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배구가 올해 마지막 국제대회에서 두 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홍성진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배구 대표팀은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태국의 나콘빠톰 경기장에서 열리는 2018 세계여자배구 선수권대회 아시아 예선전에 출전한다. 이번 대회에는 개최국 태국을 포함해 한국, 베트남, 이란, 그리고 북한이 출전해 2장이 걸려 있는 세계선수권 대회 본선 티켓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한국은 이번 아시아 예선전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그랜드 챔피언스컵 대회에서 1.5군을 파견시킨 바 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홍성진호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 먼저 대외적으로는 내년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 선수권 대회 본선 티켓을 따내는 것이다. 그리고 내부적으로는 자칫 '징크스'로 굳어질 수 있는 태국전 3연패의 사슬을 끊어내는 것이다.

 김연경은 세계선수권 예선을 위해 그랜드 챔피언스컵에도 불참했다.

김연경은 세계선수권 예선을 위해 그랜드 챔피언스컵에도 불참했다. ⓒ 대한배구협회


세계선수권 본선 티켓 획득과 태국전 연vo 탈출 노리는 여자배구

V리그가 끝나고 컵대회가 열리기 전까지 여름 시즌은 배구 선수들에게는 일종의 '비활동 기간'이다. 하지만 올해 여자배구 대표팀은 이 기간 동안 시즌 때보다 더 바쁘게 활동했다. 6월에는 월드그랑프리대회에 참가해 2그룹 결승까지 총 11경기를 소화했고 8월에는 아시아 선수권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며 8경기를 소화했다. 그리고 불과 열흘 전까지 일본에서 열린 그랜드 챔피언스컵에 참가해 세계 최강팀들과 맞붙었다.

올해 3개 대회에 참가해 무려 24경기를 소화한 여자배구 대표팀은 오는 20일부터 올해 대표팀의 마지막 일정인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아 예선전에 참가한다. 대표팀의 에이스이자 주장 김연경도 월드그랑프리대회를 위해 대표팀이 소집됐을 때부터 올해 가장 중요한 국제 대회는 바로 세계선수권대회 본선 진출 티켓이 걸린 아시아 예선전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홍성진 감독 역시 이번 대회에 총력전을 펼치기 위해 지난 그랜드 챔피언스컵에서 주전 선수들을 대거 제외한 1.5군을 파견한 바 있다. 아시아선수권에서 허리 부상을 당한 주전 센터 양효진이 합류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기존의 김연경, 김희진, 박정아, 김수지, 황민경에 그랜드 챔피언스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이재영, 하혜진, 이고은이 합류했다. 현 시점에서 한국이 내세울 수 있는 '최정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선수권 출전 티켓이 걸린 중요한 대회라곤 하지만 태국, 베트남, 북한, 이란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서 한국이 2등 안에 들지 못할 확률은 매우 낮다. 한국은 베트남에게 10승 2패, 북한에게 6승 2패, 이란에게 5전 전승으로 상대 전적에서 압도적인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만약 김연경이 출전한 대회에서 세계 랭킹 45위의 베트남이나 115위의 북한, 이란에게 패한다면 한국은 세계 선수권대회 본선무대에 나갈 자격이 없다.

따라서 이번 대회 한국의 실질적인 목표는 최근 국제대회에서 번번이 한국의 덜미를 잡았던 태국에게 설욕하는 것이다. 한국은 지난 2015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태국을 세트스코어 3-2로 꺾은 후 태국에게 내리 3연패를 당하고 있다. 터키 페네르바체 시절 김연경의 팀동료였던 세터 눗사라 톰콤을 앞세운 태국의 빠른 배구를 막지 못한다면 한국은 앞으로도 국제대회에서 '태국 공포증'에 빠질 수도 있다.

세계 선수권대회 본선행 티켓을 따내는 것이 실리의 문제라면 태국전 3연패의 사슬을 끊는 것은 자존심의 문제다. 런던 올림픽 4강, 리우 올림픽 8강에 빛나는 한국 여자배구가 중국도 일본도 아닌 태국에게 4연패를 당한다면 추후 아시아 무대에서도 기를 펴지 못할 수도 있다. 한국과 태국의 경기는 이번 아시아 예선전 최고의 빅매치답게 대회 마지막날, 마지막 경기로 일정이 잡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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