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이 기사에는 작품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다시 시작되는 나비의 날개짓, 연극 <엠.버터플라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연극 <엠.버터플라이>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연극 <엠.버터플라이>는 올해 사연(앙코르 포함)을 맞이한 인기 라이선스 작품으로, 연극열전의 대표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오페라 <나비부인>을 보고 송 릴링에게 반하게 된 주중프랑스 대사 르네 갈리마르, 그는 알 수 없는 매력에 사로잡혀 송을 탐닉하고, 송은 그런 르네에게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게 된다. 김주헌·김도빈·장율·오승훈·서민성·권재원·송영숙·황만익·김동현 등.

▲ 다시 시작되는 나비의 날개짓, 연극 <엠.버터플라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연극 <엠.버터플라이>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연극 <엠.버터플라이>는 올해 사연(앙코르 포함)을 맞이한 인기 라이선스 작품으로, 연극열전의 대표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 곽우신


새로워진 <엠. 버터플라이>, 호평 이을 수 있을까.

연극 <엠. 버터플라이>가 사뭇 달라졌다. 이 작품은 지난 2012년 국내에서 초연된 후 2014, 2015년에 걸쳐 막이 올랐고, 마니아층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하지만 연출이 김광보에서 김동연으로 바뀌면서, 올해 <엠. 버터플라이>는 앞서 오른 작품과 조금은 다른 분위기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시간에 따라 작품의 대사나 분위기는 바뀔 수는 있지만. 연출이 바뀌어 드러나는 '차이'는 기존 <엠. 버터플라이>에 대한 짙은 향수를 지닌 관객들에게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기회가 된다. 관객의 '호'와 '불호'가 나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이를 책임져야 하는 연출, 제작진, 배우들 마음은 초연에 오르는 것보다 더 부담스럽다.

4번째 오르는 <엠. 버터플라이>, 의도와 변화

다시 시작되는 나비의 날개짓, 연극 <엠.버터플라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연극 <엠.버터플라이>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연극 <엠.버터플라이>는 올해 사연(앙코르 포함)을 맞이한 인기 라이선스 작품으로, 연극열전의 대표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오페라 <나비부인>을 보고 송 릴링에게 반하게 된 주중프랑스 대사 르네 갈리마르, 그는 알 수 없는 매력에 사로잡혀 송을 탐닉하고, 송은 그런 르네에게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게 된다. 김주헌·김도빈·장율·오승훈·서민성·권재원·송영숙·황만익·김동현 등.

▲ 르네의 욕망 다소 소심하고 수동적인 르네 갈리마르. 그는 중국이라는 공간에 마음을 사로잡히지만, 동시에 이질적인 이 공간에 쉽게 정을 붙이지도 못한다. 그 자신도 몰랐던 그 안의 욕망이, 갑자기 꿈틀거리게 된다. ⓒ 곽우신


14일 오후 대학로 아트원씨어터에서 열린 <엠. 버터플라이> 프레스콜에서는 이번 작품의 전막이 공개됐다. 1막, 2막은 김주헌과 장율이 3막은 김도빈과 오승훈이 각각 르네 갈리마르(아래 '르네')와 송 릴링(아래 '송') 역을 맡았다.

김주헌이 넘치는 에너지로 '르네'의 뜨거운 사랑과 이에 대한 쓸쓸함을 표현했다면, 김도빈은 조금 더 부드럽고 감정적인 모습으로 인물을 표현했다. 장율과 오승훈은 절대 쉽지 않은 여장에 능청과 요염함, 대담한 감정표현을 겸비해 '르네' 역 배우들의 마음뿐 아니라 관객들의 마음마저 흔들어놓을 기세를 펼쳤다.

전막 공연이 끝나고, 자리한 김동연 연출은 "앞서 3연까지 공연이 돼 부담이 많았다. 좋은 배우, 스태프들과 새롭게 선보이게 됐다"라면서 "관객들이 어떻게 볼지 모르겠지만, 새로운 <엠. 버터플라이>도 사랑해 달라"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김주헌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열심히 공연을 올리고 있다", 김도빈 "<엠. 버터플라이>를 하게 돼 영광이다. 연습도 재밌게 했고, 공연도 즐겁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장율은 "작품에 출연해 영광이다. 선배들이 힘썼는데 더 좋은 공연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오승훈 "<엠. 버터플라이>에 출연해 영광스럽고 지금도 떨린다. 앞으로도 어려울 것으로 생각하지만 많이 보완하고 연구할 테니 기대해 달라"라고 말했다.

김동연 연출은 "일부러 변화를 주려고 하지 않았다. 대본을 새롭게 번역하고, 원작을 좀 더 살리려고 했다"라며 "특히 '송' 캐릭터에 대한 의미나 인상 깊었던 점을, 대본에서 인상 깊게 본 점을 살려내려고 했다. '송이 왜 그랬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작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장율을 만났는데 "'송'은 왜 그럴까요"라고 질문을 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송'의 모티브가 된 실존 인물은 예술가였고 글도 쓰는 인텔리전트였다. 모든 게 금지된 시기에서 자기의 예술을 하는 판타지를 그렇게 완성하려고 하지 않았나 싶다"라면서 "'송'이 '르네'를 만나서 스파이, 사랑, 그 이상의 것을 표현하려고 하지 않았나 생각했다. 이를 강조해서 '르네'와 만나게 하고 대칭점에 있는 것을 그려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서로 다른 두 르네, 김주헌과 김도빈

다시 시작되는 나비의 날개짓, 연극 <엠.버터플라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연극 <엠.버터플라이>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연극 <엠.버터플라이>는 올해 사연(앙코르 포함)을 맞이한 인기 라이선스 작품으로, 연극열전의 대표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오페라 <나비부인>을 보고 송 릴링에게 반하게 된 주중프랑스 대사 르네 갈리마르, 그는 알 수 없는 매력에 사로잡혀 송을 탐닉하고, 송은 그런 르네에게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게 된다. 김주헌·김도빈·장율·오승훈·서민성·권재원·송영숙·황만익·김동현 등.

ⓒ 곽우신


다시 시작되는 나비의 날개짓, 연극 <엠.버터플라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연극 <엠.버터플라이>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연극 <엠.버터플라이>는 올해 사연(앙코르 포함)을 맞이한 인기 라이선스 작품으로, 연극열전의 대표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오페라 <나비부인>을 보고 송 릴링에게 반하게 된 주중프랑스 대사 르네 갈리마르, 그는 알 수 없는 매력에 사로잡혀 송을 탐닉하고, 송은 그런 르네에게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게 된다. 김주헌·김도빈·장율·오승훈·서민성·권재원·송영숙·황만익·김동현 등.

▲ 두 르네의 표현 김주헌과 김도빈, 다른 매력을 지닌 두 사람이 표현하는 르네도 각각 달랐다. 이번 <엠. 버터플라이>에서 각자의 르네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 곽우신


프랑스 외교관 '르네'는 오페라 <나비부인>의 자결 부분을 부른 중국 배우 '송'을 보고 첫눈에 빠지고, 그와 만나며 자신이 만든 환성에 갇히고 만다.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맺지만 "선택과 현실을 구분하는 법을 배웠다. 난 상상을 선택했다", "그럼 정확히 당신은 뭡니까", "내가 사랑했던 모든 것이 거짓이 되고 말았어" 등의 대사로 관객들의 마음을 저민다.

'르네' 역의 두 배우 김주헌과 김도빈은 자신들의 '서로 다른' 에너지를 언급했고, 김도빈은 "연출님이 둘이 섞어서 나눴으면 좋겠다고 했다"라고 우스갯소리를 덧붙였다.

김주헌은 우선 "우선 많은 대사가 부담됐다. '르네가 송을 어떻게 생각했을까', '어떻게 환상을 만들어냈을까'부터 시작해서 '어떤 면에 빠졌을까?', '르네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등을 생각했다"라고 작품에 다가간 지점을 말했다.

이어 "난 에너지가 과도하게 나오는 타입이라, 누르는 과정이 필요했다. 항상 고민은 있다"라면서 "공연이 끝나면 '오늘은 왜 이렇게 했지'했다가 모니터하면서 '저렇게 하면 되는구나!' 생각한다. 관객을 만날 때마다 매번 새롭다. 한편으로는 좋은데 긴장을 놓칠 수 없다. 호흡을 따라가는 게 너무 편한데 어떨 때는 힘들더라"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김도빈은 "저는 반대로 대본에 '풍부'라고 쓰여 있다. 제 연기가 소극적이라 연출이 감정을 풍부하게 하라고 하신다(웃음). 계속 고민 중이다"라며 "감정의 변화를 다이내믹하게 끌고 가야 하는데 부족한 것 같다"라고 겸손을 떨었다.

"'송', 도대체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장율과 오승훈

다시 시작되는 나비의 날개짓, 연극 <엠.버터플라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연극 <엠.버터플라이>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연극 <엠.버터플라이>는 올해 사연(앙코르 포함)을 맞이한 인기 라이선스 작품으로, 연극열전의 대표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오페라 <나비부인>을 보고 송 릴링에게 반하게 된 주중프랑스 대사 르네 갈리마르, 그는 알 수 없는 매력에 사로잡혀 송을 탐닉하고, 송은 그런 르네에게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게 된다. 김주헌·김도빈·장율·오승훈·서민성·권재원·송영숙·황만익·김동현 등.

ⓒ 곽우신


다시 시작되는 나비의 날개짓, 연극 <엠.버터플라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연극 <엠.버터플라이>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연극 <엠.버터플라이>는 올해 사연(앙코르 포함)을 맞이한 인기 라이선스 작품으로, 연극열전의 대표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오페라 <나비부인>을 보고 송 릴링에게 반하게 된 주중프랑스 대사 르네 갈리마르, 그는 알 수 없는 매력에 사로잡혀 송을 탐닉하고, 송은 그런 르네에게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게 된다. 김주헌·김도빈·장율·오승훈·서민성·권재원·송영숙·황만익·김동현 등.

▲ 완벽한, 송 릴링 르네는 송을 정말 여자라고 생각했던 걸까. 르네의 마음 속에서 '완벽한 여성'이었던 송이지만, 송의 실체 앞에서 르네는 부정하고, 좌절한다. 그런 송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장율 배우와 오승훈 배우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 곽우신


'르네'의 환상 속 절대적인 존재인 '송'. 스스로를 완벽한 예술가라고 여기는 그는 "나는 상징 그 자체다. 그 상상 속에 영원히 머물 것", "당신을 증오하려다가 도리어 저 자신을 증오한다" 등의 대사를 펼친다.

이 같은 '르네' 역에 대해 장율은 "여성을 연기해야 하니, 여성의 몸이 되는 것을 준비했다. 어렵더라"라며 "그냥 '여성'을 표현하는 것을 넘어서 '송'이 표현하는 여성, 남성에게 완벽한 여성을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뒀다. 지금도 많이 고민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오승훈은 "이 시대 살고있는, 아니 예전부터 살았던 여자분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라며 "특히나 그 시대, 동양 남자이지만 남자일 수 없었던, 여자로 살아야 했는지 '송'이 왜 그랬는지 확신은 했지만, 그 안을 더 채워가면서 깊게 연기하려고 한다"라고 인물의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한 고민을 밝혔다.

조금은 달라진 분위기를 띠긴 하지만, <엠. 버터플라이>는 생략, 축약됐던 장면을 되살리며, 원작의 구조적, 의미적 완성도를 높였다. 인물들의 탁월한 심리묘사와 표현으로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을 들여다보며, 생각지도 못한 감정을 훑는다. 다만, 지나치게 '친절'해진 탓에 작품을 꼼꼼하게 파헤쳐가며 느낄 수 있는 재미가 반감됐다. 오는 12월 3일까지 아트원씨어터에서 공연.

다시 시작되는 나비의 날개짓, 연극 <엠.버터플라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연극 <엠.버터플라이>의 프레스콜이 열렸다. 연극 <엠.버터플라이>는 올해 사연(앙코르 포함)을 맞이한 인기 라이선스 작품으로, 연극열전의 대표 레퍼토리이기도 하다. 오페라 <나비부인>을 보고 송 릴링에게 반하게 된 주중프랑스 대사 르네 갈리마르, 그는 알 수 없는 매력에 사로잡혀 송을 탐닉하고, 송은 그런 르네에게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게 된다. 김주헌·김도빈·장율·오승훈·서민성·권재원·송영숙·황만익·김동현 등.

▲ 나비가 되다 자신의 버터플라이를 잃어버린 르네. 그는 그 자신이 버터플라이가 되기로 한다. 그는 현실이 아닌, 환상을 택한다. ⓒ 곽우신



엠나비 엠버터플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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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전문 프리랜서 기자입니다. 연극, 뮤지컬에 대한 재밌는 이야기 전해드릴게요~

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스타팀에서 방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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