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아래 언론노조 MBC 본부) 소속 라디오국 피디 40명이 28일 오전 5시부터 제작 거부에 돌입했다. 이에 따라 MBC 간판 라디오 프로그램 중 하나인 <별이 빛나는 밤에>(표준FM 95.5MHz)와 <두시의 데이트>(FM4U 91.9MHz) 등은 진행자 없이 음악만 나오게 됐다.

라디오국 피디들의 이 같은 '제작 거부' 결정에는 MBC 사측의 검열과 간섭이 있었다. MBC 라디오 피디 40명은 지난 24일 기명의 입장문을 내고 "MBC 라디오는 공영방송으로서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추락을 거듭해 왔다"며 "그 이면에는 추악한 검열과 간섭이 존재했다"고 폭로했다. 또 "세월호와 위안부, 국정농단 같은 중요한 이슈들이 제대로 다뤄지지 못하는 등 제작 자율성이 심각하게 훼손 당했다"고 주장했다.

MBC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세계는 우리는>을 연출하는 용승우 피디는 "진행자 선정 등에 있어 제작진의 의견이 대부분 배제되고 있다"며 "공영방송의 일원으로 과연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켰는지 자괴감이 든다. 제작 자율권을 되찾고 상식적이고 공정한 시선으로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MBC 라디오국 피디들은 검열의 책임 당사자인 김장겸 MBC 사장과 백종문 부사장,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의 퇴진을 요구했다. 28일 오전 피디들은 언론노조 MBC 본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MBC 사측의 검열 및 피해 사례를 공개했다.

MBC 라디오 PD 제작거부 돌입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 다 하지 못해”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소속 라디오국 PD 조합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MBC 사옥 노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장겸 사장, 백종문 부사장,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제작 거부를 결의했다.
이날 이들은 "MBC 라디오PD들의 제작 자율성은 심각하게 훼손당했고, 세월호와 위안부, 국정농단의 중요한 이슈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며 검열과 개입에 대한 사례를 공개했다.

▲ MBC 라디오 PD 제작거부 돌입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 다 하지 못해”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소속 라디오국 PD 조합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MBC 사옥 노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장겸 사장, 백종문 부사장,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제작 거부를 결의했다. 이날 이들은 "MBC 라디오PD들의 제작 자율성은 심각하게 훼손당했고, 세월호와 위안부, 국정농단의 중요한 이슈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며 검열과 개입에 대한 사례를 공개했다. ⓒ 유성호


MBC 라디오 PD 제작거부 돌입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 다 하지 못해”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소속 라디오국 PD 조합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MBC 사옥 노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장겸 사장, 백종문 부사장,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제작 거부를 결의했다.
이날 이들은 "MBC 라디오PD들의 제작 자율성은 심각하게 훼손당했고, 세월호와 위안부, 국정농단의 중요한 이슈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며 검열과 개입에 대한 사례를 공개했다.

▲ MBC 라디오 PD 제작거부 돌입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 다 하지 못해”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소속 라디오국 PD 조합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MBC 사옥 노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장겸 사장, 백종문 부사장,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제작 거부를 결의했다. 이날 이들은 "MBC 라디오PD들의 제작 자율성은 심각하게 훼손당했고, 세월호와 위안부, 국정농단의 중요한 이슈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며 검열과 개입에 대한 사례를 공개했다. ⓒ 유성호


CBS <김현정의 뉴스쇼>는 20번, <시선집중>은 3번

MBC 라디오에서 '세월호'와 '위안부 합의'는 가장 검열이 심한 주제였다. 세월호 참사 1주기 당시 라디오 프로그램 <이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는 세월호 승객 20여 명을 구조한 어민을 만나 참사 당시의 심정 등을 취재했으나 여러 차례의 내부 시사 끝에 프로그램의 방향이 '세월호 기름 유출로 미역 양식에 어려움을 겪는 어민의 사연'으로 바뀌었다.

또 MBC 간판 라디오 프로그램인 <여성시대> 당시 진행자였던 강석우씨가 세월호 관련 청취자 사연을 언급하며 즉석에서 "빨리 수습이 돼야 할 텐데 대통령은 어디 밖에 나가신다고 그러고..."라고 말했다. 한재희 피디는 "그 말을 하자마자 담당 부장이 생방송 중인 스튜디오로 뛰어 올라왔고 피디에게 전체 원고를 제출하라고 말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고 증언한다.

이민선 피디는 이날 "처음 사건이 일어나면 유족 인터뷰를 하기 마련인데 감정적으로 치우칠 수 있다고 웬만하면 유족을 다루지 않는 걸로 방침이 내려졌다"며 "어느새 유족들은 섭외하기 어려워졌고 정부 입장을 다루게 됐다"며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한 피디는 MBC 시사 프로그램인 <시선집중>과 <세계는 우리는>의 검열은 "일상적"이었다고 전했다. '한일 위안부 합의' 아이템은 <시선집중>의 경우 3회·<세계는 우리는>은 2회 나갔으나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는 20회 다루는 등 이슈의 크기에 상관 없이 특정 아이템이 의도적으로 축소됐다.

<세계는 우리는>은 2016년 3월 당시 '일본 교과서 독도영유권 주장 증가'라는 아이템으로 전문가 인터뷰를 기획했지만 노혁진 당시 라디오 국장은 "한일 역사문제를 다루다 보면 위안부 문제와 엮이게 되어 민감해지니 자제하자"고 말하며 아이템 변경을 지시했다고 한다.

손석희가 <시선집중>을 떠난 이유

MBC 라디오 PD 제작거부 돌입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 다 하지 못해”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소속 라디오국 PD 조합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MBC 사옥 노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장겸 사장, 백종문 부사장,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제작 거부를 결의했다.
이날 이들은 "MBC 라디오PD들의 제작 자율성은 심각하게 훼손당했고, 세월호와 위안부, 국정농단의 중요한 이슈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며 검열과 개입에 대한 사례를 공개했다.

▲ MBC 라디오 PD 제작거부 돌입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 다 하지 못해”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소속 라디오국 PD 조합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MBC 사옥 노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장겸 사장, 백종문 부사장,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제작 거부를 결의했다. 이날 이들은 "MBC 라디오PD들의 제작 자율성은 심각하게 훼손당했고, 세월호와 위안부, 국정농단의 중요한 이슈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며 검열과 개입에 대한 사례를 공개했다. ⓒ 유성호


MBC 라디오 PD 제작거부 돌입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 다 하지 못해”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소속 라디오국 PD 조합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MBC 사옥 노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장겸 사장, 백종문 부사장,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제작 거부를 결의했다.
이날 이들은 "MBC 라디오PD들의 제작 자율성은 심각하게 훼손당했고, 세월호와 위안부, 국정농단의 중요한 이슈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며 검열과 개입에 대한 사례를 공개했다.

▲ MBC 라디오 PD 제작거부 돌입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 다 하지 못해”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소속 라디오국 PD 조합원들이 28일 오전 서울 마포구 MBC 사옥 노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장겸 사장, 백종문 부사장,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제작 거부를 결의했다. 이날 이들은 "MBC 라디오PD들의 제작 자율성은 심각하게 훼손당했고, 세월호와 위안부, 국정농단의 중요한 이슈들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며 검열과 개입에 대한 사례를 공개했다. ⓒ 유성호


주요 아이템을 다루지 못하게 된 결과 MBC 라디오는 청취자의 외면을 받았다. <여성시대>를 연출하는 박정욱 피디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도인 본부장이 본인 재직 시절 여러 차례 청취율 1위를 했다고 말했는데 1위를 몇 번 한 건 맞지만 그 전에는 항상 1위였다"고 말했다.

박 피디는 "MBC 표준FM은 항상 30%가 넘는 청취율을 기록하고 있었는데 계속 그 청취율이 떨어지고 있다"며 "재임 시절 1위를 했다는 건 (청취율의 하락 추이를 보지 않고) 앞뒤를 잘라 장난을 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시사 프로그램의 청취율이 급락했다"고 전했다.

손석희 현 JTBC 보도 담당 사장이 <시선집중>을 진행할 당시 청취율이 10.5%였다면 최근 <신동호의 시선집중>은 3% 정도로 1/3 가량 추락했고 <세계는 우리는>도 3% 가까이로 떨어졌다.

박정욱 피디는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이 있었다"며 "특히 오랫동안 <시선집중>의 고정 출연자로 나왔던 김종배씨가 윗선의 압박으로 인해 하차를 하게 되면서 난항을 겪게 됐고 배우 김여진의 출연도 어려워졌다"고 했다.

이어 박 피디는 "2012년 박근혜 대통령 당선 직후 원내대표를 마무리하는 입장에서 박지원 의원의 소감을 듣고자 섭외했지만 '노래를 틀어도 좋고 시민 아무나 붙잡고 이야기해도 좋지만 박지원은 (인터뷰가 나가면) 안 된다'고 했다. 당시 손 교수는 프로그램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심경을 토로하면서 마음이 많이 떠난 것 같았다"고 증언했다.

박 피디는 "<시선집중> 토요일 방송이 갑자기 제작진과 진행자인 손 교수 상의도 없이 폐지가 됐고 손 교수는 보직 부장 면담을 통해 강력하게 항의했고 두 달 뒤 MBC를 떠났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2012년 MBC 총파업이 끝난 후 라디오국은 오상진과 박혜진, 문지애, 손정은 등 당시 파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간판급 아나운서들을 출연시킬 수 없게 됐다. <세계는 우리는>의 코너 타이틀을 손정은 아나운서의 목소리로 녹음했으나 당시 피디는 손정은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모두 빼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대신 MBC 라디오국 피디들은 이명박 후보의 메이크업 담당이었던 A씨, 2012년 대선 당시 뉴라이트 계열 인사들과 함께 정치 팟캐스트를 진행했던 B씨, 극우 매체 <폴리뷰>의 C씨 등을 프로그램에 출연시키라고 종용받았다고 했다.


MBC 노조 라디오피디
댓글3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