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말]
 최근 발표된 마인드유의 EP < Dear > 표지

지난 3일 발표된 마인드유의 EP앨범 <디어>.ⓒ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최근 한 인디 듀엣의 신곡이 주요 음원 순위에 진입했다. 그런데 해당 곡에 달린 댓글 상당수는 응원 대신 비난 섞인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유는 간단했다. 이름은 그대로지만 기획사에 의해 새롭게 충원된 2명의 멤버들로 구성된, 사실상 새로운 팀이 기존 팀의 이름을 달고 나왔기 때문이다.

혹자는 이를 두고 '인디 판 비스트 사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바로 어쿠루브, 그리고 마인드유로 새 출발한 젊은 두 명의 음악인들이 그 중심에 놓여있다.

고닥, 재희 등 기존 어쿠루브 멤버... 올해 마인드유로 새 출발

 마인드유는 지난 3일 두번째 음반 <디어>를 발표했다.(왼쪽부터 고닥, 재희)

마인드유는 지난 3일 두번째 음반 <디어>를 발표했다.(왼쪽부터 고닥, 재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지난 2013년 데뷔한 그룹 어쿠루브는 1993년생 동갑내기 고닥(작사·작곡·연주), 재희(보컬)로 구성된 듀엣이다.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건 아니었지만 '사랑해줘요', '사랑 노래 같지 않은 이별노래' 등 어쿠스틱 성향의 감성 발라드는 제법 많은 이들의 입소문을 거치며 제법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소속사 계약 만료, 이적과 맞물려 이들은 기존 어쿠루브의 이름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팀의 명칭은 법적으로 원 소속사의 소유물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합의를 이루지 못한 두 사람은 '마인드유'라는 이름으로 올해 새 출발을 한다.

그런데 지난 3일 마인드유의 두번째 음반 <디어(Dear)>와 13일 새 멤버로 전면 재편된 어쿠루브의 디지털 싱글 <비가 내리던 어느 날>이 불과 열흘 간격으로 공개돼 음악 팬들 사이에서 논란 아닌 논란이 발생하게 됐다.

물론 법적으론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 사항이지만 대중들이 느끼는 반감은 아무래도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새 어쿠루브'의 곡은 음원차트 순위 진입에 성공한 반면, 마인드유로 재출발한 '구 어쿠루브'의 곡은 그렇지 못했다. 아직 바뀐 이름과 그 사실조차 모르는 이들이 여전히 많다는 현실과 맞부딪힌 마인드유로선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은 셈이다.

소박한 감성으로 노래하는 새 음반 <디어>

 어쿠스틱 남성 듀오 마인드유. 얼마전 첫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끝마쳤다.

어쿠스틱 남성 듀오 마인드유. 얼마전 첫 단독 콘서트를 성황리에 끝마쳤다.ⓒ 스타쉽엔터테인먼트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인드유의 신작 <디어>는 그냥 흘려보내기엔 아까운 음반이다. 시종 일관 경쾌한 분위기로 흥을 돋구는 타이틀곡 '만약에(IF)' 등 일부 곡을 제외하면 피아노, 어쿠스틱 기타 단 2개 악기의 단촐한 구성으로 소리를 담았다. 자칫 빈틈이 보이기 쉬운 연주 조합이지만 음반 전체적으론 오히려 여백의 미를 제공, 듣는 이에게 다양한 상상력을 심어줄 수 있는 여지를 남겨뒀다.

다소 비음 섞인 톤으로 물 흐르듯 유연하게 노래하는 재희의 목소리, 그리고 마인드유 음악의 핵심인 고닥의 건반 연주는 여전히 좋은 합을 이룬다. 주목할 만한 곡은 역시 '만약에(IF)'다. 풋풋한 청춘의 이별가 '만약에(IF)'는 가사 속  슬픈 상황과 반대되는 템포감 있는 곡의 전개로 묘한 재미를 더한다.

수록곡 중 유일하게 일렉트릭 기타가 사용된 'Why'도 눈 여겨볼 작품 중 하나다. 레트로-어반 성향의 편곡으로 기존 마인드유의 어쿠스틱 포크-팝 음악과 대비되는 색다름을 들려준다. 이밖에 지난 봄 매드클라운과의 협연으로 공개되었던 '좋아했나봐'는 기타 한 대에 의존한 담백한 편곡으로 재해석했고 같은 소속사 스타쉽의 동료 정세운, 유승우가 힘을 더한 '고백'에선 전통 포크 음악의 감성도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아직 갈 길이 먼 유망주들 중 하나지만 마인드유는 2장의 음반 발표와 첫 단독 콘서트를 통해 탄탄한 음악성을 보여줬고 메이저 기획사의 안정적인 지원 속에 한계단 씩 성장하는 모습도 발견할 수 있었다.

내년엔 또 어떤 좋은 음악으로 귀를 즐겁게 해줄지. 음악 팬이라면 이제 마인드유에 대해 기대감을 가져봐도 좋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상화 시민기자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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