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팝 쪼개듣기'는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코너입니다. 화제작 리뷰, 업계 동향 등 다채로운 내용을 전하겠습니다 [편집자말]
어느 시대건 그러했지만 최근 2, 3년 사이 최신 유행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작곡가, 프로듀싱 팀들의 작법 변화가 눈에 띄고 있다.

가령 2015, 2016년에 걸쳐선 스웨덴, 영국 등 유럽 지역 작곡가들의 소위 '유로팝(Euro-Pop)' 형식의 창작이 SM 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신곡에 많이 활용됐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는 DJ듀오 체인스모커스로 대표되는, 변형된 EDM이거나 퓨처 베이스 또는 트로피컬 사운드가 한 축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인디, 감성 발라드 쪽이 아니라면 상당수 곡들은 이들 장르와 유형의 영향에서 벗어나지 않은 편이었다.

이제 2018년을 눈앞에 둔 2017년 11월, 또 한번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반복되는 멜로디와 리듬의 '기타 리프'(Guitar Riff)를 적극 활용한 곡들이 공교롭게도 지난 2주 사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기타는 가장 기본 악기이기 때문에 리듬 배킹(Rhythm backing: 배경으로 깔리는 리듬-편집자 주) 연주로 자주 들어 왔다. 그러나 이른 바 '트렌디'한 K팝 장르에서 리프 기반의 기타 연주를 중심으로 하는 곡들이 연이어 등장하는 것은 창작자들의 작곡 유행이 달라졌음 의미한다.

과연 기타 리프의 활용은 유행이 될까? 아니면 그냥 일시적인 현상에 지나지 않을까?

기타 리프란?
리프는 사전적으로 '반복되는 짧은 악절'을 뜻한다. 일반적으로 '기타 리프'라면 주로 록 음악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멜로디를 일렉트릭 기타로 반복해서 연주하는 부분을 지칭한다. 가장 좋은 예는 딥 퍼플의 'Smoke On The Water' 전주 부분으로 곡이 진행되는 도중에도 주기적으로 등장해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뚜렷한 기타 리프를 듣는 사람의 귀에 심어줄 수 있다면 일단 그 곡은 절반 이상 성공한 셈이다.

[하나] 록 기타의 강렬함으로 뼈대를 잡다... 세븐틴 '박수'

 아이돌 그룹 세븐틴 멤버 민규, 원우, 도겸(왼쪽부터). 기타를 감싸 안은 원우의 모습이 세븐틴 음악의 변화를 살짝 상장하는 듯 하다.

아이돌 그룹 세븐틴 멤버 민규, 원우, 도겸(왼쪽부터). 기타를 감싸 안은 원우의 모습이 세븐틴 음악의 변화를 살짝 상장하는 듯 하다.ⓒ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지난 6일 발매된 그룹 세븐틴의 두번째 정규 앨범 <틴, 에이지(Teen, Age)>의 머릿곡 '박수'는 이전에 세븐틴이 내놓았던 곡들, 특히 전작 < Al1 >에 담긴 '울고 싶지 않아'와는 사못 달라진 모습이다.

앞선 앨범에서는 EDM의 화법을 반영했던 것에 반해 이번에 프로듀서 계범주, 세븐틴의 리더 우지 콤비는 록 음악에서 자주 접할 법한 강렬한 톤의 기타 리프를 곡의 시작과 함께 등장시켰다.

물론 지난해 활동곡 '붐붐', '아주 NICE'에서도 반복되는 리프 구성이 활용되긴 했지만 여기선 보컬 떼창, 신스와 브라스 연주가 그 역할을 담당했다. '다운 튜닝'(기타줄을 반음 낮춰 조율. 하드록 및 헤비메탈 기타 연주에선 종종 사용되는 방식이다-기자 주)에 맞춘 일렉트릭 기타는 Bm-Dm-Em-Bm-Dm, Bm-Dm-Em-Bm-A의 코드 진행을 반복적으로 전개한다. (편집자 주-반음 낮췄으므로 실제 기타 소리는 각각 B♭m, D♭m 등을 내는 셈이다.)

그리고 다른 악기들을 살짝 바꿔만 준다면 록 밴드의 곡으로도 금방 변신이 가능할 만큼 '박수'의 악곡 구조는 의외로 단순한 편이다. 기타 리프가 곡의 빼대를 잡아주면서 멤버들의 보컬, 랩도 한결 강한 힘을 얻는 모양새다.


[둘] 블루스 기타의 힘을 빌어오다... 몬스타엑스 '드라마라마(Dramarama)'

 몬스타엑스

ⓒ 스타쉽 엔터테인먼트


세븐틴과 마찬가지로 올해로 데뷔 3년차를 맞은 몬스타엑스는 힙합 기반의 음악으로 팬 층을 넓혀가는 팀 중 하나다. 지난해 록과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결합시킨 웅장함을 전면에 내세웠던 '파이터(Fighter)'로 록 장르 작법을 수용한 데 이어 다섯번째 미니 앨범 < The Code >의 '드라마라마(Dramarama)'에선 블루스 록에서 자주 활용되는 기타 리프를 적극 도입했다.

스웨덴 출신의 재즈 기타리스트면서 그룹 엑소, 레드벨벳, 빅스, 오마이걸 등의 주요곡을 만든 안드레아스 오버그와 미국 출신 싱어송라이터 드류 라이언 스콧이 작곡을 담당한 '드라마라마'는 앞서 두 사람이 작업했던 곡들과는 다소 다른 구성의 곡이다. 특히 오마이걸의 'Windy Day', 레드벨벳의 'Sunny Afternoon' 등 한동안 말랑말랑한 팝 기반의 곡 위주로 작업을 했던 안드레아스 오버그는 그간 들을 수 없었던, 단순하고 기본적인 C와 B♭(비플랫) 코드가 반복되는 블루스 기반의 연주를 선사한다.

마치 2005년 'I Don't Need No Doctor'를 재해석했던 존 메이어, 존 스코필드의 협연을 연상케 할 만큼 복고풍의 기타 소리는 의외의 즐거움을 준다. 여기에 덧붙여진 몬스타엑스 멤버 주헌과 아이엠의 랩, 기현의 보컬도 곡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셋] 통통 튀는 록큰롤 리듬의 경쾌함.... 구구단 '초코코(Chococo)'

 지난 8일 그룹 구구단은 싱글앨범 < Act.3 Chococo Factory >로 돌아왔다.

지난 8일 그룹 구구단은 싱글앨범 < Act.3 Chococo Factory >로 돌아왔다.ⓒ 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항상 밝은 에너지를 심어주는 곡으로 즐거움을 주는 아홉 소녀들, 구구단이 이번엔 영화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오마주한 콘셉트로 돌아왔다. 물론 멤버 소이의 어깨 부상으로 인해 8명으로 잠시 인원 수가 줄어든 아쉬움은 있지만.

8일 공개된 구구단의 첫번째 싱글 < Act.3 Chococo Factory >는 외국인 작곡가들을 중심으로 국내 팀 멜로 디자인이 협업한 '초코코(Chococo)'를 타이틀곡으로 내밀며 변화를 모색했다.

음악 외적으론 디지페디 팀이 작업한 판타지+B급 정서+병맛(?) 코드가 결합된 기괴한 분위기의 뮤직비디오로 화제와 논란을 동시에 모으고 있다.

우아함과 밝음이 공존했던 곡 '원더랜드', 신스팝 댄스곡 '나 같은 애'와 다르게 '초코코'에선 경쾌한 록큰롤 기반의 기타 리프를 밑바탕에 뒀다. G#---Em-F#m 코드 진행 속에 멤버들의 코러스 역시 반복되는 형식을 갖추면서 일종의 '후크송' 같은 느낌도 자아낸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좋은 기사와 나쁜 기사는 한 끗 차이일지도 모릅니다. 더 좋은 기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