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스틸 컷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스틸 컷ⓒ (주)일레븐엔터테인먼트


<세븐>, <나를 찾아줘>등 스릴러 영화의 대가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원제: The Curious Case of Benjamin Button)가 오는 16일 재개봉한다.

영화는 <위대한 개츠비>로 유명한 스콧 피츠제럴드가 1922년 발표한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영화는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진다는 설정 외에는 소설과 유사점이 그리 많지 않다. 주인공 벤자민 버튼 역에는 핀처 감독과 <세븐>, <파이트클럽>에서 함께 호흡을 맞췄던 브래드 피트다. 주인공의 연인으로 케이트 블란쳇이 출연했다. 영화는 드라마 치곤 꽤 많은 1억 5천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여되었고 2008년 개봉 당시 북미 1억 2750만 달러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3억 3393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국내에선 2009년 2월에 개봉하여 당시 약 174만 관객을 동원했었다.

영화는 81회 미국 아카데미에서 작품상, 감독상, 주연상등 무려 1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었으며 3개 부문(분장상, 미술상, 시각효과상)에서 수상했다.

병원 중환자실에 누워있는 생애 마지막을 앞둔 한 할머니는 딸에게 한권의 일기장을 건네어 읽어달라고 부탁한다. 그 일기장의 주인은 어머니가 아닌 벤자민 버튼(브래드 피트)이라는 한 남자의 일기장이었다. 딸은 소리 내 일기장을 읽기 시작했고 그렇게 한 남자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1918년 1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태어난 한 아이가 있다. 80대의 외모로 태어난 그 아이는 아버지에 의해 한 양로원에 버려진다. 양로원 직원 퀴니(타라지 P.헨슨)는 의사와 남자친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이에게 벤자민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키우게 된다. 노인들과 함께 지내던 벤자민은 시간이 지날수록 젊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12살이 되던 해 7살의 어여쁜 소녀 데이지(엘르 패닝)만나게 되고 생애 처음으로 가슴 설레는 감정을 가지게 된다. 시간이 흘러 성인이 된 데이지(케이트 블란쳇)는 발레리나 되었고, 벤자민은 뱃사람이 되어 세계를 누비게 된다. 러시아까지 가게 된 벤자민은 그곳에서 유부녀(틸다 스윈튼)을 만나 처음으로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벤자민과 데이지는 다시 만나게 된다.

주인공 벤자민 버튼은 남들과 달리 노인으로 태어나 점점 젊어지며 인생을 거꾸로 살아가게 된다. 이 판타지적 설정을 기반으로 주인공이 순탄한 삶을 살며 손자까지 보는 소설과는 다르게 영화는 벤자민을 지극히 현실적 삶에 대입하며 가슴 아린 사랑을 담아낸다.

인생의 중간쯤 다다랐을 때서야 이뤄진 벤자민과 데이지의 사랑이 빛을 내는 시간을 그리 길지 못하다. 벤자민은 시간이 흐를수록 젊어지지만 그는 데이지가 늙어가는 모습을 지켜봐야한다. 둘 사이에 사랑하는 아이가 태어나지만 아이가 커갈수록 자신은 제대로 된 아빠가 될 수 없음을 확신하게 된다. 이 때 벤자민은 아이를 위해서 가슴 아픈 선택을 하는데, 그것이 주는 감동의 크기가 상당하다. 특히 해마다 딸에게 쓴 편지에는 딸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 그리고 아빠지만 아빠일수 없는 자신의 처지가 깊게 베어 있어 가슴을 저미게 만든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스틸샷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스틸샷ⓒ (주)일레븐엔터테인먼트


영화는 그렇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늙어가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 다시금 깨닫게 해준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166분이나 되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큰 갈등이 없고 흐름도 유장하다. 다소 지루 할 수 있는 스토리를 꼼꼼하고 수려한 영상미로 커버하고 있다. 역 노화 현상을 완벽하게 재현해낸 CG와 특수 분장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몬트리올, 뉴올리언스, 카리브해 등 다양한 로케이션과 시대의 특징을 고스란히 반영한 사실적인 세트도 상당히 인상적이다.

영화를 보고 있으면 자꾸만 떠오르는 작품이 있다. 바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포레스트 검프>이다.

우선 두 영화는 남다르게 태어난 한 남자의 전기적인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두 영화의 주인공은 아빠에게 버림을 받았으며, 어머니의 한결같은 사랑 속에서 자란다. 그리고 두 작품 모두 어린 시절을 함께한 첫 사랑과의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된다. <포레스트 검프>만큼은 아니지만 이 영화 또한 주인공 또한 역사적 흐름과 함께 하기도 한다. 다름 아닌 이 영화의 각본가가 바로 <포레스트 검프>로 아카데미 각색상을 수상했던 에릭 로스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나무랄 데가 없다. 주인공 브래드 피트는 80대 노인에서 청년시절까지 육체적 나이를 거꾸로 먹는 한 남성의 변화를 잘 그려낸다. 특히 외모와 반비례할 수밖에 없는 벤자민의 심리묘사를 훌륭하게 소화한다. 브래드 피트와 마찬가지로 20살에서 80대 할머니까지 폭 넒은 나이대를 세대별로 소화한 케이트 블란쳇 또한 매우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벤자민의 양어머니 퀴니 역을 맡은 타라지 P. 헨슨도 인상적이다. 그녀는 두 주연배우 못지않게 시대별 분장을 소화해야 했고, 퀴니의 한결같은 모성을 잘 표현하며 영화의 감성을 한층 높여주었다. 그녀는 수상에 실패했지만 처음으로 아카데미 조연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었다. 그 밖에 틸다 스윈튼과 자레드 해리스등의 다른 조연들의 연기들도 훌륭하다.

 영화의 두 주인공 브래드 피트와 케이트 블란쳇

영화의 두 주인공 브래드 피트와 케이트 블란쳇ⓒ (주)일레븐엔터테인먼트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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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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