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오지환과 안익훈이 군 입대를 미뤘다. 지난 17일이 상무 야구단 지원의 마감일이었지만 두 선수는 지원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2018시즌에도 오지환과 안익훈은 LG 유니폼을 입고 뛴다.

이들 중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바로 오지환이다. 1990년생으로 올해 만 27세인 오지환은 아직까지 병역을 마치지 않았다. 내년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되는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을 통해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겠다는 심산이다.

오지환의 이번 결정이 과연 현실화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일단 그는 대표팀 선발 경험이 없다. 또한 타격의 정교함에서 경쟁자들에 비해 약점을 보이고 있다. 데뷔 후 2016년 타율 0.280이 커리어하이다.

포지션 경쟁자라 할 수 있는 김선빈은 타격왕 타이틀을 차지했고 김하성(넥센)은 2017시즌 타율 0.302 23홈런 114타점 OPS 0.889를 기록했다.

이 중 병역 미필인 김하성은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승선했고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는 공수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내년 시즌 오지환이 김선빈, 김하성을 제치고 선발될 만큼 압도적인 성적을 거둘 것이라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설령 오지환이 대표팀에 발탁된다 해도 금메달 획득은 장담할 수 없다. 3위에 그친 2006 도하 아시안게임과 같은 참사가 되풀이되지 말라는 법 역시 없다. 국위 선양이 우선 목표가 되어야 할 아시안게임을 병역 혜택의 기회로만 보는듯한 미필 선수들의 태도에 여론의 반감도 만만치 않다.

▲ LG 오지환 최근 6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사실 가장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LG 구단의 태도다. 오지환의 병역 연기에 '선수 개인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구단 차원의 결정과는 무관함을 강조하고 있다. 다르게 말하면 여론의 비판을 선수 개인에게 떠넘기는 모양새다.

1년 전 오지환이 경찰청 입대를 추진하다 문신으로 인해 무산된 것은 분명 선수 본인의 책임이다.

하지만 2009년 오지환의 입단 뒤 2015시즌 종료 시점까지 7시즌을 치르는 동안 LG 구단은 그의 병역 문제와 관련 명확한 계획를 세우지 않았다. 프로 데뷔 직후에는 주전으로 키울 오지환의 기량 향상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주전 유격수로 자리 잡은 뒤에는 팀 전력 저하를 이유로 군 입대를 차일피일 미뤄온 것이 사실이다.

LG 구단이 오지환의 경우처럼 모든 선수들의 병역을 선수 개개인에 맡겨놓았던 것도 아니다. 상당수 유망주의 경우 이른 시점에 병역을 마쳤다.

2011년 입단한 유강남은 2012시즌 종료 뒤 상무에, 유강남의 입단 동기 임찬규는 2013시즌 종료 뒤 경찰청에 입대해 이미 병역을 마쳤다. 2013년 입단한 강승호는 그해 시즌 종료 뒤 곧바로 경찰청에 입대해 2017시즌 1군에서 활약했다.

2015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포수 유망주 김재성도 그해 시즌 종료 뒤 경찰청에 입대해 최근 병역을 마쳤다. 김재성은 현재 일본 고치에서 펼쳐지는 LG 마무리 훈련에 참가 중이다. 이들은 모두 오지환보다 늦게 입단한 선수들이다.

최근 들어 LG 구단의 병역 관리가 허술해졌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오지환 외에 양석환과 임정우도 아직 병역을 마치지 못했다. 올해로 양석환과 임정우는 만 26세다. 

선수들의 병역 관리는 선수 본인에게만 책임을 돌릴 수는 없다. 구단이 선수단 전체를 장기적 관점에서 관리하는 가운데 병역도 해결되어야 한다. 소위 '마스터 플랜'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갑자기 팀 전력이 크게 약화되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 이번 불거진 오지환의 병역 논란에서 LG 구단이 선수 뒤로 숨어서는 안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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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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