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2017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마찬가지로 타고투저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다.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가 맞붙어 2차전까지 치른 플레이오프에서도 매 경기 승리 팀은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선발 투수가 압도적 구위로 상대 타선을 잠재우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두산 선발 원투펀치의 부진은 뜻밖이다. 1차전에는 에이스 니퍼트가 5.1이닝 8피안타 1피홈런 2볼넷 9탈삼진 6실점(5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되었다. 2차전에는 장원준이 5.1이닝 10피안타 3피홈런 1볼넷 6실점(5자책)으로 부진했다.

소화 이닝 및 자책점이 동일한 니퍼트와 장원준의 플레이오프 평균자책점은 나란히 8.44다. 표본은 적지만 압도적인 투구를 보였던 지난해 한국시리즈를 떠올리면 너무도 낯선 수치다. 정규 시즌 종료 후 충분한 휴식에도 불구하고 난타 당했다.  

선발 투수의 부진으로 인해 시선은 불펜으로 쏠린다. 허리를 맡는 불펜 투수가 강하면 선발 투수의 부진은 상쇄될 수 있다. 최근 한창인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도 선발 투수가 부진할 경우 조기 강판시키고 불펜 투수를 쏟아 붓는 총력전이 일반화되는 추세다.

두산의 허리는 함덕주가 지킨다. 정규 시즌에서 9승 8패 평균자책점 3.67로 리그 최강의 5선발 요원이었던 그가 중간에 나서고 있다.

함덕주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두산이 4-6으로 뒤진 6회초 1사 1, 3루에서 니퍼트에 이어 마운드를 물려받았다.

김준완을 바깥쪽 높은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나성범도 좌익수 플라이 처리해 승계 주자 실점을 막았다. 7회초에는 1사를 잡는 동안 1피안타 1볼넷을 기록했지만 결과적으로 실점과 연결되지는 않았다.

2차전에는 두산이 12-7로 앞선 7회초 2사 1루에서 함덕주가 등판해 1.1이닝 동안 4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 처리하며 2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 내용을 보였다.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2.1이닝 1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은 0이다.

2년 전인 2015년 두산은 준플레이오프부터 출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이변의 주인공이 되었다.

하지만 이해 포스트시즌에 데뷔한 함덕주는 5경기에 등판해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30.86으로 부진했다. 제구 약점을 숨기지 못하고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다. 올 플레이오프에서 함덕주의 안정적인 투구는 지난 2년 간 그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입증한다.

# 두산 함덕주 2017 플레이오프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두산의 상대 NC는 포스트시즌 들어 8경기를 치르며 불펜이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선발 요원에서 불펜으로 전환된 맨쉽과 불펜 에이스 원종현이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나란히 0.1이닝 2피안타 1피홈런 3실점으로 부진했다.

반면 정규 시즌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던 함덕주는 긴 이닝 소화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플레이오프가 길어질수록 불펜의 무게감은 두산에 기울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함덕주는 11월 16일 일본에서 개최되는 2017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대표팀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대표팀의 좌완 투수는 함덕주, 구창모(NC), 심재민(kt)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함덕주가 좌완 에이스 역할을 맡아야 한다.

국제대회 일본전에 좌완 선발을 앞세웠던 '전통'을 감안하면 함덕주가 일본전 선발로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함덕주가 두산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대표팀 선전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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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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