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팀 레스터 시티의 간판 공격수 제이미 바디는 원래 8부리그 소속이였다. 그는 적은 주급 탓에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축구를 하며 축구 선수의 꿈을 이어갔다. 힘든 상황에서도 꾸준히 축구를 하면서 세계적인 팀들을 제치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아마추어 지역리그부터 프리미어 리그까지 모든 리그가 실력에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이런 사례를 벤치마킹을 하여 새로이 한국형 축구리그 디비전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현재 국내는 K리그 클래식, 챌린지 리그 1,2부 프로 리그와 함께 실업 내셔널 리그, 아마추어 최상위 리그 K3리그까지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각 리그간 유동이 가능하지 않고 분리되어 있는 상태다.
   
이러한 리그 운영은 엘리트 축구와 동호회를 연결시키는데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대한 체육회와 대한축구협회는 각 리그가 함께 움직이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게 통합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된다는 판단으로 디비전 시스템을 내세웠다.

디비전 시스템이란 잘하는 팀은 올라가고 그렇지 못한 팀은 내려가는 제도다. 최종적으로 동호인 아마추어 리그와 상위리그가 통합하여 1~7부가 유동이 가능한 운영체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먼저 K7리그는 시,군,구 지역별 동호인 축구클럽, K6는 17개 시도별 광역 축구클럽, K5리그는 전국 단위 축구 클럽으로 운영된다. 한 마디로 하자면 동네 축구, 조기축구회가 리그에 참가하여 축구선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먼저 이번 연도에는 7부리그 2018년에는 7부, 6부 2019년에는 7부, 6부, 5부 2020년에는 4부리그격인 K3리그까지 승격 가능한 승강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한국 축구의 균형 발전, 제이미 바디같은 우수 선수 발굴, 동호인들도 체계적으로 운동하는 생활체육 저변 확대, 직접 참여하며 느끼는 스포츠산업 발전 등을 고대하고 있다.

인천 남구의 강팀, 돌바위 FC

 선수들을 지도하는 감독 박준영 씨(위), 검붉은색의 유니폼의 돌바위 FC(아래)

선수들을 지도하는 감독 박준영 씨(위), 검붉은색의 유니폼의 돌바위 FC(아래) ⓒ 돌바위FC


어릴적 아버지 손을 잡고 나온 팀의 역사가 어느덧 45년이 됐다. 돌바위 FC(이하 돌바위)는 K리그 창단 년도인 1983년보다 무려 10년 먼저인 1973년 인천 남구 주안초등학교를 홈 구장을 두고 창단됐다. 감독 박영준(38)씨는 초기 멤버인 아버지를 따라 운동을 나왔고 현재, 원 클럽맨으로 감독까지 맡고 있다. 여러 대회의 우승 경험을 가지고 있는 팀은 더 긴장감있는 시합이 필요했다. 그래서 돌바위는 경기력과 팀워크 향상을 위해 디비전 7리그 참가를 결정하게 됐다. 지난 4월 1일 전국에서 가장 먼저 개막한 인천 남구는 연령대별 출전 인원이 정해져있다. 정해진 인원은 20대 2명, 30대 6명, 40대 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기를 치르면서 여느 조기 축구회와 같이 전력이 이탈했다. 여러 사정으로 팀의 40대가 부족했던 것이다. 그러나 '큰 형님'들인 50대 형님들의 저력 덕분에 밀리지 않고, 3경기 2승 1패를 기록했다. 또 디비전 리그는 교체폭에 제한이 없다. 그래서 감독 박영준씨는 "선수들을 대폭 교체해주며 많은 선수들이 시합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한다. 그렇다보니 나름의 위험 부담이 있지만 승리하면 기쁨은 두 배, 패배하더라도 경험을 나눠가졌다는 생각으로 서로를 위로한다"고 전하며 팀워크를 중요시 생각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리고 그는 "앞으로 리그가 잘 정착되면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을 더했다.

'다시 축구를 도전해볼까?',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도전

 앞 쪽 중앙에 경기를 기다리는 이태호씨(위), 고등학생 시절 이태호씨(아래)

앞 쪽 중앙에 경기를 기다리는 이태호씨(위), 고등학생 시절 이태호씨(아래) ⓒ TDC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동점골이 나왔다. 경기도 동두천시 'TDC' 팀에 이태호 씨(21)는 뒤에서 넘어온 볼을 골키퍼가 나온 뒷공간으로 툭 밀어서 동점골을 성공시켰다. 팀의 첫 골이자 이후 승리를 가져다 준 결승골이 됐다. 팀의 막내인 그는 학창 시절 축구선수가 되기 위해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던 시절이 떠올랐다고 이야기했다. 선수가 되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했지만 일 년여 전 현실적인 여건상 포기하기로 했다. 축구를 그만뒀지만 본인의 고향 동두천에 있는 축구 동아리에 가입하여 학교를 다니며 꾸준히 운동했다. 그러는 와중에 팀이 디비전 7리그를 참여한다는 소식을 듣고 참가를 결정했다. 

팀의 첫 경기에서 그는 공격수로 투입됐다. 오랜만에 공식적인 경기에 출전해 긴장하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팀이 1:0으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 동점골을 성공시켰고 팀을 승리로 견인했다. 그는 "골을 성공시켜서 너무 기뻤다. 다시 축구를 도전해볼까라는 생각이 날 정도였다"라고 경기 소감을 전했고, "디비전 7리그에 대해서 알고 보니 더 열심히 해야 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말을 덧붙였다. 이렇게 이태호씨는 팀을 승리로 이끌며 즐거움을 느꼈고, 다음 시즌 팀과 함께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다는 새로운 목표도 만들었다고 한다.

다양한 기회 얻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이처럼 디비전 리그 참가 조건은 축구에 대한 열정이라고 볼 수 있다. 연령 상관없이 팀의 기여할 수 있다면 언제든지 팀을 빛낼 수 있다. 다양한 연령대의 팀이 하나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여러 동호회와 같이 뒷풀이를 하면서 서스럼없이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

평소 동네 축구라 불리는 사람들도 '축구 선수'로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운동을 그만 둔 선수 출신들도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됐다. 누군가에게 디비전 리그는 꿈을 꾸게 해준다.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다. 리그 첫 해로 부족한 점이 보인다. 경기가 지연 되는 진행 미숙, 개인적 금전 부담 등 시행 착오를 겪어봐야 한다. 많은 경험을 해보며 한국의 제이미 바디가 탄생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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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6기 백현우
돌바위FC TDC 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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