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김재철 사장의 해임을 요구하며 시작된 MBC 구성원들의 공정방송 투쟁이, 7년 7개월 만에 끝이 났습니다. 많은 이들이 'MBC의 암흑기'라고 기억하는 이 기간, 승승장구한 이들도 있습니다. 이른바 '공범자', 혹은 '부역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입니다. 김장겸 사장은 물러났지만, 이들 대부분은 여전히 MBC 안에 남아있습니다. 이들을 잊지 말자는 의미에서, 망가진 MBC의 '간판' 역할을 했던 아나운서들과 MBC를 망가뜨린 대가로 '보직'을 얻은 간부들을 세 차례에 걸쳐 소개합니다. - 기자 말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는 12월 7일 사장 후보 최종 면접 직후 사장 내정자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그에 앞서 20일부터 27일까지 8일간 진행되는 사장 공모에선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게 되며, 이에 따라 최종 후보자 3명은 오는 12월 1일 열리는 정책설명회에 나서게 된다. 이 정책설명회는 MBC 홈페이지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하지만 잊어서는 안 될 과제도 뚜렷하다. MBC 내부 '부역자들'에 대한 처벌과 처우 문제다.

"먼저 권력에 국민의 자산인 MBC를 갖다 바치고 부역했던 우리 내부의 부역자들, 철저히 청산하고 법에 따라 처벌받게 해야 합니다. 김장겸, 김재철 같은 인사들은 해임이 아니라 반드시 감옥에 보내야 합니다. 이 철저한 청산과 처벌은 보복이 목적이 아닙니다. 다시는 방송을 권력에 가져다 바치고 권력에 부역하고 국민을 모욕하는 이러한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수행해야 하는 과제입니다."

김장겸 사장의 해임안이 가결됐던 지난 13일, 김연국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본부장이 천명한 첫 번째 과제 역시 'MBC 내부의 부역자들'에 대한 문제였다. 이들의 향후 거취 문제는 분명 향후 철저한 내부 자정을 거치며 새롭게 태어나야 할 MBC가 제일 먼저 마주해야 할 뼈아픈 과제라 할 것이다.

그에 앞서, 먼저 돌아보고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부역자들'이라 일컬어지는 이들은 왜,  MBC를 망가뜨리는 데 일조했는지 말이다. 총파업 기간 동안 일명 '배신 남매'라는 별명을 얻은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과 배현진 아나운서야말로 '망가진 MBC'를 상징하는 얼굴이자 쌍두마차라 할 수 있다. 김장겸 사장 해임 전까지 이 두 사람을 포함한 MBC의 '간판' 부역자들은 어떤 활약을 해왔을까.

'최장수' 아나운서 국장 신동호

 신동호 아나운서와 양승은 아나운서

신동호 아나운서와 양승은 아나운서 ⓒ MBC


신 국장은 2013년 2월 박근혜 정부 시작 이후 아나운서 국장으로 '승진'한 뒤 역대 최장수 기록을 세우며 국장직을 수행 중이다. MB정부 국정원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손석희가 MBC에서 '탈출'한 이후 그가 진행하던 <100분 토론>과 <시선집중>의 진행 자리도 꿰찼다. 배 아나운서 역시 2010년부터 주말 앵커로 합류한 뒤 7년째 <뉴스데스크>를 진행하고 있다. 배 아나운서의 이 7년은 과거 8년 동안 <뉴스데스크>를 진행한 백지연 앵커의 기록과 불과 1년 차이다.   

먼저 신동호 국장은 최근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하차했다. 후임으로는 전보됐던 11명의 아나운서 중 한 명인 변창립 아나운서가 임시로 진행을 맡았다. 이와 관련해 신 국장은 지난 16일 <스포츠 경향>과 한 통화에서 "내가 할 말은 없다"며 "하나의 국을 책임지는 보직 국장의 역할을 다할 것이며 시류에 흔들리지 않는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신 국장의 '발 앞에 떨어진 불'은 프로그램 하차 수준이 아니다. 지난달 16일 MBC 전·현직 아나운서 28명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는 신 국장을 출연 배제 및 부당전보 조치 등과 관련해 노동조합법상 부당노동행위, 형법상의 업무방해행위 혐의 등으로 서울서부지검에 고발했다. 경영진을 제외한 간부급 인사에 대한 MBC 구성원의 고소고발 사례는 신 국장이 처음이다.

MBC아나운서 28명 '신동호 고소' 김범도, 신동진, 차미연, 허일후, 손정은, 강다솜, 이재은 등 언론노조MBC본부 소속 아나운서 28명이 16일 오후 서울 서부지방검찰청에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을 ’아나운서 퇴출, 배제, 부당전보 등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했다.

▲ MBC아나운서 28명 '신동호 고소' 김범도, 신동진, 차미연, 허일후, 손정은, 강다솜, 이재은 등 언론노조MBC본부 소속 아나운서 28명이 지난 10월 16일 오후 서울 서부지방검찰청에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을 ’아나운서 퇴출, 배제, 부당전보 등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했다. ⓒ 권우성


그만큼 MBC 아나운서들이 폭로한 신 국장의 활약(?)은 무시무시할 정도다. 지난달 16일 기자회견에서 MBC 아나운서들은 신동호 MBC 아나운서 국장에 대해 "부당한 인사평가와 비민주적인 공포 분위기를 통해 누구든 언제라도 아나운서국에서 쫓겨날 수 있다는 불안감까지 심어줬다"고 밝혔다.

신동호 국장은 2012년 파업에 가담한 아나운서들을 방송 제작현장에서 철저히 배제하는 한편 부당전보 발령 시 당사자에 사전 고지나 사유 등의 설명도 생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신 국장은 사내 횡행했던 블랙리스트를 철저히 이행하는 데 앞장 섰으며 부당전보 인사를 당한 아나운서들이 아무리 면담을 요청해도 직접 얼굴을 비추지 않았던 것으로도 유명했다.

신동진 아나운서는 기자회견과 몇몇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신 국장의 비상식적 처사를 폭로한 바 있다. 2012년 파업 당시 한국아나운서협회장을 맡았던 신동진 아나운서는 협회지 <아나운서 저널>이 손석희 JTBC사장, 박원순 시장, 해직언론인 등을 다뤘다는 이유로 사측의 압박을 받았다고 밝혔다.

"<아나운서저널>에 손석희, 최승호 선배 인터뷰를 실었다가 간부에게 싫은 소리를 들은 뒤 비제작부서로 좌천됐고, 이유를 따지자 신동호 국장이 '우리는 그런 것 이야기해주지 않는다'고 했다." (신동진 아나운서)

"아나운서들은 처음에는 신동호 국장을 믿었다. 경영진의 요구에 떠밀려 어쩔 수 없이 행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난 후에야 우리가 순진했음을 깨달았다. 10년, 20년 이상 같은 방에서 생활한 선배이자 후배가 저렇게 앞장서서 선후배 등에 칼을 꽂다니…." (손정은 아나운서)

공영방송의 대변자여야 할 아나운서국장이 어떻게 사측에 철저하게 부역했는지를 대변하는 일화라 할 수 있다. 손정은 아나운서 역시 "손정은 말고 다른 사람 없냐", "왜 그걸 손정은이 해야 하냐"라며 자신의 출연을 막았던 신동호 국장의 언사를 여러 차례 전해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부당전보 된 아나운서들은 절대 TV는 물론이요, 라디오나 시보든 어떤 형태로도 마이크를 잡을 수 없었다. 소위 '브런치 교육' 등 좌천을 겪었고, 비제작부서 등으로 배치됐다. 동료, 선후배 아나운서들을 심의국, 주조정실MD로, 라디오편성국, 사회공헌실 등으로 좌천시킨 '콘트롤타워'가 바로 신 국장이라고 MBC 아나운서들은 입을 모았다.

최고참도, 간판 아나운서도 신 국장이 무자비하게 휘두른 칼을 피할 수 없었다. 결국 지난 2012년 파업 이후 총 50여 명의 아나운서 중 12명이 MBC를 떠났고, 11명은 부당 전보됐다. 과연 검찰은 신 국장에게 어떤 처분을 내릴까. 

'망가진 MBC'의 간판 배현진

 MBC <뉴스데스크> 배현진 앵커.
ⓒ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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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MBC 부당해직자 중 한 명인 최승호 PD는 본인의 페이스북에 "지금 배현진씨는 최장수 앵커 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라며 "배 앵커가 이토록 장수하는 이유는 아마도 2012년 파업 도중에 대열을 이탈했다는 것에서 찾아야 할 것"이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 맞다. MBC 노조원들도, 시청자들도 다 아는 이야기다.

"노조에서 나왔다고 어느 정권 편이니 사측이니 하며 편을 가르려는 시도, 그 의도 매우 불쾌합니다."

지난 2012년 5월, 노조원 신분이던 배현진 아나운서는 총파업 도중 MBC <뉴스데스크> 앵커로 복귀했다. MBC 노조의 파업이 100여 일 가량 진행된 상태였다. 그는 사내 인트라넷에 복귀의 변을 게시했다. MBC 사측은 배 앵커의 글을 굳이 '보도자료'로 배포하며 사측의 대변자로 '변신'시켰다. 노조 아나운서 선배가 "불호령"을 내리거나 "심지어 폭력을 가하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폭로성' 내용도 곁들였다. 노조 총파업의 의도를 깎아내리려는 의도도 다분했다.

배 앵커는 "한 아나운서 선배에게 '뉴스 앵커이고 공명선거 홍보대사인데 정치적 색채를 가진 구호를 외치거나 그런 성격의 집회 자리에는 갈 수 없습니다'라고 했더니, '어쩔 수 없는 희생이다. 계속 이런 식이라면 너 같은 아이는 파업이 끝난 뒤 앵커고 방송이고 절대 못 하게 하겠다. 어떻게든 내가 그렇게 하겠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사내 인트라넷에 이와 같은 묵직한(?) 글을 남겼다.

"민주적 절차를 실천해야 할 노조 내에서 절대로 목격되어선 안 되는 장면이었습니다. 저 아닌 누구라도 어떤 일에 참여의 의미가 없다 판단될 때 언제든 그만둘 수 있는 것, 그리고 그 결정을 존중하는 것, 아파도 이것이 민주주의라 생각합니다."

이게 벌써 5년 전 글이다. 이후 배현진 앵커는 지금까지 대외 인터뷰에 나서거나 공개적인 자리에서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놓은 적이 없다. 배현진 앵커는 자신이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는 동안 MBC 내에서 '민주주의'가 작동했다고 평가할까.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MBC 동료들의 평가는 전혀 달랐다.

당시 박경추 아나운서는 트위터를 통해 "몇몇 아나운서의 방송 복귀를 보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사실 그 친구들의 성향과 그간의 행태는 아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렇게 놀랍지 않다는 것을 이제서야 밝힙니다. 저희 단단합니다"라고 밝혔고, 김완태 아나운서 역시 "마지막까지 뒤통수를 치는구나. 혹시나 하고 믿었던 우리가 순진하고 바보였던 건가"라고 적었다. 

5년 전엔 그저 '공주병'이라거나 '배신자'의 이미지만으로 각인됐다. 그런데 이번 총파업을 거치면서 좀 더 구체적인 증언들이 나왔다. 신동진 아나운서가 공개한 '피구 대첩'은 노조와 사측 간의 괴리를 보여주는 '해프닝'이라 볼 수 있겠지만, 양윤경 기자가 밝힌 '양치 사건'은 그렇지 않다. 해당 기자의 징계가 얽힌 꽤나 복잡한 '사내 권력 관계'와 얽혀 있다는 것이 노조원들의 증언이다.

이 모든 것을 노조원들의 과민 반응이라 보는 시각도 존재할 수 있다. 배현진 앵커가 <뉴스데스크>라는 간판 프로그램을 진행하기에 각종 매체들의 과도한 '표적'이 됐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노조원들의 시각이 아닌 시청자들의, 국민의 시각이다. 그 '권력'들이 지금 해임됐고, 사퇴하고 있으며,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정권과의 유착 관계가 속속 드러나고 있으며, 국민적인 지탄이 쏟아진 지 오래다.

2012년 파업 이후 '권력'의 눈에 들어 망가진 MBC의 간판이 됐으며, 지금도 <뉴스데스크>를 진행 중인 배현진 앵커. 그는 김재철, 김장겸 전 사장의 해임과 본인의 입사 이후 벌어진 MBC 노조의 두 번에 걸친 총파업을 두고 여전히 정권 차원의 시도나 편 가르기라 여길까. 여전히 MBC의 '비정상의 정상화'와 자신을 둘러싼 비판에 대해 '불쾌감'을 느끼고 있을까. 오히려 '일베'가 환호하는 자사 뉴스 자체에 불쾌감을 느껴야 마땅하지 않을까.

만약 여전히 '불쾌감'이 가시지 않는다면, 어서 앵커직을 내려놓으시길. 정상화를 예고하고 있는, 사내 민주주의의 회복을 다짐 중인 MBC의 향후 <뉴스데스크>에 배현진 앵커의 빈자리는 크게 다가오지 않을 것이기에. '세월호' 왜곡 보도를 비롯해 국민들이 외면했고, 자유한국당과 극우들의 입장을 대변했던 질 낮은 '뉴스'들을 본인의 입으로, 눈으로, 얼굴로 전달해 온 배현진 앵커야말로 무거운 책임을 져야 마땅하지 않겠나. 

양승은 아나운서, 김세의 기자, 그리고...

MBC 총파업 기간에 방송된 <출발 비디오여행>. 종종 현안 풍자가 등장하는 이 영화 소개 프로그램은 최근 진행자 김경식의 영화 소개 멘트를 통해 "김장철이 가까워져 왔다" 등등 김재철 전 사장의 행보를 풍자하는 듯한 내용을 내보냈다. 이러한 내용에 진행자인 양승은 아나운서는 깔깔 웃고 있었다. 아무리 예능 프로그램의 짧은 풍자 멘트라곤 하지만, 양승은 아나운서의 과거 이력을 기억하는 시청자라면 꽤나 씁쓸한 장면이 아닐 수 없었을 것이다.

MBC의 장수 예능 중 하나인 <출발 비디오 여행>의 진행자 양승은 아나운서와 <뉴스투데이> 등을 진행해 온 최대현 아나운서. 이 두 사람 역시 배현진 아나운서와 마찬가지로 2012년 5월 당시 MBC 노조의 파업이 99일을 맞던 5월 7일 노동조합을 탈퇴하고 업무에 복귀한 '대표' 아나운서다.

"파업에 참여 중이던 최대현은 양승은 아나운서가 신의 계시 운운하며 파업 대열에서 이탈했을 때 역시 뭔가 석연찮은 이유를 대며 파업을 접고 올라갔다."
"그 후 전혀 알지 못했던 최대현의 진면목이 드러났다. 완장을 찬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과 함께 MBC 내 우익 애국세력의 선봉이 되었다."

지난 8월, 송일준 MBC PD 협회장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재한 두 사람의 파업 복귀 일화다. 당시 노조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복귀하라는) 종교적인 계시를 받았다'고 하더라"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양승은 아나운서의 "신의 계시"라는 복귀 이유는 두고두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후 양승은 아나운서는 2012년 여름에 열린 런던올림픽 중계에서 여러 이유로 두각을 나타냈다. 파업에 참가했던 여러 선후배들이 런던올림픽 중계에서 제외된 가운데, 양 아나운서는 <뉴스데스크>에서 검정드레스에 망사 달린 모자를 착용해 '의상 논란'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양승은 아나운서는 <출발 비디오여행>의 장기 MC로 활약 중이다.

 MBC 양승은 아나운서가 2012 런던올림픽 방송에 쓰고 나온 모자들

MBC 양승은 아나운서가 2012 런던올림픽 방송에 쓰고 나온 모자들 ⓒ MBC


최대현 아나운서는 <뉴스데스크>를 제외한 각종 뉴스프로그램을 도맡아 왔다. 이후 지난 2월 열린 태극기 집회 단상에 올라 마이크를 잡기도 했던 최대현 아나운서는 집회 후 집회 참석자와 '일베' 기자로 유명한 김세의 기자와 함께 찍은 사진이 공개돼 물의를 빚기도 했다. 최대현 아나운서와 김세의 기자는 MBC 제3노조 공동위원장이다. 최대현 아나운서는 그 사진이 영화 <공범자들>에 소개되면서 다시금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은 정치적으로 암울했고 '쉬운 해고'를 운운하는 권력은 무서웠다. PD, 기자, 아나운서라는 천직을 잃고 쫓겨나고도 노동조합을 지키는 사람들에게 이해(interest)가 존재할 수는 없었다. 끝내 원칙을 지키다가 스케이트장, 송출실, 임무를 알 수 없는 사업부서 등지에서 자신의 커리어가 끝장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불안했지만 '가치'를 포기하지 않았다. 망망대해에서 노동조합이라는 작은 배를 타고 파도를 넘었고, 천신만고 끝에 언론자유를 회복할 소중한 기회의 땅에 도착했다. MBC는 그들에 의해 다시 세워질 것이다."

MBC 김재영 PD는 <주간경향>에 연재한 'MBC 몰락 10년사' 중 <MBC 부역자들이 얻은 것은 무엇이었을까>란 글을 이렇게 맺었다. 아마도 2012년 노조를 탈퇴하고 업무에 복귀했던 양승은, 최대현 아나운서 역시 자신의 커리어를 생각했을 것이다. 주말 <뉴스데스크>를 진행하고, '선후배들보다 한 발 앞설 수 있는 기회'라 여겼을지 모른다. 아니, 어쩌면 좀 더 장기적인 비전을 꿈꿨을지도 모른다.

동료들과, 노조원들과 다른 선택을 했던 그들의 꿈은 불과 5년 만에 산산조각 날 위기에 처했다. 단순히 '부역자'란 낙인 때문이 아니다. '다시 세워질' MBC가 회복해야 할 '신뢰'와 이들의 행보는 전혀 어울리지도 않고, 시청자가 납득할 수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능력' 있는 동료, 선후배 아나운서들의 빈자리를 꿰찬 두 사람의 승승장구는 그 이유가 신의 계시였든, 정치적 신념이었든 '능력'과 '신뢰'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이런 사실을 동료들이, 시청자들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 않겠는가. 미안하지만 두 사람 역시 MBC를 망가뜨린 '공범자들' 중 하나일 뿐이요, 김재철부터 김장겸으로 이어진 부정한 '권력자들'의 대리인이었을 뿐이다.

혹시 이러한 평가가 부당하다고 느낀다면, 2012년 5월 배현진 아나운서가 업무에 복귀하며 사내 인트라넷에 남긴 명문을 복기해 볼 필요가 있다. 당시 썼던 문장은 시청자가 외면한 MBC를 망쳐 놓은 권력자들, 그 주범들의 얼굴 노릇을 했던 아나운서들을 위해 마치 과거의 배현진 아나운서가 준비해 놓은 충고라 봐도 무방할 듯하다.

"여전히 제게 가장 준엄한 (판단의) 대상은 시청자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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