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호(號) 2기'가 닻을 올렸다.

신태용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25일 서울 신문로 대한축구협회 회관에서 10월 A매치 2연전에 나설 23인 명단을 발표했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51위인 한국은 내달 7일 밤 11시(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FIFA랭킹 64위 러시아와 상대한다. 이어 10일엔 '아프리카 복병' 모로코와의 스위스에서 맞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위태로운 신태용호, '히딩크 소용돌이' 잠재울까

요즘 신태용 감독은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지난 7월 '패장'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뒤를 이어 대표팀 감독으로 부임한 그는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9, 10차전에서 승점 2점을 획득하며 한국축구의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벼랑 끝에서 한국축구의 월드컵 본선 행을 이끌었지만 신태용 감독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무(無)전술과 의아한 용병술로 대표팀이 월드컵 예선전에서 졸전을 펼치자 비난에 중심에 선 것. 

여기에 최근 '2002 한일월드컵 영웅' 거스 히딩크 감독의 부임 설과 축구팬들의 퇴진요구까지 겹치면서 감독 부임 2개월여 만에 입지가 위태로워진 상황이다.

러시아 월드컵 본선을 8개월 남기고 열리는 10월 A매치 2연전은 신태용 감독에게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신태용 사퇴, 히딩크 부임'을 주장하고 있는 축구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증명하고, '히딩크 소용돌이'도 함께 잠재울 수 있는 기회다.

신태용 감독은 이날 "월드컵 본선까지 남은 기간 동안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지만 중요한 건 월드컵 때의 경기력이다"라며 "경기 결과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한 발 더 뛰고 최선 다 하는 모습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J리거>유럽파=중국파>중동파...'영맨' 이승우는 제외

신태용 감독은 이번 유럽 평가전을 앞두고 한국 프로축구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K리그 선수들을 배제하고 해외파로만 엔트리를 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다소 수척해진 얼굴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신태용 감독은 약속대로 23명의 명단을 해외파 선수들로 구성했다. 이번 명단을 보면 일본 J리그 소속 선수(9명)들이 가장 많이 선발됐고, 유럽리그(6명), 중국 수퍼리그(6명), 중동리그(2명)이 그 뒤를 이었다. 

이번 대표팀 명단 발표를 앞두고 가장 관심을 끌었던 대목은' 한국축구의 미래' 이승우(베로나)의 발탁 여부였다. 대표팀 내에서 꾸준하게 골 결정력 문제가 제기된 상황에서 공격수 이승우가 대표팀의 대안이 될지에 시선이 쏠렸다.

지난 8월, 안정환(은퇴) 이후 15년 만에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1부리그) 무대에 입성한 이승우는 24일 라치오와의 리그 경기에서 프로 데뷔를 신고했다.

이적 후 4경기 만에 데뷔전을 치른 이승우는 후반 26분 교체 투입돼 특유의 빠른 발로 좋은움직임을 선보였다. 이탈리아 주요 매체들도 "골을 넣지 못했지만 이승우의 활약이 가장 눈에 띄었다"고 칭찬했다.

하지만 신태용 감독의 선택은 이승우가 아닌 지동원이었다.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 소속의 지동원은 최근 소속팀에서 좀체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 사이에선 실전 경기 감각 저하로 국가대표팀 승선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신태용 감독은 지동원 카드를 꺼내들었다. 신 감독은 "현재 지동원의 몸 컨디션이 좋고, 대표팀에 대한 열망이 누구보다 크다"며 지동원의 선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이승우의 명단 제외에 대해선 "아직 어리고 새 팀에서 적응할 시간을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코칭 스태프들과 조금 더 지켜보면서 상황을 체크 하겠다"고 말했다.

<축구국가대표팀 10월 원정 친선경기 선수 명단 (23명)>

GK(3명) :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김승규(빗셀 고베),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

DF(7명) : 김기희(상화이 선화), 김주영(허베이 화샤),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송주훈(알비렉스 니가타), 오재석(감바오사카), 임창우(알 와흐다), 윤석영(가시와 레이솔)

MF(11명) : 정우영(충칭 리판), 장현수(FC도쿄), 기성용(스완지 시티), 권경원(텐진 취안젠),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김보경(가시와 레이솔), 남태희(알두하일SC),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권창훈(디종FCO), 황일수(옌벤 푸더)

FW(2명) : 황의조(감바 오사카),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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