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즈 러너> 시리즈의 딜런 오브라이언과 마이클 키튼 그리고 테일러 키취 등이 출연한 <어쌔신 비기닝(원제: American Assassin)>이 지난 7일 개봉했다. 감독은 미드 <덱스터>와 <홈랜드>를 연출한 적 있는 마이클 쿠에타이며 영화는 빈스 플린의 소설<아메리칸 어쌔신>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미국 청년 미치 랩(딜런 오브라이언)은 스페인 이비자 해변에서 사랑하는 여자친구 카트리나(샤롯 베가)에게 프로포즈 하던 날 이슬람 무장단체에게 그녀를 잃고 만다. 18개월 후 약혼녀의 복수를 위해 이슬람 무장단체에 접근하고 복수를 목전에 두었지만 고대하던 복수는 CIA에게 넘겨주게 된다.

그의 복수심과 재능을 지켜보던 CIA의 부국장 아이린(산나 라단)은 그를 CIA로 스카우트하고 CIA의 최고 교관 스탠 헐리(마이클 키튼)의 트레이닝을 받게 한다. 그리고 핵폭탄의 주원료인 플루토늄이 15kg이나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하고, 그 중심에 고스트(테일러 키취)란 테러리스트가 있음을 알게 된다. 이에 미치는 헐리의 지휘 아래 고스트를 추적하는 작전에 투입된다.

화려한 액션, 삐걱거리는 스토리

 어쌔신 비기닝 스틸 샷

어쌔신 비기닝 스틸 샷 ⓒ 이수C&E


'첩보 스릴러 액션' 영화를 표방하고 있는 이 작품은 주짓수를 활용한 화려한 액션 시퀀스를 제외하면 목표한 바를 이루고 있지 않다. <가을의 전설>로 유명한 에드워드 즈윅등 4명의 작가진에 의해 완성된 스토리는 실망스럽다. 극의 진행 경로는 예상 범위를 크게 벗어나질 못하고 있으며, 스크린에는 클리셰로 처리된 장면들로 채워져 있다.

게다가 군데군데 내러티브의 약점까지 보이고 만다. 한밤중이라지만 호텔에서 총격전이 벌어졌는데 호텔직원을 비롯하여 투숙객까지 아무도 알아채는 사람이 없다. 또한 대낮에 차량을 강탈해 갔는데 어찌 된 게 추적하는 경찰 하나가 없다.

여기에 미치의 파트너로 나오는 '아니카'(시바 네가르)는 여성특수요원의 매력을 발산하기보다는 안타깝게도 계속 붙잡히기를 반복하고 프로답지 못한 선택을 하는 등 '여성 캐릭터의 가장 안 좋은 예'에 근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쌔신 비기닝>속에는 스파이물 특유의 첩보상 볼거리도 거의 전무한 상태로 < 007 >과 <미션임파서블> 그리고 <본> 시리즈에 익숙한 관객들에 기대치를 따라잡기에 많이 부족하다. 영화는 CIA의 세밀한 트레이닝 장면과 후반부 바다에서 발생하는 핵폭발 장면을 제외하면 그다지 인상적인 장면을 찾아보기 어렵다.

<어쌔신 더 비기닝>은 빈스 플린 (Bince Flynn)이 쓴 15편의 소설 속 주인공인 미치 랩 (Mitch Rapp)을 처음으로 다룬 작품으로 잠재적으로 새로운 프랜차이즈의 시작을 알리는 작품이다. 실제로 CBS 필름은 미치랩 시리즈의 8번째 작품인 'consent to kill'의 판권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영화는 북미에서 9월 15일에 개봉하여 3624만 달러를 벌어들이는 데 그쳤으며 전 세계 흥행성적도 현재 6천만 달러를 조금 넘은 수준으로 의도와는 달리 '비기닝'에 그칠 확률이 높아 보인다. 참고로 영화의 제작비는 3300만 달러였다.

이야깃거리

영화의 주인공 미치 랩 역에 처음 캐스팅된 사람은 '토르'로 유명한 크리스 햄스워스이다. 하지만 스케줄 문제로 하차했고 후에 딜런 오브라이언이 캐스팅되었다. 제라드 버틀러, 콜린 파렐 그리고 매튜 폭스 등이 미치 랩 역에 고려되기도 했었다. 마이클 키튼이 맡은 스탠 헐리 역에는 브루스 윌리스가 거론되기도 했었다.

영화 후반에 등장하는 미 해군함선의 이름이 'U.S.S. Flynn'인데 이것은 원작자인 '빈스 플린'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원작 소설에서 미치 랩의 여자친구는 실제 1988년 12월에 벌어졌던 판암 항공기 103편 폭발 테러사건으로 희생된 것으로 나오지만, 영화에선 이슬람 무장단체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나온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어쌔신 비기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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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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