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메크모> 중 모금산 스틸컷

영화 <메크모> 중 모금산 스틸컷 ⓒ ㈜인디스토리 INDIESTORY Inc.


어느새 은은한 조명 아래 가족, 혹은 연인과 함께 달달한 음식을 먹으며 따뜻한 영화나 공연으로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시기가 돌아왔다. 이제 곧 크리스마스인 것이다. 현란한 총천연색의 화면과 쿵쾅거리는 소음 속에서 벗어나고 싶을 분들을 위해 따뜻한 신작 영화 한 편을 소개하고자 한다. 무심한 듯 다정하면서 웃음과 미소가 있는, 어쩌면 대다수가 꿈꾸고 있을지 모를 잔잔한 행복을 담은 블랙코미디 영화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가 오는 12월 14일로 개봉을 앞두고 있다.

평범한 우리는 매일 똑같은 일상을 살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고, 늦은 오후 피곤한 몸을 이끌며 집으로 돌아오는, 그야말로 쳇바퀴같은 삶. 어릴 적 꾸었던, 이제는 피식거리며 비웃음을 당할지도 모를 꿈 한 자락을 몰래 가슴 속 깊이 간직한 채, 그렇게 현실을 살고 있다.

영화에도 우리와 같은 삶을 살고 있는 한 사람, 바로 주인공 모금산이 등장한다. 홀로 매일 고독과 마주해야 하는 중년의 주인공 '모금산'은 무심하게 주변 사람을 대하고, 묵묵히 출근과 퇴근을 반복한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일상에 아주 큰 변화가 찾아오게 된다. 우울과서글픔, 그리고 체념의 단계가 지나가고, 그는 평생의 꿈이었던 영화 제작에 뛰어든다. 아들에게 도움을 받고 낡고 오래된 카메라를 활용해 영화를 완성하기로 결심한 것. 꽁꽁 쌓아놨던 열정을 다시금 내뿜은 주인공 모금산은 인생의 마지막을 그렇게 불태우고 있었다.

임대형 감독은 일상을 보여주는 쇼트들을 반복 등장시켜, 화면 속 주인공들의 성격과 행동에 대한 정보를 아주 쉽게 관객들에게 전달했다. 또한 그들의 일상을 묵묵히지켜 보지만, 주인공들의 삶을 침범하지 않는 카메라의 움직임 또한 영화와 굉장히 잘 어울렸다.

작품 속 모금산과 그의 아들은 단 하나의 오래된 카메라로만 영화를 찍기 때문에, 감독은 영화 속 영화 퀄리티의 능숙함과 어리숙함 사이에서 오래 고민했다고 한다. 또 전통적인 슬랩스틱 코미디의 방식에 따라 미디엄 숏까지만 사용했다고 한다.

 영화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모>포스터

영화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모>포스터 ⓒ ㈜인디스토리 INDIESTORY Inc.


감독은 주인공 모금산의 직업이 이발사인 이유 또한 직접 밝혔다. 감독은 자신의 부친 직업이 이발사였기 때문에 그 직업을 선택했다고 했다. 또한 영화 속 음악이 굉장히 눈길을 끌었다. 클라이맥스 부분을 위해 영화의 초중반부까지 배경음악을 아끼고 또 아끼는 듯해 마지막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 되었다. 그로 인해 영화 속 절정의 순간이 더더욱 빛을 뿜어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인디계의 유명한 하헌진 뮤지션이 이 영화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그는 이 영화로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열혈스테프상, 그리고 제1회 사이판국제영화제에서는 음악상을수상함으로서 음악감독으로서의 데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배우들의 열연 또한 영화를 돋보이게 만들었다. 임대형 감독은 VIP 시사회에서 주인공 모금산 역 배우로 기주봉씨 이외에는 생각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영화를 직접 본 사람이라면 정말 마음 속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말이다. 중년의 고독과 체념 그리고 현실을 살기 위해 묻어둔 꿈을 끝내 이루기까지의 여정은 관객들의 가슴에 잔잔히 파고들 것이다. 자신만의 채플린을 기가 막히게 보여준 기주봉 배우를 뒤로하고, 뮤지컬 <원스>의 오정환 배우가 아들인 스데반 역을, <죄 많은 소녀>의 고원희 배우와 전여빈 배우가 각각 예원과 자영역을 맡아 열연했다.

또 이 영화는 개봉 전 수많은 국내·국제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기도 하다.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제42회서울독립영화제, 제21회 카를로비바리국제영화제, 제10회 프랑크푸르트국제영화제, 제19회 부에노스아이레스국제독립영화제, 제22회 빌니우스국제영화제 등 수많은 영화제에 출품되었다.

"우리가 지나온 과거의 어떤 시간과 공간을 회복시켜보고 싶었다. 이제는 낡았거나 감상적이라고 외면 받는 중요한감정과 의식들을 복귀시켜 보고 싶었다. 그것들을 낭만이라고 호명해도 좋다"라던 임 감독의 말처럼,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는 낭만과 노스텔지어를 함께 담고 있는 보기 드문 매력을 가진 흑백 코미디 영화라고 생각한다.

오는14일 개봉을 앞둔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모>(일명:메크모)와 함께 따뜻한 연말을 보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임현진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13suje)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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