 세터의 토스나 공격수의 플레이가 빠르다고 해서 스피드 배구라고 말하지 않는다.

특히 레프트 공격수 2명은 똑같이 서브 리시브, 디그 등 수비 능력은 물론, 언제든지 강력한 '파이프 공격'(중앙 후위 시간차)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파이프 공격은 스피드 배구의 핵심 옵션이다.

그런데 GS칼텍스는 레프트 주 공격수가 후위로 가면 리베로나 수비 전문 선수와 수시로 교체하고 있다. 문제는 서브 리시브 강화를 위해 교체한 효과가 별로 크지 않다는 점이다. 교체해서 들어온 선수들의 수비력이 썩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 불안한 경우도 있다.

결국 후위 공격 옵션을 제거한 상태에서 상대 팀의 방어만 편하게 만들어준 격이 됐다. 강력한 블로킹 벽을 뚫어낼 능력을 가진 공격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 외국인 선수인 듀크(33세·180cm)도 그럴 목적으로 선택한 선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최근 2경기에서 연속 완패를 당한 GS칼텍스의 경기력은 '이도 저도 아닌' 배구가 보여주는 혼란상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다. 신선한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했던 '차상현표 스피드 배구'가 빛이 바래지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GS칼텍스는 연패 탈출을 고민하기 전에, 스피드 배구를 제대로 시도할 것인지부터 재정립하는 게 우선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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