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러시아와 모로코로 이어진 유럽 원정 2연전에서 각각 4-2, 3-1 쓰라린 패배를 안고 돌아왔다. 신태용 감독이 부임한 지 3개월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대한민국 축구가 현재 처한 상황을 고려할 때 최악의 결과다. 물론 축구 국가대표팀의 경기력은 비난받아야 마땅하다. 2경기 도합 7골을 헌납한 수비는 물론 공수 양면에서 모두 취약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 모든 결과의 책임을 지고 있는 신태용 감독에게 쏟아지는 비난의 크기는 너무나 가혹하다. 지난 7월 신태용 감독이 부임할 당시 한국 축구는 이미 최악의 길을 걷고 있었고 협회와 대중은 신태용 감독에게 소방수 역할을 부탁했다. 당면 과제는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이었고 추후 과제는 월드컵까지 안정적으로 팀을 재정비해주기를 바랐다. 하지만 부임 3개월이 흐른 현재 신태용호는 본격적인 출항과 함께 내부적이나 외부적으로나 좌초 위기를 겪고 있다.

기형적인 선수 구성에서 나온 신태용 감독의 실험

불과 3개월 전 '젊고 유능한' 감독의 이미지가 강했던 신태용 감독의 부임은 대한민국 축구에 새로운 바람을 불고 올 것으로 기대됐다. 일각에서는 공격 위주의 신태용 감독 전술이 되려 이란전과 우즈베키스탄전에서 자칫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을까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신태용 감독은 무실점으로 두 경기를 마치며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어진 유럽 원정 2연전은 본격적으로 신태용 감독의 전술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시기였다. 하지만 이번에는 선수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 이란전과 우즈베키스탄전을 위해 K리그 일정까지 조정하며 조기 소집을 한 탓에 이번에는 K리그를 제외한 해외파 위주로 선발하면서 전 포지션에 걸쳐 큰 변화를 주어야 했다.

수비진의 변화가 가장 컸다. 국가대표의 중심 수비수로 거듭난 김민재를 비롯해 좌우 풀백에 김민우, 김진수, 최철순 등 최종예선 마지막 경기 우즈베키스탄전 명단과 비교해 총 국내파 10명의 선수가 제외됐다. 또한 해외파인 황희찬과 윤석영마저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하면서 대한민국의 실질적인 정예 멤버하고는 거리가 멀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신태용 감독은 정상적인 선수 운영이 힘들었고 변형 쓰리백에 기반한 이청용과 김영권의 윙백 기용, 송주훈의 데뷔 등 다양한 전술을 실험해봐야 했다. 물론 이러한 실험이 실패로 끝나기는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이라는 점은 인지해야 한다. 이번 유럽 원정 2연전을 통해 문제점을 드러냈다면 다음 경기를 통해 이를 보완하면 되고, 선수 구성의 변화를 주면 되는 것이다.

지금은 '신태용식 축구'를 만들어가는 시기

신태용 감독은 누구보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대해 현재 잘 파악하고 있다. 슈틸리케 전 감독 체제에서 코치로 활약한 바 있고 이후 2016년 리우 올림픽과 2017년 20세 이하 월드컵 감독을 거치며 연령별 대표팀 경험도 풍부하다. 그 이전에는 K리그에서 성남 일화를 지휘하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과 FA컵 우승도 경험한 바 있다. 그렇기에 위기의 한국 축구를 누구보다 빠르게 재정비할 적임자로 신태용 감독이 낙점되었다,

지금은 신태용식 축구를 만들어가는 단계다. 결국 감독은 자신의 축구를 해야 한다. 3개월 전 신태용식 축구를 하라고 부탁했다. 자신의 방식대로 팀을 꾸리는 것이 감독의 권한이고 역할이다. 신태용 감독 역시 부임 당시 자신의 축구에 맞는 선수들을 선발하겠다고 발표했고, 이에 대한 반기를 드는 이는 없었다. 최종 목표인 월드컵에서의 우수한 성적을 내기 위해 다양한 선수기용과 실험을 해볼 수 도 있고 이 과정에서 당연히 실패의 위험성도 존재한다.

2경기를 통해 7골을 헌납한 수비는 아쉽기는 하나 신태용 감독은 점차 신태용식 축구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공격에 있어서 점차 개선점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 6월 이라크를 상대로도 유효 슛 한 번 기록하지 못했던 공격진은 유럽 원정 2경기 도합 23개의 슈팅 중 11개의 유효 슛을 기록했다. 특히 권창훈과 남태희 등 2선 자원을 활용한 손흥민의 배후 공간 침투 등 손흥민 활용법에 대한 고민도 엿볼 수 있었다.

신태용 감독과 선수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은 삼가야

흔히 대한민국 국가대표팀 자리는 '독이든 성배'라고 한다. 대중은 경기력에 대한 비판, 선수 기용에 대해 조언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감독과 선수를 향한 원색적인 비난과 억측은 삼가야 한다. '일부' 네티즌의 도가 넘치는 비난은 한국 축구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신태용 감독 역시 누구보다 대한민국 축구의 우수한 성적을 위해 고민하고 노력 중이다. 선수들 역시 월드컵이라는 무대에 나서는 책임감에 대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자칫 일부 선수의 기용을 두고 인맥 축구라는 프레임에 가둬버리면 이는 소모적인 논쟁으로 번질 수 있다.

신태용 감독의 진정한 시험대는 다음 달 6일에서 14일까지 이어지는 A매치 기간이다. 국내파와 해외파와 모두 합류해 최정예 멤버로 나설 11월 평가전을 통해 신태용호는 분위기 반전을 일궈내야 한다. 지난 4경기 2무 2패의 성적을 거둔 신태용 감독이 어떤 묘수를 선보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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