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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김미화씨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MB정부 '국정원 방송인 블랙리스트' 관련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방송인 김미화씨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MB정부 '국정원 방송인 블랙리스트' 관련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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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블랙리스트' 피해자인 개그우먼 김미화가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검찰에 출석했다.

19일 오전 9시 51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도착한 김씨는 "제가 9년 동안 겪었던 일들을 얘기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부끄러움 없이 백주대낮에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는 현실이 정말 어이상실이라고 생각한다"며 "국정원이 대통령에게 일일 보고하게 시킨 대통령이 정말 요즘 젊은 사람 말대로 실화냐. 대통령이 국민을 적으로 돌리고 사찰하면 어느 국민이 나라를 믿겠냐"고 일침을 가했다.

김씨는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진재선)·공공형사수사부(부장검사 김성훈)의 조사를 받기 전 심경을 묻는 취재진에 "매우 안 좋다"며 "비슷한 피해를 입은 문화예술인 동료뿐 아니라 후배 여러분들을 위해 기꺼이 이 자리에 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김씨는 2010년 트위터에 KBS에서 자신의 출연금지 내용이 담긴 블랙리스트 존재에 의문을 제기하는 내용을 올렸다가 당일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했다. 또한, 2011년엔 8년 동안 진행했던 MBC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돌연 하차하기도 했다.

김씨는 이날 "지난 9년 동안 그런 일들이 전방위적으로 계획을 갖고 실행됐다"며 "여러 가지 피해가 있었지만, 오늘 검찰에서 성실하게 얘기하겠다"고 밝혔다.

배우 문성근 이어 두 번째로 출석... "이명박 고소할 것"
방송인 김미화씨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MB정부 '국정원 방송인 블랙리스트' 관련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방송인 김미화씨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MB정부 '국정원 방송인 블랙리스트' 관련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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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조사를 받은 배우 문성근에 이어 출석하게 된 김씨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소를 짓거나 때론 목이 잠기기도 했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에 관한 물을 땐 단호한 목소리로 답했다.

김씨는 이 전 대통령을 고소할 예정이다. 김씨는 "개인적으로 민·형사 고소를 할 생각"이라며 "(고소) 범위를 변호사와 상의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을 비롯해 그 밑에 어느 범위까지 (고소)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 개혁발전위원회 산하 적폐청산TF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 시절 국정원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 지시로 '좌파 연예인 대응 TF'를 조직해 체계적인 방송 퇴출 작업을 시행했다. 종북인사로 규정된 문화예술인 82명엔 문씨와 김씨가 포함됐다. 이 과정에서 청와대는 특정 연예인에 대한 견제 지시를 지속적으로 하달했고, 국정원은 청와대에 진행 상황을 수시로 보고했다.

국정원은 검찰에 조사 결과를 넘기며 원 전 원장 등을 국정원법상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해달라고 의뢰한 상태다. 서울중앙지검 댓글수사전담팀은 이명박 정부 당시 부당하게 퇴출당한 피해자들을 소환해 진술을 들을 예정이다.

다음은 김씨가 취재진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방송인 김미화씨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MB정부 '국정원 방송인 블랙리스트' 관련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방송인 김미화씨가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MB정부 '국정원 방송인 블랙리스트' 관련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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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조사에 임하는 심경이 어떤가.
"2010년에 KBS에서 블랙리스트 건으로 조사받고, 7년 만에 다시 이렇게 출두를 했는데 심경이 매우 안 좋다. 여하튼 이번 이 사건이 낱낱이 밝혀질 수 있도록 제가 겪었던 9년 동안 겪었던 여러 가지 일들을 성실하게 얘기하려 합니다."

-피해 동료에게 한 말씀 해달라.
"왜 하필 저냐고 제가 집에서 한탄하면서 생각을 좀 해봤다. 비슷한 피해를 입은 문화예술인 동료 여러분뿐만 아니고 문화예술을 하려고 하는 후배 여러분들을 위해서 제가 선배로서 이 자리에 기꺼이 서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열심히 조사에 임할 생각이다."

-MB 당시 국정원에게 한마디 해달라
"저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부끄러움 없이 백주대낮에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는 현실이 정말 어이상실이라 생각한다. 청와대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하달하면, 국정원이 실행했다. 방송국에 있는 사장님 이하 많은 간부가 그것을 충실하게 지시대로 이행하면, 국정원이 다시 이 전 대통령에게 일일 보고했다는 게 국정원 진술 서류에서 나왔다.

그러한 것들을 실행하도록 시킨 대통령이 정말 요즘 젊은 사람 말대로 실화냐. 대통령이 국민을 적으로 돌리고, 사찰하면 어느 국민이 대통령을 믿고, 이 나라를 믿고 이야기하고 활동을 하겠냐. 그런 얘기를 해주고 싶다."

-2010년 KBS에 '블랙리스트'가 있다고 해 명예훼손을 당했다. 그 당시와 지금 심경이 어떤가
"그때 트라우마가 있다. 오늘 이런 자리에 다시 선다는 게 저로서는 몹시 괴롭고 힘든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9년 동안 그런 일들이 정말 전방위적으로 계획을 가지고 실행이 됐다는 것이다. 이건 저만의 문제가 아니고 누구든 이런 걸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제가 책임감을 가지고고 오늘 조사에 열심히 임하겠다는 말씀을 드리는 거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고소할 계획인지.
"그 범위를 변호사님과 상의하고 있다. 고소할 거다. 이 전 대통령을 비롯해 그 밑에 어느 범위까지 갈지를 고민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민·형사 고소를 할 생각이고, 오늘 조사에서도 열심히 임할 생각이다."

-프로그램 하차 외에도 또 다른 피해 상황 있었나
"여러 가지 피해가 있지만, 오늘 검찰 조사에서 성실하게 얘기하겠다"


태그:#김미화, #블랙리스트, #MB, #문성근,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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