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저스티스 리그> 사운드 트랙 표지. 대니 엘프만이 음악 감독을 맡았다.

영화 <저스티스 리그> 사운드 트랙 표지. 대니 엘프만이 음악 감독을 맡았다.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DC 엔터테인먼트의 오랜 숙원 사업인, 영화 <저스티스 리그>가 드디어 15일 국내 관객들을 찾았다. 일단 관객 반응은 지난해 개봉한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 이어 호불호가 엇갈리는 모양이다. DC의 최근 작품들은 라이벌인 마블 스튜디오에 비해서 아쉬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마블과 비교해서 DC가 나름 선전을 펼치는 분야가 있으니 바로 '사운드 트랙'이다.

<다크 나이트> 3부작은 물론 <맨 오브 스틸>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까지, '영화 음악'의 거장 한스 짐머가 맡은 영화 OST들은 본편의 완성도와 별개로 많은 호평을 받았다.

한스 짐머는 이번 <저스티스 리그>엔 참여하지 않았다. 지난해 이 영화의 제작에 앞서 일찌감치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발을 뺐기 때문이다.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에서 음악을 맡았던 정키 XL 마저 손을 떼면서 <저스티스 리그> 음악 작업이 표류할 위험에 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니 엘프만이 가세해 재정비가 이뤄졌다.

한스 짐머의 공백을 훌륭히 메운 대니 엘프만

 저스티스 리그 스틸컷

영화 <저스티스 리그> 음악은 원조 <배트맨> 1, 2편의 음악들이 다시 부활한 듯한 느낌을 주고 있다. ⓒ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주)


한스 짐머 만큼의 대중적인 인기 작곡가는 아니지만 대니 엘프만 역시 만만찮은 경력의 소유자다. 팀 버튼 감독의 여러 작품에서 음악 감독을 맡았던 한 대니 엘프만은 '원조' <스파이더맨> 시리즈를 비롯한 영화 <미션 임파서블>, 인기 TV 시리즈 <심슨네 가족들> <위기의 주부들> 등의 메인 테마곡을 탄생시켰다. 특히 2000년대 <다크 나이트>의 존재감 때문에 잊혀지긴 했지만, 1980~90년대를 주름 잡았던 <배트맨>의 메인 테마곡 역시 엘프만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작품이다.

그가 만든 기본적인 음악의 틀은 여타 블록버스터 영화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긴급 수혈에 가까울 만큼 뒤늦게 <저스티스 리그> 제작에 참여한 대니 엘프만은 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내는 풍부한 사운드로 영화 속 다양한 상황을 멋지게 꾸며주는,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했다.

특히 원조 <배트맨> 1, 2편의 음악들이 다시 부활한 듯한 느낌을 주는 데다 거장 존 윌리엄스가 만든 <슈퍼맨> 시리즈 음악의 흐름까지 적절히 계승한다. 이런 부분에선 한스 짐머와 다른 방식으로 창작에 접근한 모양새다.

메인 테마 격인 'The Justice League Theme-Logos', 'The Final Battle' 그리고 'Anti-Hero's Theme' 등은 여타 걸작으로 손꼽히는 영화 음악에 결코 밀리지 않는 수준이다. 이 음악들은 객석을 빨아들일 듯한 강인한 흡인력을 자랑한다.

매력적인 리메이크 보컬 곡, 블랙핑크 '마지막처럼'의 깜짝 등장

 영화 <저스티스 리그>에는 걸그룹 블랙핑크의 '마지막처럼'이 깜짝 삽입됐다.

영화 <저스티스 리그>에는 걸그룹 블랙핑크의 '마지막처럼'이 깜짝 삽입됐다. ⓒ YG엔터테인먼트


프린스를 시작으로 유투(U2), 씰, 스매싱 펌킨스 등이 참여했던 1980~1990년대 <배트맨> 시리즈 이후 DC 영화에서는 인기 가수들이 부르는 보컬 곡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데 <저스티스 리그>에선 이례적으로 3곡의 노래가 주요 장면과 사운드 트랙에 삽입돼 영화 음악 마니아들의 귀를 즐겁게 만들어 준다.

먼저 'Everybody Knows'는 지난해 11월 세상을 떠난 레너드 코헨의 명곡을 리메이크했다. 노르웨이 출신의 신예 여성 보컬리스트 시그리드(Sigrid)는 범죄가 판을 치는 암울한 상황의 도시, 고담의 현실을 묘한 분위기의 목소리에 담아낸다.

특히 "모두들 알아 지금 아니면 영원히 아니라는 걸. 모두들 알아 나 아니면 당신이라는 걸"(And everybody knows that it's now or never. Everybody knows that it's me or you) 가사는 마치 지구를 구해야 할 임무가 배트맨 그리고 슈퍼맨에게 있음을 예언하듯 영화 속 내용과 적절히 잘 어울린다.

또 다른 리메이크 곡은 비틀스 원곡 'Come Together'다. 수많은 뮤지션들이 재해석한 명곡을 이번엔 블루스 록 기타리스트 게리 클락 주니어(Gary Clark Jr.) 그리고 전체 음악 작업에는 빠졌지만 정키 XL이 협업에 참여한다. 특유의 걸쭉한 목소리와 함께 연주되는 공격적인 기타 라인이야말로 <저스티스 리그> 멤버들과 가장 잘 어울리는 선택이다. 이밖에 화이트 스트라입스가 2007년 발표한 'Icky Thump' 역시 나름의 소임을 다한다. 이미 알려진대로 우리나라 인기 걸그룹 블랙핑크의 '마지막처럼'도 진짜 등장한다. 아쉽게도 이 곡은 사운드 트랙엔 수록되지 않았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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