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가을야구 선발진 합류를 위한 마지막 시험대에 오른다.

LA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오는 2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7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지난 6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상대로 6이닝1실점으로 호투한 후 18일 만에 오르는 다저스타디움 마운드다.

다저스와 샌프란시스코는 내셔널리그 순위표 가장 높은 곳과 낮은 곳에 위치해 있지만 성적과는 별개로 만나기만 하면 언제나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전통의 라이벌이다. 하지만 라이벌전이라는 단순한 이유 말고도 류현진에게는 이 경기가 매우 중요하다. 알렉스 우드, 리치 힐과 벌이고 있는 가을야구 선발경쟁을 결정하는 마지막 시험무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의 후반기 성적은 다저스 선발 투수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

류현진의 후반기 성적은 다저스 선발 투수 중에서 가장 뛰어나다. ⓒ MLB.com


후반기 대활약 앞세워 PS 선발 진입 노리는 류현진

올 시즌 내내 류현진과 치열한 선발 경쟁을 벌였던 마에다 켄타는 22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3이닝만 던지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갑작스런 부상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구위가 떨어질 만큼 투구수(61개)가 많았던 것도 아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마에다가 불펜으로 이동한다고 밝혔다. 치열한 포스트시즌 선발 경쟁의 첫 번째 탈락자가 발생한 것이다.

마에다에게는 아쉬운 소식이지만 류현진으로서는 올 시즌 12승을 기록했던 만만치 않은 경쟁자를 제쳤다는 점에서 첫 번째 관문을 통과한 셈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앞으로도 올해 올스타전에 출전했던 우드와 올 시즌 12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힐 중에서 적어도 한 명은 더 추월해야 한다(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새로 영입한 다르빗슈 유는 이미 포스트시즌 원투펀치로 낙점됐다).

우드가 올 시즌 15승을 기록한 실적, 힐이 작년 시즌에 보여준 강한 임팩트(12승5패 평균자책점2.12)가 경쟁 무기라면 류현진에게는 후반기 평균자책점 2.36의 가파른 상승세가 있다. 실제로 류현진은 후반기 9번의 등판에서 무려 4번이나 무실점 투구를 펼친 바 있다. 류현진의 후반기 투구 내용은 경쟁자인 우드나 힐은 물론이고 에이스 커쇼(2.64)조차 능가할 정도.

문제는 남은 시즌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등판하는 24일 샌프란시스코전이 끝나면 단 7경기를 남겨 두게 된다. 마에다가 선발 경쟁에서 탈락한 만큼 한 번의 기회가 더 찾아올 수도 있지만 24일 샌프란시스코전은 류현진에게 포스트시즌 선발 경쟁을 위한 실질적인 마지막 기회가 될 전망이다. 투구내용은 물론 결과에서도 최상의 그림을 만들 필요가 있다.

류현진은 어쩌면 올 시즌 가장 중요한 일전이 될 지도 모르는 경기에서 '운명의 상대' 매디슨 범가너를 만난다. 범가너는 통산 103승에 월드시리즈 우승반지를 3개나 가지고 있을 정도로 뛰어난 투수지만 류현진과는 통산 5번 만나 명품 투수전을 자주 선보이곤 했다.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지난 7월31일에도 류현진과 범가너는 나란히 7이닝 5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바 있다.

물론 류현진의 2017년은 포스트시즌 선발 진입 여부와 상관없이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만 하다. 어깨 수술과 재활로 2년의 공백이 있었던 투수가 큰 부상 없이 풀타임으로 무사히 시즌을 보내며 120이닝을 넘게 소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류현진을 아끼는 많은 야구팬들은 류현진이 1년 중 가장 중요하고 큰 무대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는 장면을 기대하고 있다. 과연 류현진이 그 기대에 부응하며 가을야구 선발진에 합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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