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종료후 보류명단에서 제외되며 방출의 칼바람을 맞게 된 고원준과 이재곤(사진 출처: 두산 베어스/롯데 자이언츠)

시즌 종료후 보류명단에서 제외되며 방출의 칼바람을 맞게 된 고원준과 이재곤(사진 출처: 두산 베어스/롯데 자이언츠) ⓒ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잠재력을 갖춘 투수 유망주는 시대를 불문하고 높은 가치를 가진다.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강력한 마운드 구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팀 마운드의 미래가 될 유망 자원은 집중 관리 대상이다.

올 시즌엔 젊은 투수들이 유독 두각을 드러냈다. APBC에 참가했던 롯데 박세웅이나 NC 장현식, KIA  임기영 같은 투수들을 꼽을 수 있다. 이 세 투수는 나이는 어리지만 소속 팀 마운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상당하다.

KBO리그의 미래로 주목받는 이들과 달리 시즌 후 보류명단에서 제외되며 방출의 아픔을 겪게 된 만년 유망주들도 있다. 7년 전 미래 에이스감으로 주목받았던 고원준(전 두산)과 이재곤(전 롯데)이 그 대상이다.

이들은 1군 데뷔 시즌이던 2010시즌에 나란히 신인왕 후보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만약 당시에도 APBC같은 연령별 대회가 있었다면 이들 역시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국제대회 마운드에 섰을 것이다.

롯데의 경우 이들의 방출에 복잡한 심경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롯데는 2011 시즌을 앞두고 넥센에서 고원준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당시 롯데는 고원준과 이재곤이 향후 10년간 팀 마운드의 기둥이 되어주기를 기대했다.

실제로 이재곤은 2011시즌 개막전 2선발로 출격했고 고원준은 마무리로 시즌을 시작했다. 아직 20대 초반에 불과하던 이들에게 걸었던 롯데의 기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이다.

 2010~11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인 고원준과 이재곤 (사진: 롯데 자이언츠)

2010~11시즌 최고의 활약을 보인 고원준과 이재곤 (사진: 롯데 자이언츠) ⓒ 케이비리포트


고원준의 경우 1군 첫 시즌인 2010년 당시 소속팀이던 넥센의 전력이 약해 승리(5승)를 많이 챙기지는 못했지만 131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4.12의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롯데로 이적한 2011 시즌에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맹활약했다. 개인 최다승인 9승을 거뒀고 ERA 4.19로 정규 리그 2위 달성에 힘을 보탰다.

이재곤 역시 1군 첫 해인 2010시즌 좋은 인상을 남겼다. 124이닝동안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하며 손민한과 조정훈이 이탈하며 공백이 생긴 롯데 선발진에 소금 같은 역할을 했다. 특히 이재곤의 활약은 시즌 중반인 6월부터 1군에 합류해서 거둔 성적이라 더욱 의미가 컸다. 이재곤의 가세로 힘을 얻은 롯데는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들은 20대 초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롯데 마운드의 미래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기대는 빗나가고 말았다. 2011시즌 완봉승을 두 차례나 거뒀던 고원준은 2012년 이후 심각한 구위 저하를 겪으며 부진에 빠졌다. 최고 140km 후반대 속구를 구사하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군 복무 중 토미존 수술을 받으며 재기를 노렸지만 과거의 구위를 되찾진 못했다. 결국 롯데의 미래로 기대받던 그는 2016 시즌 중 두산으로 트레이드 됐다. 이적 첫 해 1승을 거두긴 했지만 이후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며 보류명단에서 제외됐다.

이재곤은 구위보다는 잃어버린 밸런스가 문제였다. 2010시즌 이후 완벽한 풀타임 선발로 거듭나기 위해 커브를 장착하려 했던 것이 패착이 되고 말았다. 커브 장착에 실패했고 주무기 싱커의 밸런스마저 잃어버려 이후 제구력이 급격하게 흔들리고 만 것이다.

2011시즌 이후 이재곤은 단 한번도 6점대 이하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2012 시즌 이후로는 1군보다 2군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졌다. 팀에서는 과거의 모습을 떠올리며 꾸준히 기다렸지만 결국 그가 서른이 된 해에 보류명단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

고원준과 이재곤이 새로운 팀을 구했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은 아직 젊다. 내년 시즌 고원준은 만 28세, 이재곤은 만 29세로 이대로 선수 생활을 접기엔 아까운 나이다. 고원준의 경우 2016 시즌 스프링캠프의 기억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당시 수술 이후 가벼운 몸 상태를 자랑하던 그는 시즌 시작 전 140중반대의 구속을 기록하며 개막전 선발 로테이션에 들었다.

당시 롯데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좋은 구위를 자랑하던 투수가 박세웅과 고원준이었다. 고원준이 당시의 몸상태만 되찾을 수 있다면 충분히 1군 무대에 설 경쟁력을 보일 수 있다. 이재곤은 롯데 시절 선배 배장호를 롤모델로 삼을 필요가 있다. 배장호 역시 프로 2년차 이후 불펜에서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1군 멤버가 되었지만 이후 밸런스가 흔들리며 2군에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

하지만 2016 시즌 후반 이후 자신의 투구에 자신감을 찾으며 밸런스를 잡는데 성공했다. 2017 시즌에는 8승을 거두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재곤 역시 배장호의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이재곤의 구위는 문제가 없지만 마운드에서 생각이 너무 많은점이 아쉽다는 평을 하기도 한다.

쓸만한 투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KBO리그 특성상 '투수 유망주는 터질 때까지 안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 그 때문인지 제자리걸음을 반복하는 젊은 투수들에게 오랜 시간 공을 들이는 구단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흐름이 달라지고 있다.

'베이징 키즈'라 불리는 1990년대 후반 태생 선수들이 프로 무대에 차례로 입성하고 있다. 이들 중 다수는 뛰어난 신체조건과 빠른 구속을 내세워 그간 유망주들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유망 자원의 공급이 좀더 많아짐에 따라 만년 유망주들에 대해 구단들이 더이상 미련을 가지지 않게 된 것이다.

진검승부를 펼치는 프로무대에서는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 고원준과 이재곤 역시 프로 초창기 좋았던 기억에서 벗어나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다시 뛰어야 한다. 이들이 미생에서 벗어나 완생의 기회를 다시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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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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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본 기사는 스포츠전문지[케이비리포트]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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