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3주차 한국 박스오피스 TOP5. 1위 꾼 ⓒ 김철홍
2018학년도 수능이 치러진 11월 넷째 주. 국내 박스오피스도 어느 정도 '수능 특수'의 영향을 받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지난주와 비교하여 관객 수에 두드러진 차이를 보이진 않았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을 확인한 결과, 2017년 11월 15일부터 11월 21일까지 한국 박스오피스 총 관객 수는 293만 명이었고, 2017년 11월 22일부터 11월 28일까지 총 관객 수는 318만 명을 기록했다.
대신 큰 차이를 보인 것은 한국영화와 외국영화의 관객점유율이었다. 밑의 그래프를 보면, 11월 셋째 주 한국 영화 관객점유율은 최고 30.1%, 최저 18.1%로 평균 23.6%를 기록했고, 외국 영화는 최고 81.9%, 최저 69.9%로 평균 76.4%를 기록했다. 반면 11월 넷째주의 경우 한국 영화는 관객점유율이 최고 70.5%, 최저 64.6%, 평균 67.8%. 그리고 외국 영화는 최고 35.4%, 최저 29.5%, 평균 32.2%를 기록했다. 한 주 사이에 정 반대의 결과가 나오게 된 것이다.
▲ 2017년 11월 셋째 주 넷째 주 한국-외국영화 관객점유율 ⓒ 영진위 통합전산망/편집:김철홍
▲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기준 2017년 11월 22일부터 2017년 11월 28일까지 관객 순위 ⓒ 영진위통합전산망/편집:김철홍
<꾼>, 11월 넷째 주를 독식하다이러한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 낸 장본인은 바로 영화 <꾼>이다. 11월 22일 개봉한 <꾼>은 넷째 주 내내 관객 수 1위를 기록했고, 누적 관객 수가 199만을 넘어 제작사가 밝힌 손익분기점인 180만 명을 한 주 만에 넘어섰다. 이 기간 동안만 195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여 총 관객(318만)의 약 61%를 점유, 개봉한 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영화들과의 경쟁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두었다. 위에서 언급했던 한국 영화 점유율 평균이 67.8%였던 것을 생각하면, 이 주 박스오피스는 거의 한 영화가 독식을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다면 과연 <꾼>의 성공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영화 <꾼>은 신인 감독(장창원 감독)의 작품으로, 수작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팝콘무비의 목적은 충분히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즉 관객들로부터 어느 정도 완성도를 인정받은 셈인데, 물론 영화가 어느 정도 매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보다 관객 독식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은 '경쟁작의 부재'라고 생각한다. 이 시기에 새로 개봉하여 관객들로 하여금 선택을 고민하게 만든 작품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다. 매력 있는 작품, 또는 메이저 배급사의 작품이 개봉하지 않은 '빈 집'이었기 때문에 관객은 쉽게 배우 현빈이 나오는 <꾼>을 선택했다. 2위부터 5위까지의 작품들이 전부 이 주에 개봉한 작품들이 아니었던 것 역시 이 주에 매력 있는 영화가 개봉하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다.
▲ 영화 <꾼>의 현빈(황지성 역) ⓒ 쇼박스
2017년 '천만 배우' 현빈<꾼>의 의외의 독식으로, 배우 현빈은 2017년 누적 관객 수가 천만을 넘는, '천만 배우'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올해 1월에 개봉한 <공조>가 78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데 이어 11월 29일 <꾼>의 누적관객수가 한 주 만에 219만 명을 넘은 것. 군 제대 후 출연한 <역린>(2014)으로 380만 관객을 기록(손익분기점 328만), 그리고 연달아 찍은 두 작품 역시 준수한 성적을 보이고 '천만 배우'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된 배우 현빈의 앞으로가 더욱 더 기대된다. 다음 주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