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는 이재성(수비수)에 이어 김민재까지 부상을 당하면서, 수비 균열을 피할 수 없었다. 올 시즌 마지막 '전설 매치'를 앞둔 FC 서울에겐 승리를 따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티켓 확보가 시급한 서울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서울은 15일 오후 3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017 스플릿 A그룹 34라운드 전북과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서울은 초반부터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선보이며 승리를 노렸지만, 아쉬운 패스 성공률과 골 결정력에 발목이 잡혔다.

서울은 변화를 줬다. 데얀 대신 박주영이 최전방을 책임졌고, 올 시즌 중앙 미드필더로 많은 시간을 보낸 고요한을 측면 공격수로 끌어올렸다. 최근 군에서 돌아온 이웅희가 황현수와 후방을 책임진 것도 눈에 띄었다. 전북은 김신욱이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했고, 균열이 생긴 중앙 수비는 최보경과 임종은이 책임졌다.

서울은 ACL 티켓을 위해 승리가 필요했던 만큼 공격적으로 나섰다. '전주성'에서 열린 경기였지만, 절박함을 안고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러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간혹 윤일록과 이명주의 공격 패스가 돋보였지만, 그뿐이었다. '스트라이커' 박주영이 중앙선 부근까지 내려와 연계에 신경 쓰는 모습은 서울의 패스가 얼마나 답답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닥공'을 앞세운 전북도 답답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에델의 빠른 발과 이재성의 영리함이 눈에 띄기는 했지만, 서울의 간판으로 성장한 황현수의 수비력을 이겨내는 데 애를 먹었다. 김신욱은 볼을 잡는 횟수가 너무나도 적었고, 로페즈와 이승기의 움직임, 마무리 능력도 예리하지 않았다. 

전북은 후반전 들어서면서, 공격을 강화하기 시작했다. 박스 안쪽에서 볼을 잡은 로페즈의 슈팅이 서울 골문을 위협했고, 이승기의 프리킥도 관중들을 움찔하게 했다. 후반 14분, 올 시즌 세 번째 전설 매치 '영웅' 이동국이 교체 투입됐고, 후반 36분에는 에두와 한교원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러나 기대했던 득점은 없었다. 경기 막판, 로페즈에게 득점이나 다름없는 기회가 찾아왔지만, 그의 발을 떠난 볼은 양한빈 골키퍼 품에 안기고 말았다.

서울도 수비에만 집중한 것은 아니었다. 주세종의 투지가 전북의 패스를 여러 차례 차단해내며 빠른 역습을 시도했지만, 패스 성공률이 너무나도 떨어졌다. 이명주도 박스 부근에서 2:1 패스를 통해 슈팅을 시도하려 했지만, 마무리 '패스'가 문제였다.

서울은 김한길과 데얀을 교체 투입해 지난 두 번째 전설 매치처럼 극적인 승리를 노려봤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날 서울의 유효 슈팅은 전북보다 하나 부족한 '1개'였다.

먼 길을 마다하지 않은 서울팬들에게는 너무나도 아쉬운 결과다. 최근 4경기(3승 1무)에서 좋은 흐름을 이어가고 있었고, 전북의 전력이 정상은 아니었기 때문.

서울의 자랑인 국가대표급 중원의 '집중'이 필요하다. 이명주와 주세종, 오스마르가 선발로 나서서 전북에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지만, 공격 전개는 90분 내내 답답했다. 패스 타이밍은 매번 한 박자씩 늦었고, 호흡도 맞지 않았다. 공격수는 안쪽으로 파고드는 데 패스는 측면을 향한 상황이 대표적이다.

선발 출전한 박주영, 교체 투입된 데얀 모두 박스 안쪽에서 볼을 잡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윤일록의 날카로운 크로스나 예리한 드리블, 고요한의 저돌적인 돌파와 기습적인 슈팅도 찾아볼 수 없었다. 패스가 중원을 거쳐 전방으로 향하지 못하다 보니 긴 패스나 무리한 개인 능력에 의존하는 공격이 많았다.

서울은 5위다. 지난 시즌처럼 극적인 리그 우승은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고, 다음 시즌 ACL 출전 티켓을 노리는 것이 현실적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만만치가 않다. 3위 울산 현대가 같은 시각 수원 원정에서 0-2로 패하기는 했지만, 서울과 승점 차는 여전히 5점이다. 4위 수원이 승리를 거두면서 서울과 승점 차를 2점으로 벌린 것도 아쉽다.

이제 4경기가 남았다. 2위 제주 유나이티드부터 서울보다 한 계단 아래에 있는 강원 FC까지 만만한 상대는 없지만, 모두 이겨야 한다. 무승부도 승점 1점이 주어지지만, 큰 의미가 없다. 매 경기 승점 3점을 획득하는 것만이 서울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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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 서울VS전북 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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