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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정부의 자치권 몰수에 대한 카탈루냐주의 대규모 항의 시위를 보도하는 AP 뉴스 갈무리.
 스페인 정부의 자치권 몰수에 대한 카탈루냐주의 대규모 항의 시위를 보도하는 AP 뉴스 갈무리.
ⓒ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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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정부가 분리독립을 추진한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해산하고 직접 통치하겠다고 밝혔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각)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긴급 국무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지방정부의 자치권을 몰수하는 헌법 155조 발동을 의결하겠다고 선언했다.

스페인 헌법 155조는 지방 자치정부가 헌법 의무를 준수하지 않거나 국가의 이익을 훼손할 때 중앙 정부가 상원 의결을 통해 자치권 몰수를 비롯한 모든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스페인 총리가 이 조항을 발동한 것은 지난 1978년 헌법 제정 이후 역사상 처음이다. 스페인 상원은 라호이 총리가 이끄는 집권 국민당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가 주요 야당도 카탈루냐의 자치권 몰수에 동의하고 있다.

헌법 155조를 최종 발동하면 분리독립을 추진하는 카탈루냐 자치정부 지도부는 강제로 해산하고, 당분간 스페인 정부가 직접 통치하면서 6개월 안에 새 자치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선거를 치르게 된다.

라호이 총리는 "이 결정은 카탈루냐 자치를 영원히 막는 것이 아니다"라며 "카탈루냐 지역의 법치를 회복하고 모든 시민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전례가 없는 조치를 단행하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카탈루냐 자치정부의 카를레스 푸지데몬 수반은 일방적인 방식으로 법을 무시하고 충돌을 일으켰다"라며 "어떤 민주주의 국가도 법을 위반하는 것을 용인할 수는 없다"라고 비판했다.

카탈루냐 "자치권 몰수는 쿠데타" 강력 반발

스페인 정부의 카탈루냐 자치권 몰수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스페인 정부의 카탈루냐 자치권 몰수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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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푸지데몬 수반이 이끄는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지난달 분리독립 찬반을 묻는 주민투표를 강행했고, 스페인 정부는 이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제 진압에 나서면서 유혈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카탈루냐 자치정부는 주민투표 결과 분리독립 찬성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면서도 독립 선포를 유예하고 스페인 정부에 협상을 요구하며 자치권 확대를 노렸다. 하지만 스페인 정부는 공식적인 독립 포기를 선언해야 협상에 나설 것이라며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압박했다.

그럼에도 카탈루냐 자치정부가 독립 포기를 선언하지 않자, 스페인 정부가 마침내 자치권 몰수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스페인 정부가 푸지데몬 수반을 비롯해 분리독립을 주도한 인사들에게 반역죄를 적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카탈루냐는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카마 포케달 카탈루냐 자치의회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라호이 총리가 민주적으로 선출된 자치정부를 축출하려고 한다"라며 "쿠데타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카탈루냐 자치 주권의 수호를 약속한다"라고 강조했다. 스페인 정부의 자치권 몰수에 카탈루냐가 독립 선언으로 맞서면서 또 다시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카탈루냐 최대 도시 바르셀로나에서는 분리독립을 지지하는 주민들과 푸지데몬 수반을 비롯한 자치정부 지도부가 참석해 스페인 정부를 규탄하는 대규모 항의 시위가 열렸다.


태그:#스페인, #카탈루냐, #분리독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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