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이 3일 전에 만났던 일본과 다시 마주하며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선동열 감독이 지휘하는 야구 대표팀이 19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전을 치른다. 상대는 3일 전 개막전에서 만났던 일본이다. 연장 접전 끝에 끝내기 패배를 당했던 만큼 대표팀에게 복수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결승전 선발은 롯데의 '토종 우완 에이스' 박세웅이다. 딱 한 경기가 남아있는 대표팀에게 내일은 없고, 예선전 선발이었던 장현식과 임기영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출전할 기회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만난 일본을 이기기 위한 투-타의 필승 전략은 무엇일까.

 일본전 선발 박세웅. 선발진의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까.

일본전 선발 박세웅. 선발진의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까. ⓒ KBO


선발진의 상승세, 박세웅이 이어나갈 차례...불펜도 모두 대기한다

앞서 선발로 등판한 장현식과 임기영 모두 좋은 내용을 보여줬다. 장현식은 일본전 5이닝 1실점(비자책), 임기영은 대만전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두 투수 모두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평가전에서 부진했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원래대로라면 대만전에서 임기영 다음으로 박세웅이 불펜 등판할 계획이었으나 임기영의 호투로 인해 등판할 기회가 없었다. 만약 박세웅이 이 날 등판했다면 남은 선발 자원인 김대현이 선발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대표팀 입장에서는 확실한 선발 투수를 믿고 내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임기영의 호투가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다만 박세웅은 국내에서 펼쳐진 세 차례의 평가전 가운데 두 차례에 등판하면서 넥센전에서 3이닝 6피안타 1볼넷 2실점, 경찰청전에서 3이닝 3피안타 3볼넷 무실점을 기록하며 내용 자체가 좋지 않았다. 경기 초반 안정된 제구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박세웅이 오랫동안 마운드에서 버티는 것이지만 최악의 상황도 대비해야 한다. 경기 초반 박세웅의 컨디션이 좋지 않다고 판단한다면 벤치가 빨리 움직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표팀은 일본과의 개막전에서 선발 장현식으로 포함해 무려 7명의 투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불펜의 경우 구창모, 박진형, 장필준, 김윤동, 함덕주, 이민호가 차례로 등판했는데 이들은 끝내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결과만큼이나 많은 투수들이 등판한 점에 대한 우려가 컸다.

다행스럽게도 대만전에서는 박진형과 장필준 단 두 명의 불펜 투수만이 공을 던져 불펜 소모를 최소화했다. 19일 결승전만 치르면 대회가 끝나기 때문에 불펜을 아낄 이유가 전혀 없는 경기이다. 대회 등판 기록이 없는 심재민과 김명신을 비롯해 모든 불펜 투수가 출격한 준비를 마쳤다.

 대회 개막 이후 구자욱은 여전히 무안타로 침묵하고 있다.

대회 개막 이후 구자욱은 여전히 무안타로 침묵하고 있다. ⓒ KBO


'2G 16득점' 터지고 있는 일본 타선, 대표팀도 분발해야 할 시점

어제 대표팀이 휴식을 취하는 사이 일본과 대만이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일본의 8대2 승리였다. 이날 승리를 거둔 일본은 1위로 예선을 마감했고 반면 2패를 기록한 대만은 결승전 무대를 밟지 못한 채 3위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하게 됐다.

주목해봐야 할 것은 일본 타선의 흐름이 좋다는 것이다. 대표팀과의 첫 경기에서는 승부치기까지 가면서 힘겹게 승리하기는 했지만, 이날 홈런을 두 방이나 터뜨리면서 대표팀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개막전에 이어 대만전에서도 8점을 얻은 일본은 경기 중반 확실하게 승기를 잡았다. 일발 장타에 대만 마운드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일본에 비해 대표팀 타선은 조금 잠잠하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컨디션이 좋은 타자와 그렇지 않은 타자가 명확히 구분된다. 가장 컨디션이 좋지 않은 타자는 '캡틴' 구자욱이다. 예선 두 경기에서 3번 타순에 배치되면서 8타수 무안타에 그쳐 테이블세터와 중심 타선 사이에서 연결 고리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

대만과 일본과 달리 선동열 감독은 단 한 장의 와일드카드를 사용하지 않고 출전 자격 요건에 부합하는 야수들로만 엔트리를 꾸렸다. 그러다보니 중심을 잡아줄 타자의 부진이 미치는 영향이 더 클 수 있다. 이는 구자욱뿐만 아니라 다른 타자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결승전도 3일 전과 비슷하게 접전 양상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상당히 높지만 무엇보다 타자들이 침묵한다면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없다. 일본은 탄탄한 타선 못지않게 마운드도 높은 팀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2015년 11월 19일은 프리미어12에서 대표팀이 4강에서 맞붙은 일본을 극적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한 날이다. 공교롭게도 정확히 2년이 지난 오늘, 20대 초반의 젊은 선수들이 또 한 번의 '도쿄대첩'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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