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밀라 카베요

카밀라 카베요는 지난해 12월 팀을 탈퇴한 이후 솔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소니뮤직


카밀라 카베요(Camila Cabello), 나일 호란(Naill Horan),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 일반인들에겐 낯설 수도 있지만 팝 음악 팬들에게는 꽤 익숙한 이름이다. 이들은 2010년대 등장해서 정상급 인기를 얻은 미국 걸그룹과 영국 보이밴드 멤버다. 빼어난 활동을 펼친 후 솔로 뮤지션으로서 싱글 또는 앨범을 발표해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나섰으며 현재까지 순탄한 행보를 걷는 중이다.

카밀라 카베요는 '워크 프롬 홈(Work From Home)', '워스 잇(Worth It)'과 같은 히트곡으로 사랑 받았던 여성 그룹 피프스 하모니(Fifth Harmony)의 주요 멤버로 작년 12월 팀을 탈퇴한 뒤 솔로로 홀로 서는데 성공했다.

나일 호란과 해리 스타일스는 2015년 12월 다섯 번째 정규앨범 공개 후 잠정적 휴식기를 보내고 있는 인기 최정상의 아이돌 그룹 원디렉션(One Direction)의 멤버다. 두 사람은 올해 각자 솔로 음반을 발표해 잠재력과 가능성을 검증 받았다. 이들은 어떻게 전 세계 많은 음악 팬들의 지지를 얻게 되었을까. 2017년 세 사람의 음악활동을 먼저 알아보려 한다. 

라틴 팝 '하바나'로 영국과 미국, 한국에서도 역주행 성공한 카밀라 카베요

 카밀라 카베요

'하바나'를 통해 카밀라 카베요는 솔로가수로서의 음악적 역량을 입증했다. ⓒ 소니뮤직


현재 영국 오피셜 싱글 차트 5주 연속 1위, 미국 빌보드 Hot 100 차트 2위를 기록하며 히트곡 반열에 오른 '하바나(Havana)'는 카밀라 카베요가 솔로 뮤지션으로 나아가는 토대를 쌓을 수 있었던 곡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주요 음원 사이트에서 해외음악 부문 정상을 차지했을뿐 아니라 나머지 차트에서도 상위권에 머물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2016년 12월 카멜라 카베요가 피프스 하모니를 탈퇴했을 무렵 언론과 팬들의 여론은 곱지 않았다. 나머지 멤버들은 8월에 열린 한 대중음악시상식에서 그를 향한 디스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카멜라 카베요가 솔로 독립 후 발표했던 3곡은 만족할 만한 성과는 얻지 못했다.

인기 걸그룹 탈퇴의 명분을 얻고 여론을 되돌리기 위해서는 히트곡을 내는 수밖에 없었다. 지난 8월 7일 카멜라 카베요는 랩퍼 영 덕(Young Thung)이 참여한 '하바나'로 기쁨의 눈물을 흘릴 수 있게 됐다. '하바나'는 9월에 접어든 시점부터 영국에서 서서히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차트 역주행을 통해 캐나다, 호주, 아일랜드 싱글 차트 1위를 차지했고 미국에서도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글로벌 히트곡에 등극했다.

빌보드 Hot 100 1차트에서도 6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2017년 대중음악계에 '라틴 팝 열풍'으로 가득하게 했다. '데스파시토(Despacito)'의 성공은 '하바나'의 인기 상승에 영향을 미쳤음은 간과할 수 없다.

원디렉션은 어디에? 너무도 다른 나일 호란과 해리 스타일스의 솔로앨범

 해리스타일스

해리 스타일스는 나일 호란보다 5개월 앞서 첫 번째 솔로 앨범을 선보였다. ⓒ 소니뮤직


2011년 이후 다섯 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한 원디렉션은 수많은 히트곡으로 지구촌 10대 소녀들의 절대적 지지를 얻었다. 대적할 라이벌이 없을 정도로 인기 절정의 보이 밴드였다. 그러나 2015년 3월 제인 말릭(Zayn Malik)이 그룹 탈퇴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후, 11월 원디렉션은 5집 정규앨범 <메이드 인 디 에이엠(Made in the A.M.)>을 발표하고 활동 중단을 선언한다.

각종 차트 신기록을 달성하고, 헤아릴 수도 없이 많은 시상식의 주요 트로피를 휩쓸고, 여러 나라의 공연장에서 팬들과 호흡하며 열정적 라이브 무대를 가졌던 원디렉션이었기에 아쉬움이 컸다. 남은 4명의 멤버에게는 휴식과 더불어 앞으로 그들 음악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고 활동할 것인지 숙고할 시간도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원디렉션은 2년 가까이 그룹 활동을 멈추었고, 멤버 네 사람 모두 각자 솔로 활동에 나섰다. 아마도 지난 해 탈퇴 후 가장 먼저 정규 앨범과 다수의 싱글 곡들을 발표하며 성공을 거둔 동료 제인(ZAYN-공식 솔로 활동명)의 활동이 그들에게 기폭제가 됐을 것이다.

아직까지 정식음반을 선보이지 않은 리암 페인(Liam Payne)과 루이스 톰린슨(Louis Tomlinson) 두 사람보다는 자신들의 첫 홀로서기에 나섰던 나일 호란과 해리 스타일스가 세간의 관심과 주목을 받은 것은 당연할 것일지도 모른다.

 나일 호란

나일 호란은 솔로 앨범을 통해 원디렉션의 색깔을 벗어던졌다. ⓒ 유니버설 뮤직


유일한 아일랜드 태생 멤버 나일 호란은 지난 10월 <플리커(Flicker)>란 타이틀의 솔로 앨범을 발표해 모국은 물론 미국과 캐나다 앨범차트 정상을 차지했다. '원디렉션 표' 보이밴드 음악의 흔적은 전혀 발견할 수 없는 어쿠스틱한 스타일의 곡들로 자신의 음반을 채워 좋은 평가를 얻었다. '슬로우 핸즈(Slow Hands)'와 '디스 타운(This Town)' 같은 곡들이 대중적 인지도를 얻었다.

지난 11월 8일(현지 시각) '컨트리 뮤직 어소시에이션 어워드(Country Music Association Awards)'에서 여성 컨트리 싱어 마렌 모리스(Marren Morris)와 함께 '시잉 블라인드(Seeing Blind)'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어 19일에 열린 제45회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에서 '올해의 신인 아티스트(New Artist Of The Year)'에 선정됐다. 

나일 호란보다 5개월 먼저, 자신의 이름을 앞세운 첫 번째 솔로 앨범을 선보였던 해리 스타일스는 영화 <덩케르크>에서 영국 병사 알렉스 역으로 멋진 연기를 펼쳤다. 록 음악이 주류를 이룬 그의 정규 음반 역시 한 번 들으면 쉽게 헤어나올 수 없는 짙은 중독성을 드러냈다.

첫 싱글 '사인 오브 더 타임즈(Sign Of Times)'는 영국과 미국 차트에서 높은 성적을 거두었고 최근 몇 개월 동안 최신 스마트폰 광고의 배경 음악으로 등장해 우리나라에서도 다시 인기를 얻는 역주행곡이 되었다. 또한 해리 스타일스의 앨범은 미국과 영국을 포함 5개 나라에서 1위에 올라 솔로 아티스트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솔로 활동 시작은 순탄, 가야할 길은 멀고도 험해

 해리스타일스

해리스타일스 ⓒ Helene Pambrun


그들의 현재 모습을 좋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존재한다. 그래도 인기 그룹의 출신이기에 고정 팬덤 역시 적지 않다. 어쨌든 세 뮤지션의 솔로 활동의 시작은 순탄한 편이다. 하지만 이제 첫 걸음마를 내디딘 정도이기에 세 뮤지션의 미래를 쉽게 예단할 수는 없다.

카밀라 카베요는 최선의 경우 여성 그룹 출신으로 가장 성공을 거둔 '포스트 비욘세(Beyonce)'나 라틴계 여성 팝스타로 군림하고 있는 '차세대 제니퍼 로페즈(Jennifer Lopez)'로 거론된 확률도 있지만, 최악의 경우 '원 히트 원더(One Hit Wonder)'가 될지 모른다.

나일 호란과 해리 스타일스는 아이돌 그룹 출신으로 미국과 영국 엔터테인먼트계에서 확고한 자기 위치를 각각 누리고 있는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와 로비 윌리엄스(Robbie Williams)의 길을 가길 바랄수도 있다. 그러나 다수의 아이돌 출신 가수들이 반짝 영광을 누린 후 대중의 뇌리에서 멀리 벗어나 있는 현실들을 간과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한다.

얼마 전 발표된 그래미 어워드(Grammy Awards) 후보작(자)에 음악적 측면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던 두 뮤지션 모두, 단 한 개의 부문도 지명되지 못한 것은 그들을 여전히 아이돌 그룹의 일원 차원으로 바라보는 음악계 관계자들의 냉정한 시선이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그룹을 벗어나 솔로 뮤지션으로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 그들에게 앞으로도 계속 꽃길 행보가 이어질 수 있을까. 가야할 길은 멀고도 험할 수도 있다.

카밀라카베요 나일호란 해리스타일스 피프스하모니 원디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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