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전체관람가> 제작발표회 제공 사진.

10월 20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열린 JTBC <전체관람가>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MC 김구라, 문소리, 윤종신과 프로그램 연출을 맡은 김미연 PD. ⓒ JTBC


예능과 방송의 컬래버레이션으로 화제를 모은 JTBC <전체관람가>가 20일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제작발표회를 하고 취재진의 궁금증에 답했다.

윤종신, 문소리, 김구라가 MC로 나선 <전체관람가>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이명세 감독, <비밀의 없다> 이경미 감독, <조작된 도시> 박광현 감독, <상의원> 이원석 감독,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봉만대 감독, <계춘할망> 창 감독, <말아톤> 정윤철 감독, <똥파리> 양익준 감독, <마담뺑덕> 임필성 감독 등 스타급 감독 9명이 '초저예산'으로 단편 영화를 제작하는 프로그램이다. 방송을 통해 제작된 단편영화는 '감독판 무삭제 필름' 형식 등으로 공개되고, 이로 인한 수익은 모두 한국독립영화협회를 통해 독립영화와 독립영화 감독을 위한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9명의 스타 감독 그리고 1명의 '히든' 감독

최근 영화감독으로도 데뷔한 문소리는 "처음에는 MC가 아닌, 감독 중 한 사람으로 섭외 받았다"고 털어놨다. '재미있겠다, 어떤 영화를 만들면 좋을까'까지 구상했지만, 여러 여건상 직접 연출을 할 수는 없었다고. 문소리는 대신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여전히 독립영화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독립영화감독에게 주는 게 어떤지 제안했다고 한다. 앞서 언급한 9명의 스타 감독들은 장편 상업영화 연출 경험이 있는 스타 감독이니 말이다. 문소리의 취지에 공감한 김미연 PD는 흔쾌히 수락했고, 아직 상업적으로 이름을 알리지는 못했지만, 독립영화 정신을 가지고 탄탄히 활동하고 있는 감독이 섭외됐다.

 JTBC <전체관람가> 제작발표회 제공 사진.

JTBC <전체관람가> MC 문소리. ⓒ JTBC


문소리는 "아직 그 감독님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화려한 아홉 분의 감독님 뒤에 숨겨진 그분의 영화를 굉장히 기대하고 있다. 평소에 굉장히 팬이었다"면서 '히든카드'로 숨겨진 감독에 대한 궁금증과 그의 영화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문소리는 "요즘 짧은 콘텐츠가 비즈니스 트렌드에 맞기 때문에 단편영화의 상업적 가능성에 대해 많은 분이 관심을 가지시는 것 같다. 하지만 단편영화는 본래 독립영화의 초석"이라면서 "많은 영화 창작자들이 처음 자신의 세계를 펼칠 때 단편영화로 펼친다. 단편영화에서 감독과 영화가 탄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소리는 "<전체관람가>가 예능프로그램이지만, 단편영화의 정신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단편영화의 초석을 단단히 다지는데 예능과 영화가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이런 생각에 동의해주고, 프로그램 기획자에게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단편영화를 워낙 좋아해 프로젝트를 준비하기도 했었다는 윤종신은 "단편영화에는 감독들이 가장 하고 싶어 하는 이야기가 담겨있다"며 단편영화만의 매력을 이야기했다. 그는 "감독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본인들이 떠올리는 상상 중 평생 1/10도 영화화되지 않는다고 하더라. 문득문득 떠오르는 상상력을 소화하기에 단편영화처럼 좋은 창구가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감독님'이라는 표현보다 '상상가'라는 표현을 더 좋아한다. <전체관람가>에는 상상가들이 자신의 상상을 어떻게 구현해내는 지가 담겨있다. 그걸 보는 재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이어 "내가 준비했던 단편영화 프로젝트는 섭외와 투자가 잘 안 됐다. <전체관람가>가 잘되고, 단편영화라는 문화 콘텐츠가 잘 안착하면 내 프로젝트에도 좋은 기회가 될 거로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며 프로그램에 임하는 야심과 포부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구라 "평소 영화감독들 경외... 긴장 풀어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

 JTBC <전체관람가> 제작발표회 제공 사진.

JTBC <전체관람가> MC 김구라. ⓒ JTBC


평소 여러 예능프로그램에서 영화와 음악에 대한 박학한 지식을 뽐내던 김구라는 "평소 영화감독님들에 대한 경외감이 있다. 어려운 길을 가시는 분들 아닌가. 그런 분들 보면서 자극도 많이 받고 존경심도 갖고 있다. 감독님들이 예능 프로 나오시면 긴장하시는데, 그런 걸 풀어드리려고 노력 많이 하고 있다"며 프로그램에 임하는 자세를 설명했다.

김구라는 "기발한 상상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정상이 아니다. 영화감독님들에게 예능인처럼 화려한 언변이나 표현 방식은 없겠지만, 캐릭터 자체가 무척 재밌다"면서 프로그램의 숨은 재미 포인트를 알리기도 했다. 그는 "무엇보다 감독을 알고 영화를 보니 영화에 대한 애정도 더 커지더라. 임필성 감독을 알고 <마담뺑덕>을 보니 너무 재밌고, 이경미 감독 이야기를 듣고 그의 작품을 보니 정말 대단하구나 싶었다"면서 "대단한 감독들과 연이 닿아 프로그램을 하게 됐다. 이분들에게 굳이 예능 요소를 발견하지 않아도 알아서 캐릭터가 살아나더라. 시청자분들도 함께 그런 재미를 자생적으로 찾으실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TV 예능과 만난 영화, "우려도 있지만..."

최근 관객이 영화를 접하는 플랫폼이 다양화되면서, 영화를 극장이 아닌 TV나 모바일로 보는 것에 대한 영화인들의 반발과 우려가 큰 상황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영화의 제작기를 모두 공개하고, 영화까지 공개하는 프로그램 형식에 대한 반발은 없었는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문소리는 "데뷔 이후 10여 년간 영화 산업 안에 있으면서 많은 변화를 목격했다. 최근에는 영화 <옥자>를 통해 이 이슈가 크게 대두되기도 했는데, 이에 대한 영화감독들의 생각이 모두 다르다. 하지만 이런 논의를 통해 영화 시장도 변화를 겪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e북이 처음 나왔을 때 다들 종이책의 역사와 가치, 향수까지 다 사라지는 거 아니냐고 걱정했지만, 지금 e북이 활성화됐다고 해서 종이책 시장이 크게 타격받지는 않지 않았느냐"면서 "개인적으로는 극장에서 보는 영화가 영화의 본질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극장이 영화를 보기에 가장 적합한 환경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트렌드에 맞게,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관객이 즐길 방법에 대해 영화인들도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JTBC <전체관람가> 제작발표회 제공 사진.

JTBC <전체관람가> MC 윤종신. ⓒ JTBC


윤종신은 "이런 논의는 영화뿐 아니라 음악, 책 등 문학계 안에서 전반적으로 흐르는 이야기"라면서 "보수적 원론들이 무너지고 있는 시대다. 음악도 처음 MP3 나오고, 스트리밍 서비스 나오면서 여러 이야기가 나왔지만, 지금은 다 사라졌다. 결국은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게 본질"이라는 자기 생각을 덧붙였다. 그는 "원론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장 안에 많은 창작자가 들어와 발을 디딜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은 메이저로 가는 문이 너무 좁다"는 콘텐츠 생산자로서의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논란 자체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렇게 논란이 일면서 여러 담론이 오가고, 그러면서 문제점도 보완할 수 있지 않나. 예능이든 어디서든 다뤄지면서 기본 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거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연출자인 김미연 PD는 "처음 이 프로그램을 기획한 이유는, 시청자가 안방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시청자들이 단편 영화에 대한 매력을 가까운 매체를 통해 알게 됐으면 좋겠다는 의도였다"고 밝혔다. 김 PD는 "우리 프로그램의 관전 포인트는 여러분들이 사랑하는 한 편의 영화가 얼마나 힘든 과정을 통해 탄생하는지, 얼마나 많은 이들의 노력과 창작력이 동원돼 만들어지는 것인지에 대해 함께 느끼고 공감하는 것이다. <전체관람가>가 영화를 조금 더 가깝고 친밀하게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지난 15일 일요일 처음 방송된 JTBC <전체관람가>는 총 11부작으로 매주 일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송된다.

 JTBC <전체관람가> 제작발표회 제공 사진.

JTBC <전체관람가>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김미연 PD, 윤종신, 문소리, 김구라. ⓒ JTBC



전체관람가 단편영화 윤종신 문소리 김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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