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4일 휴식 후 등판이라는 새로운 미션을 받았다.

LA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오는 2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리는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지난 20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전(5이닝 무실점) 이후 두 경기 연속 원정경기 등판이자 시즌 4번째 4일 휴식 후 등판이다.

6개월 동안 162경기를 소화하는 메이저리그의 장기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4일 휴식 후 등판은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일이지만 적은 휴식일은 대부분의 투수들에게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 경기에서 반드시 인상적인 내용과 결과를 만들어 내야 한다. 선발 투수가 남아돌던 시즌 중반까지와는 달리 현재 다저스의 선발진은 썩 여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4일 휴식과 2경기 연속 원정등판이라는 쉽지 않은 미션을 해결해야 한다.

류현진은 4일 휴식과 2경기 연속 원정등판이라는 쉽지 않은 미션을 해결해야 한다. ⓒ MLB.com


평균자책점 1.55 류현진, 후반기 다저스 마운드의 '실세'

류현진은 후반기 시작 후 5경기에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1.55(29이닝5실점)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후반기 1.55의 평균자책점은 막강한 다저스 선발진 내에서도 가장 좋은 성적이다. 실제로 다저스는 후반기 류현진이 등판한 5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고 5연승을 달리고 있다.

다저스는 여전히 메이저리그 승률 전체 1위를 달리며 5년 연속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예약해 뒀지만 가을야구를 앞두고 선발 투수들의 잇따른 부상이라는 고민에 빠졌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허리 통증, 우완 브랜든 맥카시가 손가락 물집, 트레이드로 영입한 다르빗슈 유가 등 통증으로 각각 부상자 명단에 오른 다저스는 23일 올스타 좌완 알렉스 우드마저 흉쇄 관절 염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이로써 다저스 선발진에서 류현진의 역할은 더욱 커졌다. 지난 20일 디트로이트전에서 5이닝 만에 마운드를 내려온 이유도 25일 피츠버그전에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주력 선발 투수들이 대거 빠진 가운데 좋은 활약을 펼친다면 포스트시즌 선발진 합류에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 류현진은 올 시즌 4일 휴식 후 등판에서 2패 5.00으로 성적이 썩 좋지 못하지만 이번 피츠버그전은 더욱 집중력 있는 투구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사실 강정호의 음주운전 스캔들이 없었더라면 류현진의 피츠버그전 등판은 국내에서 엄청난 화제가 됐을 것이다. 강정호는 지난 2012년 10월 4일 '한화 이글스의 류현진'에게 마지막으로 홈런을 때려낸 타자이기 때문에 피츠버그전은 빅리그에서 치러지는 류현진의 설욕전이 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음주운전으로 징역8월,집행유예2년을 선고받은 강정호는 올해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하고 있다.

류현진은 강정호가 넥센 히어로즈 소속이던 2013년과 2014년 피츠버그를 상대로 총 3차례 등판했던 경험이 있다. 류현진은 피츠버그전 3경기에서 3승 2.79로 매우 강한 면모를 과시한 바 있다. 류현진의 빅리그 진출 첫 승 상대도 피츠버그였다. 올 시즌 부활한 '해적선장' 앤드류 맥커친과 류현진에게 5할의 타율(8타수4안타)를 기록했던 데이빗 프리즈 등 경계해야 할 타자들이 있지만 최근 물이 오른 구위를 과시하고 있는 류현진이 크게 걱정할 강타선은 아니다.

류현진과 맞대결을 벌일 피츠버그의 선발 투수는 우완 채드 쿨. 올 시즌 빅리그 2년째를 맞는 만24세의 젊은 투수 쿨은 올 시즌 6승8패4.52로 피츠버그의 3선발로 활약하고 있다. 다저스는 4번타자 코디 벨린저가 발목을 다쳐 부상자 명단에 오르긴 했지만 베테랑 커티스 그랜더슨이 가세하고 애드리안 곤잘레스가 부상에서 돌아오면서 벨린저의 공백은 크게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주력 선발 투수들의 잇따른 부상 이탈로 류현진의 부담이 커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바꿔 생각하면 그만큼 선발 투수로서 류현진의 입지가 더욱 굳건해졌다고 할 수 있다. 이 기회를 잘 살린다면 류현진의 가을야구 선발진입 확률도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렇다고 애써 무리할 필요는 전혀 없다. 류현진은 이미 후반기 다저스 마운드에서 가장 믿음직한 선발 투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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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LA 다저스 류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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