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식에서 이름높았던 전슬기가 종합무대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입식에서 이름높았던 전슬기가 종합무대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 맥스FC


'격투 여동생' 전슬기(24·팀혼)가 로드FC에서의 본격행보에 나선다. 오는 28일 서울 장충체육관서 있을 로드FC 043대회가 그 무대로 상대는 '케이지의 악녀' 홍윤하(28·송탄MMA멀티짐)다.

홍윤하는 지난해 5월 데뷔한 파이터로 주짓수를 바탕으로한 그래플링 스킬에 타격도 겸비한 유형이다. 데뷔 후 연패에 빠져있으나 워낙 공격적인 성향인지라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둘의 경기는 –52kg 스트로급 경기로 펼쳐질 예정인데 놀라운 것은 코메인이벤트로 펼쳐진다는 것이다. 이제 막 본무대에 입성하는 전슬기임을 감안하면 주최측에서 상당한 기대를 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로드FC가 많은 성장을 한 배경에는 여성부 경기가 큰 영향을 끼쳤다. 초반 송가연을 필두로 송효경, 박지혜, 박정은, 이예지, 남예현 등 상당수 여성파이터가 꾸준히 활약했으며 현재도 여성부 경기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전슬기 같은 경우 입식단체 맥스FC 초창기 간판 스타 중 한 명이었다. 전슬기를 스카웃 형식으로 데려온 로드FC는 이에 걸맞게 센트럴리그와 중국 대회를 통해 경험을 쌓게 한 후 드디어 본무대에 비장의 카드로 꺼내놓은 모습이다.

전슬기가 무난히 로드FC에 연착륙한다면 역시 같은 맥스FC 출신 '우슈공주' 임소희(20·남원 정무문)와의 대결도 기대된다. 둘은 우슈국가대표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있으며 입식격투기 시절 승패를 주고받으며 라이벌 구도를 이루기도 했다.

입식시절에는 전슬기는 근소 우위를 점했으나 로드FC 무대는 임소희가 먼저 발을 들여놓은지라 경험에서 앞선다할 수 있다. 영호남, 우슈, 맥스FC 등 라이벌 코드가 많이 들어가 있어 향후 종합에서 대결이 펼쳐질 경우 상당한 관심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맥스 FC에서 끝점 못찍은 전슬기, 로드FC에서 한 풀까?

맥스FC 초창기 여성부 간판스타라는 타이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슬기는 일찍부터 '될성부른 떡잎'으로 평가받았다. 어릴 때부터 태권도, 합기도, 우슈 등 여러가지 무술을 수련했으며 그 덕분에 다양한 스타일의 상대에 대한 적응력을 키웠다.

2012년 우슈 국가대표에 선발된 것을 비롯 그해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획득하기도 했다. 코리아 비스트 챔피언에도 올라 수차례 방어전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이래저래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할 수 있다. 각종 방송에도 출연하는 등 맥스 FC 주최측 역시 파격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전슬기는 맥스FC 초창기 시절, 여성부 간판스타였다.

전슬기는 맥스FC 초창기 시절, 여성부 간판스타였다. ⓒ 맥스FC


끝 모를 것 같았던 전슬기의 상승세는 지난해 8월 인천 선학체육관서 펼쳐질 맥스FC 05 '챔피언의 밤(Night of Champions)' 대회서 무참히 꺾이고 말았다. 당시 전슬기는 –55kg 여성 밴텀급의 유력한 초대챔피언 후보였다. 단순히 이름값만 높았던 것이 아닌 젊고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었다.

전슬기 역시 자신감에 불탔다. 4강전에서 오경미(27·수원챔피언)를 누른 뒤 결승에서 맞붙을 '간호사 파이터' 김효선(38·인천정우관)을 향해 "언니? 아줌마? 뭐라고 불러드려야 될지 모르겠다. 충분히 존중을 하고 있지만 젊은 피를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다"며 나이를 빗댄 귀여운 도발까지 시도했다.

한 술 더 떠 김효선이 시합을 앞두고 휴가까지 반납한 채 태국전지훈련에서 승부욕을 불태울 때 화보촬영 등을 하며 여유 있는 모습까지 보여줬다. 주변 반응 역시 전슬기의 근소 우위를 예상하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자 상황은 확연히 달랐다. 절치부심한 김효선은 더욱 강해져 있었다. 김효선은 경기 내내 전진스탭을 밟으며 전슬기의 경기 리듬을 산산이 박살내버렸다. 전슬기는 거리 싸움을 하다가 다가오는 상대에게 카운터를 치고, 설혹 치고받는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자신은 덜 맞고 상대를 많이 때리는 식의 기술적 공방전을 선호한다.

김효선은 전슬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경기가 흘러가게 허용하지 않았다. 잠시도 쉬지 않고 밀고 들어가 난타전은 물론 클린치 싸움까지 적극적으로 시도했다. 전슬기가 카운터를 칠 거리 자체가 원천 봉쇄됐다. 결국 페이스가 흐트러진 전슬기는 평소보다 체력적으로 매우 힘들어했고 3번의 다운을 빼앗긴 채 4라운드 55초 만에 무너지고 말았다.

이후 전슬기는 챔피언타이틀을 향한 재진격보다는 아예 방향을 바꿔 종합단체인 로드FC로 무대를 옮기고 말았다. 그 과정에서 불협화음의 가능성이 있었으나 맥스FC 측에서 흔쾌히 길을 열어주며 별다른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단체의 이익보다는 전슬기의 앞날을 배려해준 대인배 행보였다.

물론 현재의 맥스 FC 역시 전슬기의 공백이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비록 부상으로 쉬고 있기는 하지만 챔피언 김효선이 건재하며 '똑순이' 박성희(22·목포스타), '달려라 하나' 최하나(20·군산엑스짐), 아카리 나카무라(23·일본) 등 신예스타들이 속속 발굴되고 있다. 특히 '미녀불도저' 김소율(22·엠파이터짐)은 전슬기의 업그레이드판으로 불릴 만큼 많은 남성 팬을 몰고 다니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모습이다.

입식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던 파이터의 종합전향은 언제나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전슬기가 맥스FC에서의 2% 아쉬웠던 행보를 로드FC에서 털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맥스FC 간판스타출신 격투여동생 전슬기 로드FC데뷔 도전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객원기자 / 전) 홀로스 객원기자 / 전) 올레 객원기자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