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석 정재일 한승석-정재일의 2집 <끝내 바다에> 발매 쇼케이스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열렸다. 앨범은 13일 정오를 기점으로 주요 음원사이트 등 온오프라인데 동시 공개된다.

▲ 한승석 정재일 한승석-정재일의 2집 <끝내 바다에> 발매 쇼케이스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열렸다. 앨범은 13일 정오를 기점으로 주요 음원사이트 등 온오프라인데 동시 공개된다. ⓒ CJ문화재단


판소리는 세계적인 음악이 될 수 있을까? 이 질문과 그 답을 찾는 과정이 하나의 실험이라면, 이 실험은 희망적인 결과를 낳았다. 소리꾼 한승석과 작곡가 겸 연주가 정재일이 가장 한국적인 음악인 판소리와 가장 세계적인 악기인 피아노를 조화시켜 '한국형 월드뮤직'을 탄생시켰다.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한승석과 정재일의 2집 앨범 <끝내 바다에> 발매 기념 쇼케이스가 열렸다. CJ 문화재단이 2014년부터 지원하고 있는 판소리 세계화 프로젝트의 하나다. 두 사람은 지난 2014년 5월, 1집 < 바리 abandoned >를 선보였고 이어 3년 만에 2집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이들은 지난 2001년 국악밴드 '푸리'에서 처음 만났고 지속적으로 현대음악과 국악의 조화를 연구하고 실험해왔다.

판소리가 피아노를 만났을 때

한승석 정재일 한승석-정재일의 2집 <끝내 바다에> 발매 쇼케이스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열렸다. 앨범은 13일 정오를 기점으로 주요 음원사이트 등 온오프라인데 동시 공개된다.

▲ 한승석 정재일 한승석-정재일의 2집 <끝내 바다에> 발매 쇼케이스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열렸다. 앨범은 13일 정오를 기점으로 주요 음원사이트 등 온오프라인데 동시 공개된다. ⓒ CJ문화재단


소리꾼 한승석은 판소리뿐 아니라 굿음악과 타악까지 두루 섭렵한 인물이며, 정재일은 국내 최정상 가수들의 음반 프로듀싱과 영화음악, 전시음악 등 폭넓은 음악활동을 펼치는 뮤지션이다.

이 두 사람이 함께 작업한 2집 <끝내 바다에>는 더블 타이틀곡 '저 물결 끝내 바다에', '자장가'를 포함해 총 7곡으로 구성됐다. 1집 < 바리 abandoned >와 마찬가지로 판소리를 중심에 놓고 그것을 자유롭게 변형, 확장했다. 두 뮤지션의 고집과 영혼이 엑기스처럼 농도 짙게 들어간 앨범이다.

"앨범을 준비하는 데 2년 정도 걸렸다. 대학시절 황석영 선생의 <장길산>을 읽으면서 이것을 노래로 표현하는 걸 생각했고 그렇게 30년 가까이 가슴에 묻어놓은 걸 이번에 선보이게 됐다. 이 작업을 하려고 판소리를 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그걸 지금 내놓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 후련하기도 하고 시원섭섭한 마음이다." (한승석)

글쓰기와 가사작업에 매달리느라 이 앨범을 준비한 2년이 인생을 통틀어 정신적으로 가장 힘들었다는 한승석은 몸도 약해졌을 만큼 자신의 모든 혼을 이 앨범에 쏟아 부었다. 정재일이 영화 <옥자>의 음악작업을 갑자기 맡게 되면서 앨범 준비와 발매시기 등이 불투명해졌을 때 마음 고생을 하기도 했다. 파트너 정재일 역시 이 음반에 혼신을 다한 건 마찬가지다.

"저는 전 세계 성악을 모두 좋아하지만, 특히 영혼을 쥐어짜고 쏟아내는 음악을 좋아한다. 한국 판소리라는 성악이 그런 점에서 매우 강력하다고 느낀다. 한국 사람이라는 국적을 떠나서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가 있다는 걸 알고 난 후부터 계속 우리 언어로 된, 우리 어법으로 된 새로운 노래를 만들자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다가 2013년쯤에 '진짜 해보자' 해서 < 바리 abandoned >를 만들게 됐다. 저는 작곡도 하고 연주가로 활동하고 있는데 어떤 음악을 하든 항상 생각하는 건 '좋은 음악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다." (정재일)

<장길산>에 기반한 이야기

한승석 정재일 한승석-정재일의 2집 <끝내 바다에> 발매 쇼케이스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열렸다. 앨범은 13일 정오를 기점으로 주요 음원사이트 등 온오프라인데 동시 공개된다.

▲ 한승석 정재일 한승석-정재일의 2집 <끝내 바다에> 발매 쇼케이스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열렸다. 앨범은 13일 정오를 기점으로 주요 음원사이트 등 온오프라인데 동시 공개된다. ⓒ CJ문화재단


한승석 정재일 한승석-정재일의 2집 <끝내 바다에> 발매 쇼케이스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열렸다. 앨범은 13일 정오를 기점으로 주요 음원사이트 등 온오프라인데 동시 공개된다.

▲ 한승석 정재일 한승석-정재일의 2집 <끝내 바다에> 발매 쇼케이스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열렸다. 앨범은 13일 정오를 기점으로 주요 음원사이트 등 온오프라인데 동시 공개된다. ⓒ CJ문화재단


이번 앨범은 황석영의 대하소설 <장길산>, 김소월의 시 '왕십리', 조선 영조 때 김천택의 가집 '청구영언'에 기록된 시조 '오늘이 오늘이소서' 등 다양한 한국문화 콘텐츠를 적용해 만들었다. 특히 앞서 말한, 한승석이 30년이란 세월동안 마음에 품은 <장길산>의 메시지는 첫 트랙인 '정으로 지은 세상'으로 탄생됐다. 이 곡의 노랫말을 지은 한승석은 10권으로 구성된 소설 중 9권에 나오는 한 장면을 기반으로 하여, 정치와 권력 다툼 없이 일상의 평온을 누리는 세상이 오길 바라는 염원을 녹였다.

"비록 마른 나무에 새 속잎 나고 꽃이 핀다 해도/ 오지 않을 세상일지 모르지만/ 산천초목 짐승벌레 미물까지도/ 엄마와 아기처럼 다정한 세상이 오기를/ 간절한 노래와 격정의 연주로 염원하고." ('정으로 지은 세상' 가사 중)    

노래에는 '어머니 마음 같은 세상', '권세 없이 평등한 세상', '엄마와 아기처럼 다정한 세상' 등 따뜻한 노랫말이 담겼다. 소설 <장길산>의 핵심 메시지를 한 곡의 노래로써 고스란히 전한다. 두 사람은 여섯 번째 트랙인 '자장가' 무대도 선보였다.

1집과 다른 점

한승석 정재일 한승석-정재일의 2집 <끝내 바다에> 발매 쇼케이스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열렸다. 앨범은 13일 정오를 기점으로 주요 음원사이트 등 온오프라인데 동시 공개된다.

▲ 한승석 정재일 한승석-정재일의 2집 <끝내 바다에> 발매 쇼케이스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열렸다. 앨범은 13일 정오를 기점으로 주요 음원사이트 등 온오프라인데 동시 공개된다. ⓒ CJ문화재단


이들의 1집 < 바리 abandoned >는 바리공주 설화를 모티브로 '이 시대 삶에 대한 성찰, 용서와 사랑, 생명과 구원'의 메시지를 담았다. 반면 이번 2집 <끝내 바다에>는 보다 다정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한승석은 "1집은 거룩하고 거대한 신화적인 이야기를 했다면, 이번 2집 <끝내 바다에>는  현실을 딛고 사는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 삶의 희망, 지친 사람들을 향한 위로를 담았다"고 말했다.

정재일은 곡의 구성면에서 1집과 다른 점을 설명했다. "1집에선 (목소리에 집중하기 위해) 악기편성에 제한을 뒀는데, 이번에는 음악이 가지고 있는, 노랫말이 요구하는 음악적 편곡을 따라갔고 따라서 악기에 전혀 제한을 두지 않았다"며 "이 음악이 요구하는 걸 찾으려고 했고 때문에 오케스트라, 합창단 등이 동원됐다"고 했다.

더없이 '창조적'인 작업

작업과정은 더없이 창조적으로 진행됐다. 한승석이 판소리를 기둥으로 잡고 정재일이 서양적인 어법을 제안했다. 정재일은 "반대로 제가 서양적인 선율을 만들고 그걸 (한승석이) 전통적인 어법으로 바꾸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언급했다.

"(한승석과 작업하며) 지난 3년 동안 느낀 건, 판소리를 하시지만 그 이전에 사물을 하셨고 한국의 무속 민요 등 모든 걸 알고 계시며 또 그걸 몸에 가지고 계신 분이란 거다. 그렇기 때문에 판소리뿐만 아니라 남도 민요, 씻김굿의 요소가 앨범에 다 들어있다. 제가 피아노를 하듯 (한승석은) 전통음악을 어법으로 가지고 계신 싱어송라이터다." (정재일)

"제가 텍스트를 정리해서 전통 판소리 스타일로 노래를 짜서 재일씨에게 보내주면 그가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전통음악을 한 사람과만 작업하게 되면 고정된 틀을 벗어나기 힘든데 재일씨는 전혀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내고 새로운 편곡방식을 제안해줬다. 엄청난 관현악을 편곡한 걸 보고 '천재는 천재구나' 생각했다." (한승석)

중앙대 예술대학 전통예술학부 교수이기도 한 소리꾼 한승석은 "현 시대의 흐름을 좇아서 새로운 국악을 만들려고 노력하는데 저희 음악이 새로운 지표가 되길 바란다"며 "우리 두 사람에서 그치지 말고 파급효과가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연 홍보도 놓치지 않았다. 오는 11월 18일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오후 7시에 두 사람이 공연을 연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여러 악기가 동원되어 저희 공연 중에서 가장 풍성한 공연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불어넣는가 하면 "공연장을 겨우 구했다"며 웃으며 에피소드를 말해주기도 했다. 두 사람은 마지막 곡으로 타이틀곡인 '저 물결 끝내 바다에'를 선보이며 '영혼 담긴' 쇼케이스를 마무리했다.

한승석 정재일 한승석-정재일의 2집 <끝내 바다에> 발매 쇼케이스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열렸다. 앨범은 13일 정오를 기점으로 주요 음원사이트 등 온오프라인데 동시 공개된다.

▲ 한승석 정재일 한승석-정재일의 2집 <끝내 바다에> 발매 쇼케이스가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CJ아지트 광흥창에서 열렸다. 앨범은 13일 정오를 기점으로 주요 음원사이트 등 온오프라인데 동시 공개된다. ⓒ CJ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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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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