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상애상친'

ⓒ 부산국제영화제


영화 <상애상친>의 후이잉(실비아 청 분)은 남편(티엔 주앙주앙 분), 딸 웨이웨이(량예팅 분)와 함께 아버지의 묘가 있는 고향 마을을 찾는다. 친정어머니의 유해를 오래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유골과 함께 안치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버지 묘 이장을 필사적으로 막는 아버지의 첫 번째 부인 난나(오언주 분)의 등장으로 후이잉의 계획에 큰 차질을 빚게 된다. 설상가상 집에서 독립하고 싶어하는 딸 웨이웨이의 반란으로 후이잉의 집은 한시도 편한 날이 없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폐막작으로 선정된 실비아 창의 <상애상친>은 여성영화다. 여성 감독(실비아 창)이 메가폰을 잡은 <상애상친>은 각 세대를 대표하는 세 여성의 삶을 통해 삼대에 걸친 중국의 근현대사를 은유적으로 고찰하고자 한다.

중국 근현대사를 고찰하다

 지난 20일, 부산 영화의전당 두레라움홀에서 열린 <상애상친> 기자회견에 참석한 티엔 주앙주앙

지난 20일 부산 영화의전당 두레라움 홀에서 열린 <상애상친> 기자회견에 참석한 티엔 주앙주앙.ⓒ 부산국제영화제


실비아 창은 중화권을 대표하는 최고의 배우에서 최근에는 감독으로도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중국 5세대를 대표하는 영화감독이자 프로듀서인 티엔 주앙주앙은 실비아 창의 제안으로 남편 역에 출연하게 됐다. 두 사람은 지난 20일 오후 4시 부산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 홀에서 열린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상애상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실비아 창이 감독, 각색, 주연을 맡은 <상애상친>은 2012년 어떤 여학생이 창 감독에게 보낸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됐다. 도시에서 태어나 자란 여학생이 시골로 찾아가는 시나리오에 흥미를 느낀 창 감독은 "그 여학생과 함께 각색하며 기존에 도시와 농촌의 대비되는 풍경 외에도 여러 가지 소재를 덧붙여 지금의 영화가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성 캐릭터를 전면으로 부각한 이유에 관한 질문에 창 감독은 "특별히 여성영화를 찍으려고 하지는 않았다"며 "부모님의 죽음, 은퇴, 독립을 갈망하는 딸과의 갈등 등 55세 여성이 겪을 수 있는 현실을 담아내며 50대 여성이 흔히 느끼는 보편적 문제를 다루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들이 서로에게 갖는 'Love Education'

 지난 20일 부산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 홀에서 열린 <상애상친> 기자회견에 참석한 감독 겸 배우 실비아 창

지난 20일 부산 영화의 전당 두레라움 홀에서 열린 <상애상친> 기자회견에 참석한 감독 겸 배우 실비아 창.ⓒ 부산국제영화제


후이잉과 난나가 아버지의 묘 이장을 두고 갈등을 빚는 동안 딸 웨이웨이가 갈등 해결을 위해 앞장서는 대목도 인상적이다. 웨이웨이는 묘 이장을 막는 난나를 취재하러 이들을 찾아온다. 이를 두고 창 감독은 "원래 웨이웨이는 할머니(난나)를 위해 집에 찾아간 것이 아니라 방송국 직원으로서 직장 내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찾아간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창 감독은 "세대 차이로 인해 소통이 힘들었던 사람들도 차츰 서로를 이해하면서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Love Education'이라는 영어 제목처럼 <상애상친>은 서로 이해가 부족했던 가족들이 '묘 이장'이라는 해프닝을 두고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하는 과정을 담았다. 1980·1990년대 중국 내 산업화를 경험한 후이잉이 부모 세대로 대변되는 난나와 화해하지 못하고 자식 세대(웨이웨이)와도 교감하지 못하는 모습은 흡사 한국 내에서 흔히 있는 세대 갈등을 보는 것 같다.

난나의 남편은 결혼 직후 고향을 떠나 수십 년 동안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그런 남편을 하염없이 기다렸던 난나는 시체가 돼 돌아온 남편의 묘 곁을 떠날 줄 모른다. 난나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던 중국의 신세대 웨이웨이는 난나와 함께 지내며 같은 여성으로 할아버지 묘에 집착하는 난나를 바라보고자 한다. 여성의 눈으로 삼 대에 걸친 중국의 변화와 현실을 은유적으로 그리고 있는 실비아 창의 <상애상친>은 21일 열리는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으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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