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수정 : 19일 오후 6시 40분]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스폰서 기업 중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된 곳이 참여해 논란이 예상된다. 더불어 영화제 주요 행사 중 하나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이 맡아 일부 영화인들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 행사장 곳곳엔 후원 기업 일부의 부스나 광고판이 마련돼 있다. 이중 눈에 띄는 곳이 그랜드코리아레저 사회공헌재단(아래 GKL사회공헌재단)의 광고다. 해운대 해변에 마련된 비프빌리지엔 GKL사회공헌재단 해시태그 달기 행사장이 마련돼 있고, 영화제 행사장을 순환하는 셔틀버스 일부도 이곳의 광고로 래핑되어 있었다.

의아한 스폰서 선정

 부산국제영화제 행사장 곳곳에서 보이는 GKL사회공헌 재단 광고.

부산국제영화제 행사장 곳곳에서 보이는 GKL사회공헌 재단 광고. ⓒ 독자 제공


 부산국제영화제 행사장 곳곳에서 보이는 GKL사회공헌 재단 광고.

부산국제영화제 행사장 곳곳에서 보이는 GKL사회공헌 재단 광고. ⓒ 독자 제공


GKL사회공헌재단은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 그랜드코리아레저 계열로 각종 사회문화사업을 후원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영화제 스폰서 모집은 보통 마케팅 팀 영역이다. 하지만 이번 건은 마케팅이 아닌 기획팀에서 진행한 걸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GKL 사회공헌재단 이사장과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이사장이 친분이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기업 후원은 사적 영역이고 범법자가 아닌 이상 협찬을 제한받아야 한다는 법은 없다. 문제는 GKL이 최순실 사건과 깊이 연관된 사실이 감사원 감사 등 당국 조사 과정에서 드러났다는 것. 감사원은 지난 6월 문화체육관광부 기관운영감사를 통해 GKL이 최순실 조카 장시호가 운영한 영재센터에 2억 원의 예산을 지원했고, 최순실씨가 실소유주였던 더블루케이와 계약해 장애인휠체어펜싱 팀을 창단해 운영하는 등 국정농단 사태에 관련이 있다고 보고했다.

이 때문에 GKL 이기우 대표이사의 해임 절차가 진행 중이다. 감사원은 GKL이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과 김종 전 문체부 차관 지시에 따른 정황을 포착해 이 대표이사의 해임을 문체부에 건의했다.

 지난 13일 부산국제영화제 해운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된 한중영화시나리오포럼을 공동주최한 노재헌 한중문화센터장.

지난 13일 부산국제영화제 해운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진행된 한중영화시나리오포럼을 공동주최한 노재헌 한중문화센터장. ⓒ 부산국제영화제


GKL사회공헌 재단과 함께 눈총을 받는 이가 바로 영화제 행사 중 하나인 한중시나리오포럼을 공동주최한 노재헌 한중문화센터장이다. 노재헌 센터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그가 영화계와 크게 관련이 없다는 지적과 함께 변화와 개혁을 외치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 치곤 너무 구태의연한 게 아니냐는 문제제기가 나오는 부분이다.

한 영화인은 "비프빌리지에 GKL 부스도 차렸던데 좀 의아했다"며 "표현의 자유와 독립성을 말하는 부산영화제와 좀 안 맞는 거 아닌가 생각했다"고 전했다. 다른 영화인 역시 "셔틀 버스 안에서 GKL 광고영상이 나오는데 무슨 종교행사 영상인 줄 알았다. 좀 어색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지적에 부산영화제 측은 <오마이뉴스>에 "정확히는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GKL이 아닌 사회공헌 재단이 후원한 것"이라며 "후원 기업을 모집하는 중에 먼저 그곳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검토한 결과 사회적 약자를 후원한다는 취지가 있는 곳인 만큼 영화제에서도 그런 정신이 부합할 것으로 판단해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노재헌씨의 참여에 대해서도 "포럼 행사를 공동주관한 곳인데 내부적으로 어떤 과정으로 그곳이 선정됐는지 자세한 내막을 파악해 보겠다"고 알렸다.


부산국제영화제 최순실 GKL 노재헌 김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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