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사장 후보자 3인으로 최승호 MBC 해직PD, 이우호 전 MBC논설위원실장, 임흥식 전 MBC 논설위원이 확정됐다.

30일 MBC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아래 방문진)는 임시이사회를 열고 최종 후보자 3인을 선정했다. 지난 27일 마감된 MBC 차기 사장 공모에는 총 13명이 지원했었다.

 MBC 사장 후보자 3인으로 최승호 MBC 해직PD, 이우호 전 MBC논설위원실장, 임흥식 전 MBC 논설위원이 확정됐다.

MBC 사장 후보자 3인으로 최승호 MBC 해직PD, 이우호 전 MBC논설위원실장, 임흥식 전 MBC 논설위원이 확정됐다. ⓒ 오마이뉴스/임흥식 제공


최종 후보자 중 가장 대중적인 인물은 영화 <공범자들>을 만든 최승호 PD다. 1986년 MBC 시사교양국에 입사한 최 PD는 <경찰청 사람들> < MBC 스페셜> < PD수첩> 등을 연출했으며, 한학수 PD가 황우석 교수의 논문조작 사건을 취재할 당시 < PD수첩>의 책임 연출자였다.

2010년 <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을 제작하다 해고된 뒤에는 독립 탐사보도매체 <뉴스타파>의 앵커 겸 PD로 활동했으며, 국가정보원 간첩 조작 사건을 다룬 영화 <자백>과 MB 정부의 공영방송 장악 과정과 실상을 고발한 영화 <공범자들>을 제작했다. 양대 공영방송 노조의 파업 직전 개봉한 영화 <공범자들>은 시민들에게 언론 정상화의 필요성을 알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우호 전 MBC 논설위원실장은 1981년 MBC 기자로 입사했다. MBC의 간판 시사프로그램 중 하나인 <시사매거진 2580>의 론칭 멤버로, 현역 시절 사내에서 다큐와 제작의 대가로 불렸다. 논설위원실장으로 일할 당시 '민간인 사찰', '4대강 사업', '미디어법', '미국산 쇠고기 수입' 등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날카롭게 비판했는데, 이 때문인지 최근 공개된 국정원의 MBC 장악 문건에 '친북좌파'로 언급되며 이른바 '간부 살생부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10년 김재철 사장 취임 후 내부 게시판에 "MBC의 독립성을 파괴해선 안 된다"는 글을 썼다가 특집TF팀으로 부당 발령받았고, 2012년 170일 파업 당시 국장직을 내려놓고 파업에 동참, 후배들의 '공정방송 투쟁'에 힘을 보탰다. 이후 대기발령, '신천교육대'라 불리던 MBC 아카데미에서 '브런치 교육' 등을 받는 모욕을 견뎌야 했고, 수원총국, 미래방송연구소 등 유배지를 떠돌다 2015년 12월 정년퇴임했다.

임흥식 전 논설위원은 1984년 MBC 기자로 입사해 홍콩 특파원, 사회부장, <시사매거진 2580> 부장 등을 거쳐 MBC 논설위원을 역임했다. 2010년 5월, 김재철 사장과 황희만 부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기명 성명에 참여했다가 보복성 인사를 당했다. 2012년 파업 때도 표준FM 간판 뉴스프로그램 <2시의 취재현장>을 진행하다 파업에 동참, 후배들 편에 섰다. 2015년 퇴직한 임 전 논설위원은 이후 성신여대, 수원대, 동양대, 프론티어저널리즘스쿨 등에서 예비 언론인들을 가르치고 있다.

7일 최종 면접 이후 '내정자'로 확정

세 후보자 모두 현재는 MBC 밖에 있지만, 지난 기간 후배들의 공정방송 투쟁에 함께하며 불이익까지 공유해 내부의 신망이 두텁다. 세 후보자는 출마를 선언하며 공통적으로 사내 적폐세력 청산과 땅에 떨어진 MBC의 신뢰도와 공정성 회복, 어떤 권력이 집권하더라도 휘둘리지 않을 수 있는 대책 마련을 강조했다. 문제의식이나 해결방향 등은 모두 비슷하는 이야기다.

결국 후보자들이 그리는 청사진에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이를 실현하기 위한 세 후보자들의 구체적인 경영 계획이 새 사장 결정에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일(12월 1일)로 예정된 정책설명회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12월 1일 오전 11시, 서울 상암동 MBC본사 골든마우스홀에서 열리는 정책설명회에는 일반 시민 100명과 MBC 구성원의 70명이 방청객으로 참석하며, 이는 MBC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 된다. 생중계 이후 후보들의 정책설명회 동영상은 물론, 프리젠테이션 자료 다운로드도 가능하다. 현장 질의응답은 이뤄지지 않지만, 시민들은 후보자들에게 궁금한 점을 MBC 홈페이지 '후보자들에게 묻습니다'를 통해 접수할 수 있으며, 방문진은 이를 취합해 오는 7일 최종 면접에 반영할 계획이다. 새 사장은 오는 7일 최종 면접 이후 '내정자'로 확정되며, 이후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 

최종 후보자 3인이 확정된 직후, 언론노조 MBC본부는 성명을 내고 "이번 후보자 정책설명회는 공영방송 사장의 선임 절차에 방송의 주인인 시청자가 직접 참여하는 단초를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면서, "전시성 이벤트에 그칠 것이 아니라, 공영방송 사장이 되고자 하는 분들이 방송 독립과 공정 보도, 제작 자율성 보장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고 검증받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어 "이번 사장 선임은 지난 9년 권력에 짓밟힌 MBC의 독립과 공공성, 제작 자율성을 복원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면서 "방문진 이사회는 끝까지 정부와 정치권의 입김을 단호하게 차단하고, 오로지 시청자와 종사자들의 뜻을 존중해 자율적, 독립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MBC 노조는 상암동 사옥 로비에 마련한 '사장 후보자에게 질문 있습니다' 게시판과 SNS를 통해 사장 후보자를 향한 MBC 구성원들의 질문을 받고 있으며, 이를 모아 다음 주 후보자들에게 공개 질의하고, 방문진 이사회를 통해 공식 전달할 계획이다.

최승호 이우호 임흥식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