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이드 러너>의 주인공 해리슨 포드.

<블레이드 러너>의 주인공 해리슨 포드. ⓒ 워너브라더스


저주받은 걸작이라 불리는 <블레이드 러너>의 속편 <블레이드 러너 2049>가 드니 빌뇌브 감독의 연출로 지난 12일 개봉했다. <블레이드 러너 2049> 개봉에 맞춰 오늘은 영화 관람 전 35년 전 나왔던 1편을 리뷰하고자 한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1982년 작 <블레이드 러너>는 당시로써 거액에 해당하는 2800만 달러에 제작되었으나 개봉 당시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며, 흥행에 실패하고 말았다. 당시 북미 박스오피스 성적은 2758만 달러였다.

이후 리들리 스콧 감독은 1992년 '감독판'으로 재개봉했으며, 마지막으로 2007년 재편집을 통해 '파이널 컷'으로 재개봉했으며, 세계 영화제에 선보였다. 이후 2009년 파이널 컷으로 블루레이를 출시하기도 했다. 국내에는 1993년 <서기 2019 블레이드 러너>라는 제목으로 감독판만 개봉했었다.

이 리뷰는 정확히는 '파이널 컷'에 대한 것이다.

주요 스토리

 1980년대 초 상상했던, 2019년 LA의 야경.

1980년대 초 상상했던, 2019년 LA의 야경. ⓒ 워너브라더스


서기 2019년 인류는 극심한 환경 파괴와 엄청난 인구증가로 인해 다른 행성으로의 식민지 이주가 본격화된다. 인류는 자신들을 대신해 위험한 업무를 시킬 수 있는 복제 인간들을 만들어 노예로 삼는다. 하지만 인간보다 더 능력이 뛰어난 복제 인간들이 반란을 일으키고 인류는 '블레이 러너'라고 불리는 특수 경찰 조직을 통해 복제 인간들을 사냥해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로이 베티(룻거 하우어)가 이끄는 6명의 복제 인간들이 식민지 행성에서 탈출하여 지구로 돌아와 LA에 잠입한다. 이들은 자신들의 수명이 4년으로 제한되어 있음을 알고, 수명연장 위해 복제인간 제조회사인 타일렐사에 침입하려 한다.

멤버 중 한 명인 레온이 발각되어 도주하고 경찰인 블레이드 러너 데커드(해리슨 포드)를 호출한다.

수사에 들어간 데커드는 복제인간 제조사인 타이렐사에 방문한다. 완벽에 가까운 복제 인간을 어떻게 구별하느냐며 데커드의 테스트 방법을 의심한 회장은 자신의 부하직원 레이첼(숀 영)을 상대로 테스트해보라고 하는데….

시대를 뛰어넘는 영상미

 레이첼역의 숀 영.

레이첼역의 숀 영. ⓒ 워너브라더스


필립 K. 딕의 소설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을 꿈꾸는가>를 원작으로 한 <블레이드 러너>는 디스토피아 적인 미래세계관을 다루고 있다. 영화 속 미래 2019년의 모습은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전했으나, 인구과잉과 환경파괴로 비만 오는 날씨 속에 사람들은 웃음기를 찾아볼 수 없고 암울하기만 하다. 무엇보다 노예로 만들어진 복제 인간의 존재는 신에 범접한 과학기술의 발달을 보여주는 동시에 인간성의 상실을 극명하게 상징한다.

특히 영화 속에는 전투용으로 만들어진 복제 인간에서 위안용으로 만들어진 여성 복제 인간까지 등장한다. 그렇게 인간들의 안전과 욕망을 위해 희생되면서도 인간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는 복제 인간들은 마치 현실 속에서 착취당하는 최하층민과 오버랩 되기도 한다. 그렇게 영화는 현실 속의 사회 계층구조를 표면화하며 현재의 우리 사회구조를 고찰하게 하고 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이런 메시지들을 햇빛 한줄기 찾아볼 수 없지만 뛰어난 영상미 속에 잘 담아내고 있다. 여기에 뉴에이지의 거장 반젤리스 만든 신비롭고 장엄한 OST 또한 영화의 작품성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다.

어느덧 2019년이 코앞인 오늘날 이 영화를 다시 보면 그 시대, 미래에 대한 상상력과 지금을 비교해보는 재미도 있다. 게다가 CG가 없던 시절 <블레이드 러너>가 선보인 영상은 감탄스러울 정도이다.

영화는 SF의 걸작으로 남아있지만 다소 매끄럽지 못한 전개와 난해한 스토리 그리고 시대적 상황을 고려해도 기대치에 못 미치는 액션 장면 등은 영화의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야깃거리
<블레이드 러너>의 처음 각본을 쓴 햄튼 펜셔는 주인공 데커드 역에 로버트 미첨을 고려하여 시나리오를 작성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더스틴 호프만을 캐스팅했는데, 프로젝트가 진행되던 중 하차했고, 리들리 스콧 감독은 최종 해리슨 포드를 캐스팅했다.

레이첼 역으로 캐스팅된 미모의 여배우 숀 영은 스크린 테스트에서 해리슨 포드의 대역과 키스 장면까지 소화했다.

그녀는 제작진과 해리슨 포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미모의 신인 여배우를 원했던 리들리 스콧의 지지하에 캐스팅되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햄튼 펜셔가 쓴 시나리오 초고를 각본가 데이비드 피플스를 기용해 뜯어고쳐 햄튼과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한다. 조라 역에 조안나 캐시디는 뱀을 목에 두르고 등장하는데 실제로 그녀는 뱀을 애완용으로 키웠다고 한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구건우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zig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블레이드러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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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아빠이자 영화 좋아하는 네이버 파워지식iN이며, 2018년에 중소기업 혁신대전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보안쟁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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