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식당

tvN 예능 프로그램 <강식당>이 5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 ⓒ tvN


국민 MC 강호동(47)이 <강식당>을 개업했다. 나영석 PD의 새 예능프로그램 tvN <신서유기 외전-강식당>(아래 강식당)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5일 첫 방송된 <강식당>은 평균시청률 5.4%(닐슨코리아 유료가구 플랫폼 기준)를 기록하며 동시간대(지상파 포함) 1위를 차지했다. <신서유기> 시리즈 통틀어 최고 시청률까지 경신했다.

<강식당>은 지난 4월 방영된 tvN <윤식당>을 재구성한 예능 프로그램이다. 손님보다 사장이 더 먹는, 마진율 0%의 좌충우돌 레스토랑 도전기를 담았다. 강호동이 메인 요리사, 은지원은 홀 매니저, 이수근이 잡일 도우미, 재현은 주방보조, 송민호는 카운터 계산을 맡았다.

당연하게도 강호동의 활약이 돋보인다. 강호동은 요리라곤 해본 적 없기 때문에 처음에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멤버들과 머리를 맞댄 끝에 '강호동까스' '오므라이스' 두 가지 메뉴로 승부를 던졌다. 강호동까스는 3인분 같은 1인분으로 푸짐한 양을 자랑했다. 카리스마를 내려놓은 강호동은 온화하고 섬세한 주방장으로 분했다. 손님용 방울토마토를 먹으며 "한 번 회전하니깐 여유가 생긴다"며 "행복하자고 하는 일이니까 싸우지 말고 잘 운영해보자"고 멤버들을 격려했다. 

'승부사' 강호동의 무한도전

 강식당

tvN <신서유기> 시즌4의 소원에서 시작된 <강식당>이 마침내 현실화 됐다. ⓒ tvN


사실 <강식당>은 개그맨 이수근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이수근은 지난 2015년 <신서유기> 시즌1 회식자리에서 "강호동과 함께 삼겹살 가게를 오픈하고 싶다"며 "상표명은 '손님보다 사장이 더 먹는 집'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이후 <신서유기> 시즌4에서 소원으로 "<윤식당>이 장안의 화제인데, 이를 재해석한 <강식당>을 개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나영석 PD는 이수근의 의견을 반영해 <강식당>을 론칭했다. 첫 방송 후 시청자들은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다. 기대 이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식당>은 출연진의 성격이 드러나는 리얼 버라이어티다. 강호동은 그동안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캐릭터를 완성했고, 실제 모습에 예능감을 더해 독특한 캐릭터로 사랑받고 있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시즌1에선 윽박지르는 동네 형 이미지였다. 스스로 "시베리안 야생 호랑이"라고 불렀지만 김C와 MC몽은 '강짱돌'이란 별명을 지어주기도 했다. JTBC 예능 프로그램 <한끼 줍쇼>에서는 길을 지나는 모든 시민과 소통하려고 애쓴다. 벽에 그려진 낙서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등 감성적인 모습을 드러내 웃음을 만든다.

이러한 모습들은 강호동의 프로그램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게 한다. <1박2일>에선 강추위가 몰아치는 와중에도 "버라이어티 정신"을 외치며 수시로 겨울바다에 뛰어든다.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하는 걸 강조했다. 망가지려면 철저하게, 고생도 생고생을, 그 속에서 승부욕과 예능감을 발휘했다.

JTBC 예능 프로그램 <아는 형님>에서도 독특한 캐릭터로 사랑받고 있다. 'UFC 파이터 추성훈 편'에서는 같은 운동 출신답게 신경전을 벌였다. 강호동은 추성훈에게 "여기가 어디라고 왔나? 너 내가 누군지 아느냐? 이 학교 통이다. (이)상민아, 추성훈 조용히 출구로 안내해드려라"고 으름장을 놨다. 그러자 김희철이 강호동에게 "형님 출구는 저쪽입니다"고 재치 있게 대꾸했고 강호동은 "응? 어디고"라며 김희철이 가리키는 쪽으로 걸어갔다. 주객전도된 모습으로 큰 웃음을 선사했다.

씨름선수 시절부터, 남달랐던 강호동

 강식당

<강식당>에서는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하자"는 그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 tvN


이처럼 강호동의 예능감은 타고 났다. 씨름 시절 천하장사 10회 우승자이자 '직속 선배' 이만기를 상대로도 쇼맨십을 발휘했다. 강호동은 1989년 7월 '제44회 전국장사씨름대회' 준결승전서 이만기와 만났다. 당시 강호동은 19살, 이만기는 27살이었다. 강호동은 첫판을 따낸 뒤 주먹을 불끈 쥐며 포효했다.

자존심을 구긴 이만기는 두 번째 판에서 강호동과 신경전을 벌였다. 강호동의 계속된 쇼맨십에 이만기는 "깝죽대지 마라!"고 경고했고 강호동은 심판에게 "(아무리 선배라도) 저렇게 말해도 됩니까?"라고 항의했다. 결국, 천하의 이만기는 자제력을 잃으며 강호동에 내리 두 판을 내줬다.

강호동은 훗날 <1박2일 시즌1>에서 이렇게 회상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이만기 선배와 맞붙었다. 당시 이만기 장사는 290승 19패 전적을 자랑한 씨름 황제였다. 다른 선수들은 땀 냄새가 났는데 이 선배에겐 향수가 풍겼다. 그만큼 씨름판의 멋쟁이 신사였다. 이 선배는 체온도 따뜻했다. 추운 씨름판에서 그의 살과 향수에 취해 쓰러지는 선수가 많았다. 내가 첫 판을 따내자 감독이 '이젠 져도 된다'고 말씀하셨다. 창피만 안 당하면 되겠다는 심정으로 맞붙었고 두 번째 판도 이겼다"

강호동과 이만기의 명승부는 한국스포츠 최대 이변 중 하나로 꼽힌다. 이후 개그맨 이경규의 눈에 띄어 방송인으로 데뷔했다. 이경규는 대선배 앞에서도 120% 발휘하는 강호동의 재능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호동은 방송가에서도 승승장구하며 국민MC 반열에 올라섰다. 

예능에서 '바보 형' 캐릭터지만 스스로 철저히 망가지기 때문에 생긴 자랑스러운 별명이다. 승부처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듬직한 바보 형이다. <1박2일>, KBS 2TV <우리 동네 예체능>에서 천부적인 운동신경을 발휘하며 동료를 위해, 프로그램을 위해 열정을 쏟았다.

<강식당>은 사실 강호동의 주종목은 아니다. 그러나 강호동은 이번에도 철저히 망가지고 열정을 불태운다. 강호동과 멤버들은 개업 하루 전 400g의 돼지고기를 망치로 두들겼다. 밤새도록 돈까스 재료를 만들며 전의를 불태웠다. '하나를 하더라도 제대로 하자'는 강호동의 철학, 좌충우돌 <강식당>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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