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판타스틱4>와 <판타스틱4: 실버 서퍼의 위협>의 경우, 배급은 이십세기폭스 사가 맡았지만 제작 판권은 따로 있었다.

영화 <판타스틱4>와 <판타스틱4: 실버 서퍼의 위협>의 경우, 배급은 이십세기폭스 사가 맡았지만 제작 판권은 따로 있었다.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최근 디즈니가 이십세기폭스의 영화와 TV 파트를 400억 달러에 인수하기 직전이란 보도가 끊이질 않았다. 따라서 <엑스맨> 프랜차이즈에 대한 MCU(Marvel Cinematic Universe) 편입 전망도 밝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판타스틱4>의 판권도 디즈니가 회수할 수 있는 것처럼 일부 보도가 되고 있으나 <스크린랜트>의 보도에 따르면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영화 <판타스틱4>의 판권이 이십세기폭스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널리 알려진 대로 <스파이더맨>의 판권은 소니 픽처스가 가지고 있으며, <엑스맨>과 <데어데블>의 판권은 20세기 폭스가 그리고 <헐크>는 유니버설이 판권을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판타스틱 4>의 판권의 보유자는 의외로 독일의 콘스탄틴 필름(Constantin Film)이다.

많은 이가 <판타스틱4>의 판권을 폭스가 가지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데, 이는 2005년과 2015년에 제작된 <판타스틱4>의 배급을 20세기 폭스가 맡았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콘스탄틴 필름이 공동제작에 참여했었다.

<판타스틱4>의 영화 판권이 판매된 것은 마블의 경영이 악화했던 1980년대에 벌어졌다. 1986년 마블의 수장 스탠 리는 독일의 영화제작자 베른트 아이힝거(Bernd Eichinger)에게 <판타스틱4>와 <실버서퍼>의 영화제작 판권을 불과 25만 달러에 넘겼다. 판권 유지조건은 1992년까지 영화제작에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판권 유지를 위해 만들어졌던 로저코먼의 저예산 1994년 작 <판타스틱4>.

판권 유지를 위해 만들어졌던 로저코먼의 저예산 1994년 작 <판타스틱4>. ⓒ 콘스탄틴 필름


당시에도 4000만 달러 이상 거액의 제작비가 필요했던 <판타스틱4>의 영화제작은 쉽지 않았다. 결국, 베른트 아이힝거는 당시 B급 무비를 주로 만들었던 로저 코먼 감독에게 영화 제작을 의뢰하여 저예산으로 <판타스틱4>를 제작했다. 이는 철저히 판권 유지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영화는 아예 개봉도 하지 못했다. 이 영화의 개봉을 막은 것은 다름 아닌 마블 스튜디오의 공동 창업자 아비 아라드이다. 원래 로저 코먼의 <판타스틱4>는 1994년 1월 개봉을 앞두고 있었으나, 아비 아라드가 베른트 아이힝거로부터 영화를 사서 보지도 않고 전량 폐기했다고 한다. 이유는 영화의 개봉이 마블과 <판타스틱4>의 브랜드 이미지에 심각한 피해를 줄 것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스탠 리는 <엑스맨>과 <판타스틱4>의 판권을 반드시 회수하겠다고 말했었다. 자신이 30년 전 불과 25만 달러에 팔았던 <판타스틱4>의 영화 판권을 얼마에 되찾아 오게 될지 궁금해진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판타스틱4 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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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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