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SAFE 캠페인'을 진행한 지 올해로 3년 차가 됐다. SAFE 캠페인이란, 안전하고 쾌적한 야구장 환경을 조성하고 성숙한 관람 문화의 정착을 위해 다양한 안전관람 수칙을 공유하고 경기장 안전·보안규정을 팬들에게 알리는 야구 관람 안전 캠페인이다. 안전·보안 규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SAFE 캠페인 안전·보안 규정
주류 및 캔·병·1L 초과 PET음료 반입 제한(1L 이하 미개봉 비알콜성 PET음료에 한해 1인당 1개 허용)
관람객 1인당 가방 1개와 쇼핑백류 1개 지참 가능(이외의 가방, 상자·아이스박스 반입제한)

 SAFE 캠페인의 자세한 내용

SAFE 캠페인의 자세한 내용 ⓒ KBO


해당 캠페인이 시행되기 전부터 많은 팬들의 걱정과 원망 섞인 말들이 입을 오르고 내렸다. 하지만 시즌이 진행되면서 많은 진행요원들과 팬들의 도움으로 SAFE 캠페인은 비교적 순조롭게 진행이 되는 듯 했다. 성숙한 관람 문화 또한 자리 잡아가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일부 팬들이 규정을 지키지 않고 다른 팬들에게 피해를 주거나, 경기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일들이 일어났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10월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졌던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때를 들 수 있다. 팽팽했던 접전 끝에 연장 11회 초, NC 다이노스에게 경기의 분위기가 넘어간 상황이었다. 이때 관중석에서 페트병에 담긴 소주가 그라운드로 던져졌다. 소주의 경우 도수가 5도 이상이기 때문에 야구장에 반입이 불가하다. 해당 관객은 소주를 어떻게 들고 들어온 것일까?

위에서 언급했던 제한 물품들에 대한 검사는 입장할 때 게이트에서 주로 이루어진다. 검사가 진행되면서 반입 제한 물품들이 적발되었을 경우, 캔맥주는 종이컵에 부어갈 수 있게 하고 기타 물품들은 물품보관소에 맡기거나 폐기처분의 절차를 밟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반입 제한 물품들을 바지 사이, 양말 사이 등 신체 혹은 옷가지에 숨기는 경우가 더러 있다. 적발이 되더라도 힘으로 제압하여 억지로 물품을 반입하는 경우 또한 빈번하다. 야구장 앞의 노점상에서는 생수병에 소주를 넣어 팔기도 한다. 이를 적발하기 위해서는 진행요원이 생수병을 흔들어 회오리 또는 거품이 일어나는지 보아야 한다.

 수많은 관중들로 가득 찬 사직 야구장의 모습.

수많은 관중들로 가득 찬 사직 야구장의 모습. ⓒ 노하정


원정 팬의 경우, "우리 홈구장에서는 이렇게 진행하지 않는데 왜 내가 협조를 해야 하냐"며 도리어 화를 내면서 물품을 반입하는 팬들도 있다. "지난 경기를 보러 경기장에 왔을 때 어쩔 수 없이 협조를 했는데, 내가 KBO에 직접 전화로 물어보니 맥주 피처가 반입이 된다고 했다. 너네가 뭔데 제재를 하느냐"고 따지는 사람도 있다(맥주 피처는 1L라고 하더라도 비알콜성 PET음료가 아니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반입이 불가능하다). "SAFE 캠페인을 언제, 어디에 공지를 했냐, 나는 못 봤으니 지키지 않을 것이다"고 억지를 부리는 팬들도 많았다(앱을 통하여 예매를 진행한다면 캠페인에 동의를 해야 예매가 되고, 현장 예매를 진행한다면 경기장 외부 곳곳에 위치한 안내판들을 분명히 보았을 것이다). 이 모든 예시들은, 이번 시즌 필자가 직접 부산 사직구장에서 진행요원을 도우면서 겪었던 일이다.

부산 사직 야구장은 가장 SAFE 캠페인이 잘 지켜지는 구장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꼼꼼하게 검사를 하는 데도 이러한 일들이 항상 벌어진다. 이렇게 반입된 제한 물품들에 의해,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며 다른 팬들에게 피해를 주고, 경기에 지장을 주는 등의 피해가 생기는 것이다.

2015년부터 시행된 SAFE 캠페인은 이제 4년 차를 바라보고 있다. 연차가 늘어날수록 경기장 안전·보안규정을 지키는 사람들 역시 점점 늘어난다. 좀 더 성숙한 야구장 관람문화를 위해 팬들은 "나 하나 정도는 괜찮겠지"와 같은 안일한 생각을 버리고, 규정을 지키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다. KBO 또한 규정에 대한 홍보와 규정을 지키지 않았을 경우 가해지는 제재를 체계화시키고 구체화 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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