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출발한 NC가 적지에서 두산에게 먼저 1승을 따냈다.

김경문 감독이 이끄는 NC 다이노스는 17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1차전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16안타를 터트리며 두산 베어스를 13-5로 꺾었다. 1986년부터 시작된 지난 33번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확률은 무려 78.8%(26회)에 달한다. 굳이 예전 기록을 들추지 않더라도 원정에서 따낸 1차전 승리의 가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NC는 4번타자 재비어 스크럭스가 5회 역전 만루홈런을 포함해 3안타5타점3득점을 쓸어 담았고 권희동과 지석훈, 손시헌, 김태군이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장현식이 3.2이닝4실점으로 조기 강판됐지만 '약속의 8회' 대거 7점을 뽑아내면서 올 시즌 가을야구 3번째 두 자리 수 득점을 기록했다. 반면에 두산은 이용찬,이현승,김명신 등 1점 차에 등판한 불펜 투수들이 차례로 무너지며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팽팽하던 경기의 추를 한 번에 무너트린 '8회 대폭발'

김태형 감독은 고민할 필요 없이 1차전 선발 투수로 더스틴 니퍼트를 선택했다. 정규리그 14승을 올린 두산의 1선발이자 포스트시즌 34.1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KBO리그 최고의 '가을 사나이'기 때문이다. 두산은 시즌 막판 부상으로 실전감각이 떨어진 김재호 대신 류지혁이 선발 유격수로 출전했고 주로 하위타선에 서던 오재원을 2번 타순에 전진 배치했다. 박건우,김재환,오재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에서는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이에 맞서는 NC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7이닝 비자책 1실점으로 호투했던 장현식이 선발로 등판했다. 타선에서는 나성범을 2번에 전진배치하고 박민우가 3번으로 선발 출전했다.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담 증세로 결장했던 박석민이 7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하고 모창민이 지명타자로 출전해 수비부담을 덜었다.

니퍼트가 2회까지 탈삼진 4개를 기록하며 NC타자들을 압도하는 사이 두산은 2회말 공격에서 '안방마님' 양의지의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하지만 NC는 곧바로 이어진 3회초 공격에서 박민우의 2타점 적시타로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다. NC가 니퍼트를 상대로 가을야구에서 처음 뽑아낸 득점이자 니퍼트가 2015년10월10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 이후 37이닝 만에 기록한 실점이었다.

양 팀의 화끈한 타격전은 경기 중반에 더욱 뜨거워졌다. 두산은 4회말 공격에서 양의지,류지혁의 적시타와 허경민의 땅볼, 류지혁의 안타를 묶어 4-2로 재역전에 성공했고 NC는 5회초 스크럭스의 만루 홈런으로 단숨에 경기를 뒤집었다. 두산 역시 5회가 끝나기 전에 오재일의 적시타로 1점 차이로 추격하며 치열한 접전을 이어갔다.

선발 장현식이 3.2이닝 만에 마운드에서 내려간 NC는 제프 맨쉽, 이민호, 구창모를 차례로 투입해 두산의 추격을 막았다. 8회초에는 2사 1,3루에서 지석훈과 스크럭스, 권희동, 노진혁이 연속 적시타를 터트리며 7점을 추가,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점수 차이가 8점으로 벌어지자 김경문 감독은 포스트시즌 성적이 좋지 않았던 김진성의 구위를 점검하며 여유 있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지친 NC의 투지를 깨운 김준완의 허슬 플레이

작년 시즌 122경기에서 타율 .261 66안타를 기록하며 NC외야의 히든카드로 떠올랐던 김준완은 올 시즌에도 104경기에 출전했지만 안타수가 31개로 대폭 줄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주로 대수비 요원으로 활약했던 김준완은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1번 타자로 출전해 4타수 1안타1타점1득점으로 어느 정도 존재감을 보였다. 하지만 올 시즌 가을야구 성적은 8타수2안타 1타점1득점으로 썩 인상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김준완을 1번 중견수에 배치했다. 넓은 잠실구장에서 경기를 치르는 만큼 김준완의 넓은 수비범위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김준완은 2회 허경민의 우중간 안타때 정확한 송구로 허경민을 2루에서 저격하며 분위기를 바꿨다. 4회에는 최소 2타점이 될 수 있었던 민병헌의 타구를 몸을 날리는 다이빙 캐치로 잡아냈다. 곧바로 다음 이닝 스크럭스의 만루 홈런으로 NC가 역전에 성공했으니 김준완의 수비는 매우 가치가 높았다.

김준완은 타석에서도 1번타자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김준완은 3회 우전안타로 출루했다가 나성범 타석 때 도루를 성공시키고 박민우의 적시타 때 역전 득점을 올렸다. 김준완은 5회에도 니퍼트로부터 볼넷을 얻어낸 후 스크럭스의 만루 홈런 때 홈을 밟았다. 일단 루상에 나가면 반드시 홈까지 들어왔다는 뜻이다. NC는 김준완이 득점에 관여한 3회와 5회 역전 점수를 올리며 스코어를 뒤집을 수 있었다.

마운드에서는 '단디4'의 막내 이민호의 활약이 돋보였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1.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던 이민호는 준플레이오프에서도 4경기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민호는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팀이 5-6으로 추격을 허용한 6회 마운드에 올라와 7회 2사까지 두산 타선을 1피안타2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이민호는 올 시즌 가을야구에서 6경기 7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에 두산은 '안방마님' 양의지가 기선을 제압하는 솔로 홈런을 포함해 2안타2타점으로 활약했지만 NC 선발 장현식을 조기 강판시키고도 경기 종반 불펜진이 무너지며 중요한 1차전을 내줬다. 3회 류지혁, 5회 오재일이 저지른 2개의 실책도 경기 흐름을 빼앗기는데 치명적인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두산은 가을 야구에서 절대적으로 강했던 에이스 니퍼트가 등판한 1차전에서 승리를 따내지 못하면서 남은 시리즈도 더욱 큰 부담을 느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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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플레이오프 NC 다이노스 김경문 감독 김준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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