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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로맨스 영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가 지난 12일 롯데시네마에서 단독 개봉했다. 나나츠키 타카후미의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원작은 일본의 서적 리뷰 사이트 <독서 미터>의 '연애소설 추천 랭킹' 1위, '20대 여성에게 가장 많이 팔린 소설'로 누적 판매 부수 160만 부를 돌파한 바 있다.

감독은 <소라닌>을 연출한 미키 타카히로이며 나란히 2015년 일본 아카데미 신인배우상을 받았던 <갈증>의 고마츠 나나와 <도서관 전쟁>의 후쿠시 소우타가 주연을 맡았다. 일본에선 2016년 12월 17일에 개봉하여 첫 주 일본 박스오피스 4위에 랭크되었으며, 총 18.5억 엔(186억 원) 극장 수입을 기록했다.

교토의 한 미대에 재학 중인 20세의 '미나미야마 타카토시'(후쿠시 소우타). 어느 날 학교에 가는 전철 안에서 동갑내기 소녀 후쿠쥬 에미(고마츠 나나)를 보고 첫눈에 반하고 만다. 타카토시의 고백으로 시작한 두 사람은 다음날부터 데이트하기 시작한다. 이상하리만큼 순조로웠던 타카토시의 연애. 하지만 그런 타카토시의 사랑이 시작되면서 종종 알 수 없는 눈물을 보이던 에미로부터 '어제 네가 만난 나는 미래의 나야'라는 믿을 수 없는 말을 듣게 되는데….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나다>의 제목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중반부에 밝혀지는 제목의 의미는 세계관을 이해하기엔 설득력이 많이 부족하다. 영화의 설정은 독특함과 애절함을 전달하는 중요한 장치이다. 하지만 정교하지 못하고 억지스러운 탓에 장면 장면 논리적인 사고가 삽입되면 그 어긋남에 몰입도가 떨어지는 치명적인 약점이 되기도 한다. 이런 설정이 지닌 맹점을 덮어 놓고 보면 영화는 로맨스로서 괜찮은 감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어색한 고백, 첫 데이트, 호칭 바꾸기, 처음 손을 잡던 날 그리고 첫 키스까지…. 차근차근 시작하는 연인들의 설렘을 잘 전달한다.

그리고 전반부에 에미의 눈물과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의 답을 후반부에 감성적으로 끼워 맞추는 구조도 제목이 저지른 스포일러를 일부 상쇄시키며 충분히 매력적이다. 무엇보다 영화의 가장 큰 덕목은 '사랑은 배려로 시작되고 그것으로 아름답게 빛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다는 데 있다.

두 주연 배우의 감정적 교류도 매우 훌륭하다. 에미 역을 맡은 고마츠 나나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을 한없이 방출한다. 그런 그녀를 사랑하는 타카토시역의 후쿠시 소우타 또한 설렘과 복잡한 심경을 안정적으로 연기한다. 영화 속 두 사람은 첫사랑에 빠진 풋내나는 감정은 물론 시한부 사랑의 애절함까지 스크린에 잘 옮겨놓고 있다.

두 배우만큼이나 눈길을 끄는 건 두 사람의 배경이 되어준 아름다운 교토이다. 영화에는 교토가 지닌 옛것들의 멋과 따스함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감독의 섬세한 연출 속에서, 교토는 단순한 배경을 넘어 두 주인공을 받쳐주는 훌륭한 조연처럼 느껴질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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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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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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