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8위인 한화 이글스는 10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실패했다. 시즌 초반인 5월, 김성근 감독이 팀을 떠났고 핵심 전력의 부상 이탈이 끊이지 않아 올해도 다사다난했다. 총액 330만 달러를 투자한 두 외국인 투수 오간도와 비야누에바도 부상에 신음하며 이름값에 못 미쳤다.

하지만 외국인 타자 로사리오는 달랐다. 지난해 이상의 타격 성적을 올리며 팀 타선을 이끌었다.

KBO리그 데뷔 첫해였던 지난해 로사리오는 타율 0.321 33홈런 120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960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 3.2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로사리오의 성적표는 타율 0.341 37홈런 111타점 OPS 1.081 WAR 5.8로 지난 시즌을 훌쩍 뛰어넘었다.

타점만 지난해에 미치지 못할 뿐 홈런은 이미 4개를 더 쳤고 비율 스탯인 타율과 OPS도 지난해보다 향상되었다. 그가 올 시즌 기록한 37홈런은 최정(SK, 46홈런)에 이어 리그 2위에 해당하며 외국인 타자들 중 가장 많다. '외국인 타자 = 홈런'의 공식을 가장 훌륭히 충족시킨 타자가 로사리오다. 

애초 로사리오는 한화의 영입 단계부터 화제가 되었던 타자다. 메이저리그 통산 71홈런을 기록 중이었으며 2016시즌을 앞두고 만 27세에 불과한 로사리오의 영입은 한국 뿐 아니라 일본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메이저리그 경력이 상당한 선수들 중 일부는 KBO리그에 적응하지 못하고 실패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올 시즌 후반기 LG 트윈스에 영입되었으나 2군행을 거부하고 돌아간 로니가 대표적 사례다.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한 나머지 새로운 리그에 대한 존중과 적응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사리오는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김성근 감독조차 칭찬을 아끼지 않을 정도로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는 열린 자세를 갖추고 있었다. 로사리오가 지난해 이후 성장세를 보인 이유이기도 하다.

▲ 한화 로사리오 지난 2년 간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타자로선 나무랄데 없는 로사리오의 약점은 1루수 수비다. 10개의 실책을 기록해 10개 구단 1루수 중 실책이 가장 많다. 땅볼 타구 처리에 종종 애를 먹고 좌우 수비 폭도 좁은 편이다. 하지만 그의 가치를 절하시킬 정도의 요인은 아니다.

한화가 내년 시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외국인 타자의 존재가 필수불가결하다. 로사리오의 잔류가 한화로서는 가장 바람직한 시나리오다.

하지만 로사리오의 높은 몸값은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로사리오의 공식적인 연봉은 2016년 130만 달러, 2017년 150만 달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로사리오의 실제 연봉이 그 이상이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올 시즌 종료 뒤 한화가 재계약을 원한다면 최소 150만 달러 이상의 비용이 필요하다.

KBO리그에서 정교함이 보완된 로사리오에게 일본 프로야구는 물론 메이저리그도 다시 눈독을 들이고 있다. KBO리그 3년차였던 2016시즌 타율 0.321 40홈런 121타점 OPS 1.106을 기록한 뒤 메이저리그로 복귀한 테임즈의 전철을 로사리오가 따를 가능성도 상당하다.

시즌 초반 맹활약을 보였던 테임즈는 이후 기복을 보이긴 했지만 밀워키의 3년 1,600만 달러 투자는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돈 싸움'으로 전개된다면 한화가 메이저리그 구단을 이길 가능성은 거의 없다.

과연 로사리오는 2018년에도 한화 유니폼을 입을 수 있을까? 그의 잔류 여부가 한화의 시즌 후 행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관련 기사: '최고 몸값' 로사리오, 테임즈 떠난 한국무대 지배할까)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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