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산성' 이병헌-김윤석, 범접할 수 없는 포스 배우 이병헌과 김윤석이 23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남한산성> 제작보고회에서 자신이 맡은 배역을 소개하고 있다. <남한산성>은 김훈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9월 말 개봉 예정.

▲ '남한산성' 이병헌-김윤석, 범접할 수 없는 포스 배우 이병헌과 김윤석이 23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남한산성> 제작보고회에서 자신이 맡은 배역을 소개하고 있다. <남한산성>은 김훈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9월 말 개봉 예정. ⓒ 이정민


"굴욕적이고 피하고 싶은 역사지만 제대로 건드려서 알아야 한다는 게 와 닿았다." (김윤석)

배우 김윤석의 말에 동료들이 수긍했다. 개봉을 앞둔 영화 <남한산성> 제작발표회가 23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가운데 황동혁 감독 이하 배우들이 무거운 역사극에 출연한 이유를 전했다. <남한산성>은 유명 작가 김훈의 동명 소설을 극화한 작품.

알려진 대로 영화는 청나라의 침략으로 남한산성에 고립된 47일 간의 이야기를 다뤘다. 치욕을 감수하고 화친을 맺자고 주장하는 이조판서 최명길 역의 이병헌은 "시나리오를 보면서 잘 몰랐던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며 "지금의 정치적 상황과 맞닿은 아주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출연의 변을 밝혔다.

명분 싸움

최명길의 반대편에서 청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주장한 예조판서 김상헌 역의 김윤석은 "방송국에서 늘 하던 사극에서도 피하던 소재가 바로 이때 이야기"라며 "제대로 역사를 건드리는 게 중요했다"며 "최명길, 김상헌 두 인물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게 정말 실제 같은 느낌이 들도록 했다"고 당시 기억을 전했다.

사극에 도전한 것에 황 감독은 "특별한 의도가 있어 장르 변신을 한 건 아니고 원작 소설을 읽으며 지금 현 시대와 닮아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며 "소설의 장면을 잘 영화화해서 과거를 생각하고 현실을 고민하게끔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남한산성' 황동혁 감독 황동혁 감독이 23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남한산성> 제작보고회에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남한산성>은 김훈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9월 말 개봉 예정.

▲ '남한산성' 황동혁 감독 ⓒ 이정민


"김훈 작가님의 원작소설엔 읽기 힘들 정도로 비애가 느껴지는 묘사가 많았다. 신하들 논쟁에 가슴이 뭉클해 눈물이 나올 때도 있었다. 영상으론 이들의 고통을 재현하고 싶었고, 작가님의 강렬하고 묵직한 대사를 배우들 입을 통해 재현하고 싶었다. 배우 입장에선 아마 다른 사극보다 대사가 더 어려웠을 것이다. 굳이 퓨전사극처럼 현대어로 풀지 않고 그대로 배우들에게 대사를 줬다.

병자호란 당시 국제 정세는 명과 청이 교체되는 시기다. 광해군 시절부터 조선은 명과 청 사이 입장을 고민했다. 지금 대한민국 상황도 아시겠지만 미국과 중국 사이에 줄타기를 해야 하는 시대잖나. 한반도의 지리 여건상 강대국 사이에서 생존을 모색해야 한다는 게 비슷하다. 영화에 나오는 모든 인물이 실제로 역사에 존재했던 인물이다. 

저 역시 소설을 읽기 전까지 남한산성이라는 공간에 대해 무지했다. 인조가 숨어들었다는 사실도 다시 상기하게 됐다. 보통 남한산성에 닭백숙 먹으러 많이 가잖나. 이 소설 알고 가본 남한산성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북문 앞에서 조선 정예군 300명이 몰살당한 사실도 가보니까 다시 느껴졌다. 우리 주위 있는 소중한 자산을 다시 보고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황동혁 감독)

배우들의 대결

영화는 크게 상반된 주장을 하는 두 신하와 그 사이에서 고뇌하는 인조(박해일), 그리고 이들 주변에서 나라를 위해 헌신하는 백성(고수)과 원망을 느낀 백성(조우진), 장수(박희순) 등의 이야기로 구분할 수 있다.

왕의 격서를 운반하는 중책을 맡게 된 대장장이 날쇠는 민초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이를 연기한 고수는 다른 배우와 함께 등장하는 장면이 많지 않았지만 "선배들의 연기와 그 분위기를 알고 싶어"서 촬영이 없는 날에도 현장을 찾았다는 후문이다. "행궁에서 유일하게 거는 희망을 내가 품고 있었기에 그걸 표현하려 노력했다"고 고수가 소감을 전했다.

'남한산성' 고수, 불멸의 고비드 배우 고수가 23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남한산성> 제작보고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남한산성>은 김훈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9월 말 개봉 예정.

▲ '남한산성' 고수 ⓒ 이정민


'남한산성' 박해일, 여심 흔드는 깊은 미소 배우 박해일이 23일 오전 서울 압구정CGV에서 열린 영화 <남한산성> 제작보고회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남한산성>은 김훈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47일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9월 말 개봉 예정.

▲ '남한산성' 박해일 ⓒ 이정민


특히 처음으로 왕 역할에 도전한 박해일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해 볼 수 있는 역할 같아서 고민이 많았다"면서도 "더욱 힘들었던 건 이병헌, 김윤석 선배가 제 앞에서 무릎 꿇고 대사를 치는 연기를 보는 자체였다. 제가 실수하면 더 불편해질 것 같아서 엄청 긴장했다고 말했다.

"많은 대사를 쳐야 했던 우리보다 카메라 뒤에 있는 박해일씨가 더 고생했다. 우리에게 대사를 쳐줘야 했는데 누구라도 실수를 하면 되게 미안해지는 상황이었다. 카메라 밖에 있던 그가 숨도 못 쉴 정도로 힘들었다고 나중에 말하더라." (이병헌)

현실적 연기를 위해 제작진은 강원도 평창 지역의 한 벌판에 행궁 세트를 지었다. 이에 대해 황동혁 감독은 "당시 추위에 떠는 모습과 비극적 감정 표현이 중요했는데 실내 세트면 배우들이 흉내 내는 연기를 할 거 같았다"며 "추우면 연기가 더 안 나올 것이라는 반발도 있었지만 가장 비슷한 상황에서 연기하게끔 하고 싶었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황 감독은 함께 출연한 모든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 배우들이 거절했으면 이 영화는 들어가지 않았을 것이다. 연기력, 대중적 사랑을 다 받는 이들이 아니면 감히 투자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워낙 제가 좋아했던 배우들이다. 함께 해준다고 했을 때 이제야 만들어 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한국에서 영화하는 감독이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할 정도로 좋았다." (황동혁 감독)

영화는 오는 9월 27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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