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영화팬들이 기다려온 <킹스맨: 골든서클>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2년 전 선보였던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 와 비교해서 여전히 극중 등장하는 음악들은 나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번 2편에선 1970년대 팝 음악계를 주름잡았던 엘튼 존, 존 덴버의 곡들이 중심에 놓여있다. 특히 엘튼 존은 깨알 같은 재미를 주는 조연으로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준다.

영화에선 두 사람의 명곡 외에도 엘튼 존과 관련 있는 나름의 의미를 지닌 키워드들이 장면 마다 놓여져 있다. (영화의 일부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 킹스맨:골든서클 > 티저 포스터.  여기에 등장하는 문구는 엘튼 존의 노래 `Saturday Night's Alright For Fighting`을 살짝 바꾼 것이다.  선글라스 역시 엘튼 존이 실제 무대에서 착용하는 특이한 디자인의 선글라스를 본떠 만들었다.

영화 < 킹스맨:골든서클 > 티저 포스터. 여기에 등장하는 문구는 엘튼 존의 노래 `Saturday Night's Alright For Fighting`을 살짝 바꾼 것이다. 선글라스 역시 엘튼 존이 실제 무대에서 착용하는 특이한 디자인의 선글라스를 본떠 만들었다.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Saturday Night's Alright for Fighting'

극의 막판 현란한 총격 액션신의 BGM으로 사용된 신나는 록큰롤. 엘튼 존의 대표곡 중 하나로 1973년 당시 2LP로 제작된 명반 < Good Bye Yellow Brick Road >에 수록되었다. (1973년 빌보드 12위)  올해초 공개된 영화의 티저 문구 "Wednesday Night's Alright for Fighting"을 보고 일찌감치 이 곡이 등장할 것을 예상한 분들이 많았다.


'Bennie and The Jets'

극중 악당 포피 아담스(줄리안 무어 분)은 두마리의 맹견 로봇을 키우며 잔혹한 일을 벌이곤 한다. 그런데 이들의 이름은 베니, 젯트다. 이건 엘튼 존의 명곡 'Bennie and The Jets'에서 따온 것이다.

역시 < Good Bye Yellow Brick Road > 수록곡으로 이듬해 빌보드 Hot 100 순위 1위에 올랐다. 국내에선 1980년대 후반까지 금지곡 처분을 받아 정작 예전 7080 팝송 세대들에겐 엘튼 존의 곡 중에선 덜 사랑받은, 나름 비운의 곡이기도 하다.

'Rocket Man (I Think It's Going to Be a Long, Long Time)'

 엘튼 존의 히트곡 모음집 < Rocket Man > 표지

엘튼 존의 히트곡 모음집 < Rocket Man > 표지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1970년대 미국과 소련의 우주선 탐사 경쟁, 특히 목성 등 행성 탐사를 위한 로켓 발사가 이 곡의 탄생에 큰 영향을 끼쳤다. 엘튼 존의 수많은 별명 중 하나면서 1972년 빌보드 2위까지 오른 대표곡 중 하나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를 좋아하는 야구팬에겐 강속구 투수이자 또 다른 '로켓맨' 로저 클레멘스(전 보스턴 레드삭스-뉴욕 양키스)의 상징곡으로 친숙한 곡이기도 하다.

'Captain Fantastic'

 극중 엘튼 존이 감금되어 연주하는 극장 간판에는 `Captain Fantastic`이라고 적혀있다. (티저 예고편 캡쳐)

극중 엘튼 존이 감금되어 연주하는 극장 간판에는 `Captain Fantastic`이라고 적혀있다. (티저 예고편 캡쳐) ⓒ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영화 속 포피에게 납치된 팝스타 엘튼 존은 극장에서 감금된 채 소수의 사람들을 상대로 피아노 연주를 들려준다. 그런데 극장의 간판에는 "Very Special Night with Captain Fantastic" 이란 문구가 적혀있다. 

역시 올해초 공개된 티저 영상을 통해 잠시 선보인 장면이기도 한데 이건 1975년 발매된 엘튼 존 최고의 걸작 음반 < Captain Fantastic and the Brown Dirt Cowboy >과 동명곡을 뜻한다. (여기서 '캡틴 판타스틱'은 엘튼 존, '브라운 더트 카우보이'는 그의 작사가 버니 토핀을 지칭)

 엘튼 존의 1975년 명반 < Captain Fantastic and the Brown Dirt Cowboy > 표지

엘튼 존의 1975년 명반 < Captain Fantastic and the Brown Dirt Cowboy > 표지 ⓒ 유니버설뮤직코리아


발매 첫주에 곧장 빌보드 200 앨범 순위 1위에 오르는게 지금은 당연시되고 있지만 1970~1980년대만 하더라도 상상하기 어려운 일 중 하나였다. 하지만 < Captain Fantastic >은 그걸 현실로 보여준 첫 번째 음반이었고 역시 같은 해 발매된 < Rock of the Westies >도 역시 발매와 동시에 정상을 차지했다.

빌보드 역사상 이렇게 발매 첫주 신보로 빌보드 앨범 차트 1위를 차지한 음악인은 1970년대 당시로선 엘튼 존, 그리고 후일 스티비 원더 단 두명 뿐이었다.

'Annie's Song'

  존 덴버의 주요 대표곡들이 수록된 < Greatest Country Hits > 표지

존 덴버의 주요 대표곡들이 수록된 < Greatest Country Hits > 표지 ⓒ 소니뮤직코리아


지금은 잊힌 팝 스타가 되었지만 존 덴버(John Denver, 1943~1997)는 엘튼 존, 닐 다이아몬드, 빌리 조엘, 배리 매닐로우 등과 더불어 1970년대를 지배한 남자 가수의 대표적인 인물 중 하나였다. 포크 싱어로 출발, 컨트리 음악으로 전향하면서 대중적인 팝 사운드를 접목시킨 그의 노래는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영화에서 원곡 그대로 사용된 'Annie's Song'은 1974년 발표된 < Back Home Again > 수록곡으로 존 덴버의 통산 두 번째 빌보드 1위곡이기도 하다. 당시 그의 아내 애니를 위해 만든 사랑 노래였지만 수년 후 이들 부부는 이혼했다.


'Take Me Home Country Road'

극 중에선 멀린(마크 스트롱 분)을 위한 오케스트라 연주 버전이 대신 쓰여졌다. 이 노래는 존 덴버를 처음 세상에 알린, 그의 첫 번째 히트곡이었다(1971년 빌보드 2위). 가사 속에 자주 등장하는 'West Virginia' 덕분에 후일 웨스트 버지니아주의 공식 주가로 채용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올해 제작된 <에일리언: 커버넌트> <로건 럭키> 등 여러 할리우드 영화에도 이 곡이 사용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blog.naver.com/jazzkid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엘튼 존 킹스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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