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에이스' 폴 포그바(24)는 세계축구팬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선수다. 

출중한 드리블 실력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는 물론이고 골키퍼의 간담을 서늘케 하는 강력한 오른발 슈팅까지 갖춘 그는 지난해 여름 이탈리아 유벤투스를 떠나 1억 500만 유로(한화 약 1352억 원)의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기록하며 잉글랜드 무대에 입성했다.

프랑스 축구대표팀의 핵심 미드필더이기도 한 포그바는 내년 6월 열릴 월드컵에서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네이마르(브라질)와 함께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로도 꼽히고 있다.

세간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는 듯, 그는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뉴캐슬과의 리그 홈경기에서 1도움과 함께 멋진 골까지 터트리며 팀의 4-1 대승을 이끌었다.

햄스트링 부상을 이겨내고 2달여 만에 나온 경기에서 골까지 터트린 포그바. 하지만 그는 골을 넣은 후 기쁨을 발산하는 대신 시무룩한 표정을 지은 채 손목에 수갑을 찬 듯한 동작의 세리머니를 연출했다.

포그바가 '수갑 세레머니' 펼친 이유는?

 지난 19일 뉴캐슬과의 리그 홈경기에서 골을 넣고 수갑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는 폴 포그바의 모습. 해당 경기를 보도한 CNN 누리집 갈무리

지난 19일 뉴캐슬과의 리그 홈경기에서 골을 넣고 수갑 세레머니를 펼치고 있는 폴 포그바의 모습. 해당 경기를 보도한 CNN 누리집 갈무리 ⓒ CNN 누리집


평소 같았으면 춤이라도 추고 남았을 포그바는 왜 골을 넣고 '수갑 세레머니'를 펼쳤을까.

미국 CNN이 20일 '포그바 수갑 세레머니'의 내막을 전했다. 이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포그바의 골 세레머니는 고통받는 리비아의 노예들을 위한 것이었다. 

CNN은 지난 16일 "리비아에 거주하고 있는 각종 난민들이 노예로 팔려나가고 있다"는 뉴스를 보도해 전 세계인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이 언론이 보도한 뉴스에는 겁을 먹은 사람들이 다수 등장하고 경매인으로 보이는 사람이 이들의 몸값을 누군가에게 제시하고 낙찰하는 모습들이 등장한다. 또 노예로 팔려나갔지만 운 좋게 탈출했다는 사람들의 인터뷰도 쏟아져 나온다.

일명 '인간 노예시장' 뉴스의 충격이 전 세계로 퍼지자 리비아 정부는 진상조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도 이를 "인류에 대한 범죄"라고 단정 짓고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특히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리비아 대사관에서는 '인간노예시장'을 비난한 각종 시위들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 프랑스에는 과거 식민지였던 알제리, 모로코, 튀니지, 세네갈, 기니 등 이민자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다.

물론 기니 출신의 프랑스 이민자 포그바도 이를 외면할 수 없었다. 그는 평소 인종차별 캠페인 등에 참여하며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해왔었다.

포그바는 지난 8월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과의 인터뷰에서 "축구선수에게 피부색은 아무것도 아니다. 박지성을 보라"라고 말해 국내 팬들의 화제를 받기도 했다.

출중한 축구 실력만큼이나 멋진 인성을 갖춘 포그바는 최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수갑 세레머니' 사진을 올리면서 의미심장한 글을 남겼다.

"그라운드로 돌아와서 매우 기쁘다. 나의 기도는 리비아에서 노예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함이다. 이 잔인함이 끝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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