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애송이의 사랑'으로 데뷔해 '아디오', '사랑..그게 뭔데' 등 히트곡을 부른 가수 양파. 그의 데뷔앨범은 당시 82만 장의 판매고를 기록하는가 하면, 고등학생이란 게 믿기지 않을 만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양파는 오랜 공백을 깨고 지난 2015년 MBC <나는 가수다> 시즌3에 출연해 녹슬지 않은 노래 실력과 자신만의 감성을 선보였다. 지난 2016년에는 뮤지컬 <보디가드>를 통해 뮤지컬 배우로서 열연하기도 했다. 그리고 2017년의 끝자락에서, 싱글 '끌림'으로 돌아왔다. 8일 오전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양파와의 인터뷰를 전한다.

창법 변화, 물 같은 보컬

양파 가수 양파가 싱글 '끌림'을 발표하며 컴백했다. 이 곡은 작곡가 김도훈과 양파가 함께 만든 브리티시 팝 발라드다. 싱글 발표를 기념해 양파가 8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열고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양파 가수 양파가 싱글 '끌림'을 발표하며 컴백했다. 이 곡은 작곡가 김도훈과 양파가 함께 만든 브리티시 팝 발라드다. 싱글 발표를 기념해 양파가 8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열고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RBW


"20년차 가수인데 '맨날 똑같네', '올드하네' 이런 것보다 낫죠."

신곡 '끌림'을 통해 노래 스타일이나 창법 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 양파는 '새로운 것'이 '똑같은 것'보다 낫다고 말했다. "새로운 음악에 도전해보고 싶었고 새로운 변화를 통해 저 자신도 신선할 수 있었다"며 "2017년에 다시 나오는 양파의 모습으로는 그게 마땅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후반부에서 고음을 내지르는 전형적인 스타일을 가져갈 것인지 새로운 스타일의 노래를 시도할 것인지 그 사이에서 고민한 결과 양파는 후자를 택한 것이다. 듣는이로 하여금 "'익숙하지 않아서 싫다' 보다는 '낯설지만 끌리는데?' 라는 느낌으로 다가가면 좋겠다"는 바람이었다.

양파의 신곡 '끌림'은 그의 소속사 RBW의 대표이자 작곡가 김도훈이 작곡하고 양파가 가사 작업에 참여한 곡으로 브리티시 팝 발라드다. 양파는 이 곡의 가사를 쓰면서 '공감'에 초점을 맞췄다.

"20대까지는 제 안을 들여다보는 시기였다면, 이 나이쯤 되어서는 무슨 노래를, 어떤 이야기와 생각을 담은 노래를 불러야 하는지가 중요해졌다.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일에 치여 살다보니 연애도 없이 시간이 흘러간다. 저 역시 친구들에게 '설레 본 적이 언제인지 모르겠다'고 말하곤 한다. '그리운 사람과의 재회를 기다리는 설렘'을 가사로 담았다."

창법의 변화도 눈에 띈다. 양파는 노래를 여러 버전으로 부른 후 회의를 통해 결정했다며 "곡의 분위기와 가사에 따라 창법이 바뀐다"고 설명했다. 얼마 전에는 어떤 이로부터 "양파의 보컬은 물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 그렇다고 동의했다. 담기는 그릇에 따라 모양을 달리하는 물 같다는 지인의 말처럼, 양파 스스로도 그런 가수가 되길 원했다.

"긴 공백기, 불운이 겹치는 순간에도 '다른 것에 대한 갈망'이 계속 있었다. 제가 데뷔한 지 꽤 오래돼서 '애송이의 사랑'처럼만 부를 수는 없다."

<나는 가수다>는 전환점

양파 가수 양파가 싱글 '끌림'을 발표하며 컴백했다. 이 곡은 작곡가 김도훈과 양파가 함께 만든 브리티시 팝 발라드다. 싱글 발표를 기념해 양파가 8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열고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양파 가수 양파가 싱글 '끌림'을 발표하며 컴백했다. 이 곡은 작곡가 김도훈과 양파가 함께 만든 브리티시 팝 발라드다. 싱글 발표를 기념해 양파가 8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열고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RBW


양파 본인이 표현하길 "공백기라는 말조차 어색할 정도로" 그는 너무 오래 쉬었다.

"오랜 공백의 이유로는 회사 문제가 컸고, 회사로부터 상처를 많이 받다보니 계속 숨고 밖으로 나가지 않고 세상을 두려워했다."

양파는 그런 시간 속에 MBC <나는 가수다>로부터 출연 제의를 받았다. 처음에는 두려운 마음이 컸기 때문에 "회사가 없어서 못할 것 같다" 말했지만, 제작진은 "피디와 작가들이 매니저가 되어주겠다"는 말로 설득했고, 그는 결국 합류했다. 의기소침한 상태로 프로그램에 들어갔지만 양파는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것이 그에게 전환점이 됐다. 

<나는 가수다>에서 불러 큰 호응을 얻은 고 신해철의 '민물장어의 꿈'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양파는 얼마 전 그 노래를 다시 부를 일이 있었는데 눈물이 많이 났다며 "그때 회사 없이 혼자 고군분투할 때, 고독함 같은 게 고스란히 있을 때 그 노래를 듣고는 가사가 너무 공감되어서 오열하듯 펑펑 울었다"고 회상했다. 그 노래를 선곡한 배경이었다.

좋은 노래를 만드는 꿈

양파 가수 양파가 싱글 '끌림'을 발표하며 컴백했다. 이 곡은 작곡가 김도훈과 양파가 함께 만든 브리티시 팝 발라드다. 싱글 발표를 기념해 양파가 8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열고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양파 가수 양파가 싱글 '끌림'을 발표하며 컴백했다. 이 곡은 작곡가 김도훈과 양파가 함께 만든 브리티시 팝 발라드다. 싱글 발표를 기념해 양파가 8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열고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RBW


늘 음악활동을 하고 싶은데 상황이 여의치 않아 아쉬웠다는 양파. '꾸준하지 못했던 음악활동'에 대한 크나큰 아쉬움을 해소하기 위해 요즘 그는 더욱 부지런히 음악작업 중이다. 늦지 않게 정규앨범을 발매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양파는 데뷔 아래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은퇴를 하고 싶다거나 노래가 아닌 다른 직업을 갖겠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60대가 되면 몇 주년 기념 공연을 하고, 어떤 모습으로 늙고, 그런 것들을 머릿속에서 자주 그려왔고 늘 대중과 함께하는 가수가 되길 원했다.

"이미 세상 밖으로 '양파'라는 페르소나가 나온 거지 않나. 그런 이상 '양파'라는 사람의 스토리를 제가 멋있게 써나가는 게 의무이고 그것이 저를 더 행복하게 하는 유일한 것 같다. 어릴 때는 계속 떠나고 싶었고, 계속 도망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내가 무엇을 '그렇게 결정하겠다'는 태도로 나아가려 한다."

그는 더욱 자신의 '의지대로' 걸어가는 삶을 꿈꾸고 있었다. 이어, 음악인으로서 그리는 미래의 그림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는 다소 의외의 답을 꺼내놓았다.

"저는 '애송이의 사랑'으로 데뷔했을 때부터 제가 멋진 곡을 만들고 제 이야기를 멋진 가사로 만들어서 공감을 주는 음악인이 되고 싶었다. 그건 죽을 때까지 놓을 수 없는 꿈이고, 그것만큼 짜릿한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그걸 위해 계속 나아갈 것이다. 반짝이는 드레스를 입고 두 팔을 벌려 가창력 있게 노래하는, 많은 이들이 예상하는 것과는 좀 다른 꿈이다."

자신만의 감성을 쌓아가다

양파는 나이가 들어도 전형적인 틀 안에 들어가기 보단 계속 변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 많은 경험을 하고 많은 감정을 느끼는 것이 그에겐 가장 중요하다. "여러 감정들을 자신 안에 축적해놓으면 그게 노래로 다 나온다"고 믿고 있다. 이것이 그가 가창력을 넘어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가수로 남은 이유처럼 들렸다.

"다른 가수의 노래를 따라 불러도 결국 본인의 스타일, DNA가 노래에 담기는 것 같다. 가창을 연습하는 시간보다 감성을 키우는 시간이 그래서 더 중요한 것 같다. 전시회를 가거나 연극을 보는 것처럼, 노래 연습 이외의 다른 인생경험을 많이 하는 게 '표현'을 더 풍부하게 해준다고 생각한다."


양파 가수 양파가 싱글 '끌림'을 발표하며 컴백했다. 이 곡은 작곡가 김도훈과 양파가 함께 만든 브리티시 팝 발라드다. 싱글 발표를 기념해 양파가 8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열고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양파 가수 양파가 싱글 '끌림'을 발표하며 컴백했다. 이 곡은 작곡가 김도훈과 양파가 함께 만든 브리티시 팝 발라드다. 싱글 발표를 기념해 양파가 8일 오후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열고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 RB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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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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